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도 1구간, '메타세쿼이어 보존 목소리 소나무 벚나무도 듣고 싶다'

▲ 최재룡 기자
최근 환경단체가 국도 14호선 대체 우회도로 1공구(일운-아주) 공사로 인해 사라질 대우조선해양 울타리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숲길’ 일부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그 이유가 ‘생명의 숲’이 주관한 2003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장려상인 ‘거리 숲 어울림 상’을 받은 거제 유일의 아름다운 숲길이란다.

다른 이유는 이 숲길은 대우조선 등 산업단지의 삭막한 경관, 소음, 대기오염, 날림먼지 등으로부터 인근 주거지역의 생활환경을 지켜주는 ‘유일한 차폐 수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 경관적인 가치도 매우 크고 시민의 산책과 여가생활에 기여도가 큰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대하거나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거리 숲 어울림 상’을 수상한 것이 단지 메타세쿼이아 하나만이 아니라 맞은 편 ‘벚나무’가 나란히 짝을 이뤄, 이에 뒤질세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는 데 있다.

생명의 숲에 따르면 ‘메타세쿼이아․벚나무거리 어울림 상’ 이름 그대로 늠름한 자태의 메타세쿼이아와 꽃이 화려하듯 부드러운 벚나무가 각각 특색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한데 어울려, 묘한 조화의 아름다움을 빚어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줄지어 선 벚나무 아래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좋은 숲길이라고도 한다.

이런데도 메타세쿼이아만 살리면, 봄이면 많은 시민이 찾는 화려한 벚나무 숲길은 모두 사라져도 아름다운 숲길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의 문제는 살려야 한다는 메타세쿼이아만이 유일한 차폐 수림이 아니라는 데 있다.

메타세쿼이아는 아니지만, 아주동 탑곡마을 앞의 대우조선해양 울타리 대략 300ⅿ에 30여 년 이상 조성된 실질적인 차폐 수림도 베어져야 한다.

굳이 차폐 수림기능을 따지자면 대부분이 산림으로 자연녹지와 공원지역 앞인 대우조선해양 정문 동쪽보다 페인트 분진 등 피해가 많은 인구밀집 주거지역인 탑곡마을 앞 차폐수림이 훨씬 긴요하고 살려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 대우조선해양 담벼락 쪽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40여 그루
게다가 국도 14호선 대체 우회도로 선형을 보면 메타세쿼이아 맞은 편 벚나무 이외에 40∼50여 년 수령의 소나무 1,500여 그루 정도가 사라질 운명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유독 메타세쿼이아 44그루만 강조하면서 존재의 가치를 부여하는지 이해가 쉬이 가지 않는다.

특히 일부 아주동민은 메타세쿼이아만 살려야 할 가치가 있고 차폐 수림이냐고 반문하면서 눈과 귀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의문스럽기까지 한다고 주장한다.

또 대우조선해양과 똑같은 주장을 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환경단체는 사라질 수밖에 없는, 시민의 생명과 삶을 지켜주는 차폐 수림과 벚나무 숲길에 대한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근본적으로는 조선소 페인트 분진 등 환경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도 촉구해야 한다. 그것이 환경단체로서 역할이요 시민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그리고 메타세쿼이아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애초에 국도 14호선 위에다 업고 포개는 바람에 거제 유일의 아름다운 숲길과 차폐 수림을 훼손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국도 14호선 대체 우회도로 아주동 구간을 반대했어야만 했다는 지적이다.

메타세쿼이아를 살리려는 활동과 결과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문제를 알고도 미리 대처하지 못하고 문제가 터지니까 생색내는 식으로 뒷북치는 접근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 아닐까?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만 시민이 고개를 끄떡이며 박수를 보내는 활동을 기대해본다.

▲ 장승포 하수처리장 뒤 산쪽에서 바라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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