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용 씨…시민단체의 역할강화와 옴부즈만 제도 제안

▲ 김범용 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2 지방선거는 이제 끝났고, 우리 거제시를 대표할 기초단체장 및 많은 선량들이 선출되었다.

그러나 당선인 확정부터 당선인의 공식적인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까지 서명하고, 도장 찍는 형식적인 권력은 현직에 있지만, 실제적인 힘의 중심은 당선인 쪽으로 실리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이러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 사이에서 교차하는 중력작용에 의해 공직사회가 권력의 무중력 상태 에 처해지면서 공직사회의 기강이 해이해 지기 쉬운 시기이다.

공직사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이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민단체의 감시와 견제가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시기가 지금의 현시점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여기저기서 벌써 말들이 많고, 밀린 숙제를 이 혼란기를 틈타 해결하려는 민원인들도 많을 것이다.

그 동안 선거에 모두 정신 팔린 사이, 투명하고 원칙에 충실한 행정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공무원의 몫이었고, 앞으로 새로 오시는 시장이 시정 업무파악을 완료하는 시점까지 공무원들의 공익수호에 대한 역할과 책임감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경험론적인 생각에서 말하면, 지금 시기는 공직사회의 동요 및 부적절한 행정처리들이 우려된다고 할 수 있는 시점이다. 흔히, 권력공백기에 발생하는 부적절한 행정처리의 예로 들 수 있는 것은 인·허가와 관련하여 공무원이 편법을 알선하는 일, 도시 난개발을 막기 위한 도시계획상의 용도지정을 업자의 편의를 위해 편법을 알선하는 일 등 여러 사례들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국토법과 도시계획에 의한 토지의 용도지정과 변경 등은 막대한 이권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금 거제시가 겪고 있는 난개발에 의한 도심교통혼잡 및 주차난은 국토법과 도시계획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 운용상의 부적절함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철저하게 도시계획 상의 원칙을 지켰는지에 대해서는 공직사회의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행정학의 유행어가 되어버린 통치(Government)에서 협치(Governance)로의 이동과 "열린 행정"이란 구호는, 민간기업의 창의력을 배우자라는 이제 기억에 가물가물한 구호와 마찬가지로 관료사회의 생존의 몸부림이라고 보면 옳다. 공직이 가진 권력에 비해 행정행위의 정정당당함과 효율성에 대해 자신감이 없고,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고해성사나 다름없다.

흔히 지방자치시대의 시민참여란 유권자로서 선거일에 투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최종적으로 투표로 심판하면 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민들은 시정에 무관심하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에 대해 험구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토양에서 공직에 있는 행정기술자들은, 벌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온갖 기교를 부려서 업자들의 이익을 들어주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공직사회가 가져야 할 자세로서 문제만 없으면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심각하게 곤란하다.

두 말할 것도 없이 공직사회는 공익에 충실해야 하고 그 공익에 대한 판단을 시민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유감스럽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선 5기의 출범과 더불어 행정을 상시 감시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민 옴부즈만 제도의 도입을 검토해 주시기를 새로 구성될 거제시 의회에 요청 드린다. 옴부즈만 제도가 있어야 사후약방문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형태가 아니라, 부적절한 행정행위에 대한 예방억제 및 피드백이 원활해 질 수 있을 것이다. 공직사회가 바로서야 시정이 바로설 수 있다고 아무리 외친들 소용이 없다는 것은 수천 수만의 사례로 증명 가능한 명제이다.

지방행정을 투명하게 하는 것은 내부 감사와 거제시 의회의원들만의 권한은 아니다. 비정부기구(NGO) 전성시대에 시민사회단체들의 제대로 된 역할들을 거제시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지방권력 이양기의 혼란기이다. 제대로 깨끗하게 시정을 이끌겠다고 공약하고 당선된 새로 오시는 시장과 의원 등 새로운 지방권력이 안착하여 제대로 책임을 묻을 수 있는 시기까지는 한참이 걸릴 것이다. 이 애매모호한 아노미 상태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감시자의 역할을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기꺼이 맡아야 한다.

벌써부터 이런 저런 인·허가와 용도변경 등이 남발될 것이란 근거 없는 말들이 많다. 이런 불요불급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가시는 시장님이 끝까지 시정업무를 잘 챙겨주시기를 당부해 마지않는다.

2010년 6월 7일

자유기고가 김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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