[시론]양대조선소 해양플랜트 일감 소진 1만여명 구조조정 현장 떠나고 있어
올해 말, 특별고용지원업종·고용위기지역 '졸업' 가능성…인구는 2년째 계속 감소
'관광',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등 거제 미래 성장동력 준비는 '흐지부지'

거제 경제가 내년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하지만 거제시는 시민들이 한 해를 버티기 위한 ‘희망의 끈’인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등한시하고 있어, 시민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먼저 지난 10일 거제시의회 본회의에서 김용운 거제시의원의 시정질문과 변광용 거제시장의 답변을 살펴보자. 경어체를 평어체로 바꿨다.

○ 김용운 의원 : ‘조선업 고용불안정이 문제다’는 얘기 많이 듣죠.
○ 시장 변광용 : 예.
○ 김용운 의원 : 대략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나?
○ 시장 변광용 : 6000명~7000명 정도까지 얘기 들었다. 하지만 하반기로 들어가면 양대 조선을 합해 이천여 명 정도 일자리를 떠나야 될 상황 이라는 이야기 듣고 있다.
○ 김용운 의원 : 양쪽 회사 쪽 관계자나 노조 쪽 관계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다. 대우 경우 올해 상반기에 3000명이 떠났다. 하청업체다.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약 3000명 정도가 떠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은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약 8000명 정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 하청이 지금 2만 명이다. 1년 사이에 40% 가량이 줄게 된다. 거제시에 미치는 경제적인 충격이 클 것이다. 시가 대책이 있느냐?
○ 시장 변광용 : 항상 고민을 하고 있다. 대안마련을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양대 조선소장하고 간담회를 했다.
○ 김용운 의원 : 예, 하셨죠.
○ 시장 변광용 : ‘현장 내에 고용유지를 좀 해 달라. 지방정부와 양대 조선사가 서로 같이 협력할 수 있는 있으면 협력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외부로 나가는 물량들을 지역 내에서 소화시키게끔 요청을 하고 있다. 거제시에 새로운 공장을 하려고 타진하는 기업도 몇 군데 있다. 노력을 하고 있는데, 잘 안돼 안타까운 상황이다. 대안을 같이 찾아봤으면 좋겠다.
○ 김용운 의원 : 실업 위기가 해양플랜트 물량이 다 소진돼 버렸기 때문이다. 직종변경도 하고 최소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남은 인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안타깝다. 최소화 하는 방안을 우리 시가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

대우나 삼성이 카타르에서 100척 했다 했지만 100척은 2025년까지 발주를 한다. 슬롯(slot)계약이기 때문에 나중에 본 계약 안 할 수 있다. 100척을 3개의 큰 조선소가 나누어가지면, 거제에 3분의 2가 온다고 치면 1년에 20척씩 발주를 했을 때 거제에 오는 게 1년에 12~13척 정도된다. 반씩 나누면 대우 6척, 삼성 6척이다. 1년에 건조할 수 있는 게 그 정도밖에 안 된다. 금액은 1조2000~3000억 원 정도다.

카타르 수주물량은 5년 물량이다. 연간으로 치면 대우나 삼성이 연 수주목표 10%를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하다. 냉정할 필요가 있다. 카타르 수주 물량이 새로운 고용이 창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그래서 중·장기적으로 단기적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방안을 수립해 주길 부탁한다.
○ 시장 변광용 예, 잘 알겠습니다.

송오성 경남도의원은 최근 개인 SNS인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게재했다.

LNG선 100척 SLOT확보는 발주 확정이 아니다. 카타르는 2004년에도 90척 슬롯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발주는 53척에 그친 바 있다.

더욱이 이번 카타르와의 슬롯 확보 계약은 계약금도 걸려있지 않는 부담 없는 계약이다.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인도로 올해 상반기만 2,000여명의 노동자가 줄었고, 하반기까지 1,500여명이 현장을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말 해양플랜트 인도 후 5,500여명의 잉여노동력이 생긴다고 한다.

