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연구소'와 거제시 간 '갑론을박'…지세포서 '도선' 취항…장승포 민심 '흉흉'
변광용 시장, "민간 개발 제안이 있었다. 민간 개발 쉽도록 환경부와 협의하고 있다"

최근 장승포를 방문한 지역의 한 정치인이 “장승포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거제인터넷신문에 제보했다.

정치인이 전한 내용은 “장승포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변광용 거제시장을 뭐라 하더라. 장승포에만 있던 지심도 도선을, 고향인 지세포에 취항시켰다. 그동안 장승포는 지심도 도선 관광객으로 그나마 지역 상권을 유지했다. 이제는 관광객이 국도14호선 우회도로 따라 지세포로 바로 가고, 장승포는 오지 않는다. 시장 고향만 살릴려고, 근근이 이어가던 장승포 지역 상권을 다 죽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치인이 전한 첫 번째 내용은 ‘사실’이다. 지난 5월 15일 지세포발 지심도 도선 면허가 발급됐다. 지난 5월 27일 취항식을 갖고, 운항을 시작했다.

최근 지심도 ‘원주민’ 강제 이주 시도를 놓고, 거제시와 ‘(사단법인)섬 연구소(소장 강제윤)’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심도에는 15가구에 23세대 38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사)섬연구소(소장 강제윤)는 1일 낸 성명을 통해 "거제시는 지심도 주민 강제 이주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섬연구소가 강력한 목소리를 내자, 거제시는 "현재 '지심도 개발·운영계획 수립 및 공원계획(변경) 연구용역' 중에 있다"며 "용역 결과를 가지고 주민들과 협의하고, 거제시민 모두에게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추진할 예정이다"고 한발 물러섰다.

또 섬연구소는 "주민들이 이주를 거부하자 거제시는 단전, 단수는 물론 행정대집행으로 강제 철거하겠다는 위협까지 가하고 있다"며 "심지어 여객선(도선) 운항을 중지시키겠다는 위협도 가했다"고 했다.

거제시는 “지심도 주민들에 대한 단전 단수 및 행정 대집행 계획을 세우거나 주민들에게 통보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연구소 측은 “2019년 9월 6일 지심도 주민들과 4차 간담회 자리에서 ‘지심도 소유권(부지) 이전에 따른 개발 방향과 지역주민 공존 방향 검토’ 자료집을 만들어 지심도 주민들에게 전달했다”며 “자료집에 단전은 물론 도선(여객선) 운항까지 중지 시키겠다고 분명히 명시돼 있다. ‘우리(거제시)의 입장(강제이주 동의)을 수용하는 가구는 단전조치에서 제외’ 시켜주겠다고 까지 못 박고 있다”고 했다.

▲ 섬연구소 측이 공개한 자료

장승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최근 거제인터넷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변광용 시장이 지심도 주민을 쫓아내고, 지심도를 민간 개발업자에게 넘겨 줄려고 하는 시도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승포 주민이 전한 내용은 사실 확인이 필요한 내용이다.

지난 6월 10일 제216회 거제시 임시회 때 김용운 시의원이 변광용 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을 했다.

김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지심도 개발의 추진 방향과 개발방식(재정사업, 민간투자 등), 세부계획, 예상되는 시의 수입에 대하여 답변해 달라”고 했다.

변광용 시장은 우선 서면 답변에서 “지심도 개발 사업 추진을 위해 용역을 하고 있다. 지심도를 ‘자연학습장’ 지정 공원 계획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자연학습장 조성에는 250억원이 들어간다. 예산 미확보로 자체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답변했다.

변 시장은 “국비 확보를 위해 환경부와 협의했으나, 국비 지원은 힘들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변 시장은 민간투자 사업을 답변했다. 변 시장은 “민간투자자의 지심도의 문화‧예술품 ‘전시장’ 조성 사업에 대한 제안이 있었으며, 국내 유명 작가들의 예술품을 지심도에 전시하여 자연환경과 문화 예술품이 어우러진 섬을 구축하는 사업 내용이다”고 답변했다.

변 시장은 “민간 투자 사업은 개별법에 대한 법률적 검토, 사업 세부계획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 관계 정부 부처와 기관과 해당 내용을 협의하고 단계다”고 부연 답변했다.