양대조선소 내년 물량은 올해보다 생산 물량이 40% 줄어들 예정이라 한다. 카타르 LNG선 슬롯계약은 분명 단비 같은 소식이나 2022년에나 생산에 들어가게 되고, 내년 한 해는 올해보다 더한 고통이 예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긴급 수혈 정책인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에서 조선 3사를 제외한 결정은 회복실 환자의 생명선을 거두는 것과 다름 아니다. 정책 당국의 이번 결정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조선 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내년은 ‘만들 배가 없어서’ 양대 조선소 매출액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이구동성(異口同聲)’ 밝히고 있다. 거제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내년에는 ‘배를 움겨쥐고 허기를 달래며’ 한 해를 버텨 나가야 한다. 거제시민의 어려움은 더할 것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오는 6말로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졸업한다. 지역의 중소 조선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은 연말까지 연장됐다.

코로나19로 조선업보다 훨씬 어려움을 겪는 업종이 많다. 이로 인해 올해 연말까지 거제시에 연장돼 있는 ‘고용위기지역 지정’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초 조선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되고, 거제시가 고용위기지역에서 빠질 경우 지금까지 그나마 거제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큰 힘이 됐던 ‘우산’도 사라지게 된다.

거제시 인구는 2년 째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월 25만685명에서, 지난해 2월 24만9,490명으로 25만명이 무너졌다. 중간에 한 두 달 ‘깜짝’ 몇 십명 증가세를 보였지만, 계속 인구는 줄어든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내국인 인구는 24만7,096명이다. 올해 들어서도 5월 331명, 4월 60명, 3월 87명, 2월 556명, 1월 146명 씩 줄어들었다.

거제시 인구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16년 6월 25만7,580명이었다. 5월 기준 거제시 인구는 2016년 6월에 비해 1만484명이 줄었다.

거제 경제, 거제시 인구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거제시는 올해 4월 30일 기준으로 변광용 거제시장 공약 이행률은 67%라고 밝히고 있다. 100대 공약 중 완료 42건, 원활 30건, 부진 24건, 미착수 3건, 보류 1건이다.

완료 공약 42건 면면을 살펴보면,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 상대적으로 소프트한 공약, 시장직속 4대 위원회 설치 등 유명무실한 공약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완료 공약

거제 미래 먹거리 역할을 담당할 관광분야는 상대적으로 매우 부진하다. 천만관광객 유치 ‘교두보’가 될 대규모 민자사업 추진은 거의 공약 진척이 없는 상태다. 거제도 관광모노레일 건설(와현~해금강 구간) 20%, 거제 이순신 테마파크 건설 10%, 거제대학교 이전 부지 내 사이언스 에코파크 건설 10%, 내도-공곶이-서이말지구 개발 20%, 지세포 해양문화테마파크 조성 10%에 머무르고 있다.

▲ 관광 공약 중 일부

변광용 시장의 첫 번째 공약인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성공적 추진’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그나마 국가산단 추진을 실무를 담당했던 ‘산단추진과’도 없앨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조만간 발표될 남부내륙고속철도 거제역 위치가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내, 사곡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발표될 경우 국가산단 추진 명분은 더 희박해진다. 그나마 잡고 있었던 최후의 끈마저 잃게 된다.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조성 사업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거제시청에는 벌써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대다수 시민들은 “변광용 거제시장,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거제시의원들은 집권 여당 시장, 시의원으로 지난 2년 동안 뭘 했나”는 반응이다.

대명지하(大明之下), 난이구거(難以久居). 큰 명성을 얻으면 거기에 오래 머물기 어렵다.

호문즉유(好問則裕), 자용즉소(自用則小). 묻기를 좋아하면 풍부해지고, 스스로 지혜를 쓰면 작아진다.

2년 전 당선의 기쁨도 잠시, 벌써 2년이 지났다. 곧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다. 시장, 시의원들은 그 동안 무엇을 잘못했으며, 시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시민에게 겸허한 자세로 ‘묻는 자’만이 그나마 2년 뒤 한번 더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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