변광용 시장 답변에서 ‘국비 또는 거제시 예산을 투입해 지심도를 개발하는 것은 어렵다. 민간 투자 사업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이어진 시정질문에서 김용운 시의원과 변광용 시장 간에 보충질문과 답변이 있었다.

○ 김용운 의원 : 지심도 관련해, 서면답변서 보니까 재정사업으로 할 수도 있고 지심도 개발을 민간투자로도 할 수 있다고 답을 했다. 민간투자 제안이 들어온 게 있느냐?
○ 시장 변광용 : 구체적으로 들어온 거는 없다. 용역을 하고 있다. 용역은 환경부 승인이 나야 한다. 어떻게 승인이 나느냐에 따라 민자가 들어왔을 때 아예 손을 못 댈 그런 사항이 생길 수도 있다. (환경부 승인 내용에 따라) 민자를 투자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용역에 두 가지 방향을 놓고 하고 있다. 환경부하고 협의하고 있는 사항이다. 재정사업으로는 한계가 많다. 재정투자를 해서 큰 시설을 넣는 게 아니더라도 많은 예산이 들기 때문에 상당히 힘들 수밖에 없는 사항이다. 적절한 민자투자가 있으면 항상 열어놓고 지심도 개발방향을 고민을 하겠다는 뜻이다.
○ 김용운 의원 : 지심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민자가 들어오면 충분히 적극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말이냐.
○시장 변광용 : 지심도를 어떤 방향으로 개발할까 고민을 많이 하고 용역중이다. 하지만 실제 큰 변화를 지금 주기가 녹록치 않다.
(중략)
○ 김용운 의원 : 답변서에 민자가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지심도의 문화예술섬 예술품전시장 조성사업에 대한 제안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럼 시가 제안을 받았다는 거 아니냐?
○ 시장 변광용 : 공식적인 제안은 아니었다. 몇몇이 ‘한번 이렇게 해보면 어떻겠냐'는 식으로 비공식적으로 구두적으로 제안했다. 혹시라도 나중에 민자가 손을 대지 못할 사항으로 해 놓는 것보다는 혹시라도 이번에 환경부 승인을 받을 때 그런 여지라도 좀 만들어 놓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차원에서 두 가지 트랙(track)으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 김용운 의원 : 만약에 전체 개발권한을 민자에다 넘기면 운영권도 다 넘겨주게 된다. 그러면 (지심도를) 어렵사리 시비 들여서 찾아오고 국방연구소 이전 시키고, 또 70억 원 들여서 지어주었다. 이래저래 했던 것에 비하면 사실 민자사업자가 와가지고 ‘그래, 당신 이거 잘 개발해서 이렇게 해’라고 해 주는 게, 과연 시민들에게 뭐가 돌아오는지 의아스럽다.
○ 시장 변광용 : 쉽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 김용운 의원 : 주민들한테 얘기를 들었다. 어떤 주민이 전화가 와가지고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무슨 소식?’고 했더니, ‘이주비용이 곧 마련이 될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 했더니 ‘뭘 모르고 있냐?’고 되물었다. 결국은 민자사업자가 만약에 들어오면 주민들의 이주비용까지도 같이 부담을 하는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간 게 아닌가는 생각이 들더라.
○ 시장 변광용 : 장목 저도, 지심도, 내도가 있다. 전략적으로 차별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연생태위주로만 모든 섬들이 됐을 때 문제도 고민한다. 지심도는 또 국립공원지역이기 때문에 대규모 민자시설을 하기가 좀 어렵다. 그래서 큰 돈 들이지 않고 지심도를 이렇게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제가 볼 때 그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민자가 이렇게 한번 해보겠다’고 들어왔을 때 충분한 공감대 형성을 통해서 진행이 가능한 부분이다고 생각한다.

변광용 시장의 답변에서 “지심도에 민간 개발 업자 제안이 있었다”는 사실도 ‘팩트’다. 김용운 시의원과 주민과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 ‘지심도 주민 강제 이주’도 민간 개발업자에게 지심도 개발이 수월토록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닌지 충분히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김용운 시의원 시정질문 서면 답변에서 “지심도를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든, 다수의 시민에게 최대한 수혜가 돌아가 수 있고,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와 시 수입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 시장의 말을 경정직행(徑情直行), ‘곧이곧대로’ 믿는 시민이 얼마나 될지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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