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관 '가치'를 높이는 일, 김 전 대통령의 남은 여생 행적에 달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전시관을 출생지인 장목면 대계마을에서 18일 개관함으로써 역사적 기록물을 거제에 또 하나 남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제14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문민정부’ 시대를 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기록전시관 개관식 인사말에서 “문민 민주화를 이루어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지방자치를 전면 실시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완성했다. 군사정치의 어두운 구령을 말끔히 걷어냈다. 군사독재 상징인 ‘하나회’를 청산했다”고 대통령 재임시절 업적을 언급했다.

이에 반해 일반국민들의 뇌리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하면 IMF의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각인돼 있다. 퇴임 후에도 다소 독설적인 발언으로 전직 대통령의 품위와 품격을 스스로 낮추는 절제성을 보여주지 못해 국민들을 다소 실망스럽게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네 번이나 했다. ‘감사합니다’에 담긴 의미는 행사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참석 귀빈, 국민, 거제시민 등을 아우려는 포괄적 의미로 해석된다.

기념관이 준공되기까지 예산 확보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2년 전임 양정식 거제시장 시절 기념관 건립부지를 매입하고도 ‘시기상조, IMF책임자’ 등의 시민정서로 인해 미뤄지다 2008년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함으로써 2009년 4월 9일 착공할 수 있었다. 도비 6억원을 포함해 추가예산 10억원 등 46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거제시민이나 거제출신 재외 향인들에게는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야당 국회의원이나 총재로 군사정권에 맞서 싸울 때는 거제인들의 지지는 거의 절대적이었다. 문민정부 대통령으로서의 자긍심도 잠시, IMF로 인해 실망감을 안겨줬다. 다소 지역이기주의적이기는 하지만 “대통령 시절 고향 거제를 위해서 한 것이 무엇이냐”고 지금도 시민들의 입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 끝에 “민주화 투쟁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절제가 있어야 한다. 공동선을 생각해야 한다. 정당 간에도 정쟁이 아닌 정의로운 경쟁이 있어야 한다. 시민도 달라져야 한다. 투쟁하고 요구하기에 앞서 국민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수한 (주)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거제는 민족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다”고 거제에 역사적 가치를 부여했다. 김 이사장은 옥포대첩지, 포로수용소, 한국경제의 비약적 성장을 이끈 조선산업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전시관까지 더해져 “거제는 산업화와 민주화에서 대한민국 국격(國格)을 높인 살아있는 교육장이다”고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전시관은 앞으로 김 전 대통령의 사후에는 기념관으로 진화할 것이다. 기록전시관은 이제 거제시민의 재산으로 관리하고 다듬어 잘 보존해야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여러 명의 전직 대통령 중에 고향에다 기념관을 세운 대통령은 처음이다고 언급했다. 거제와 거제시민은 변하지 않고 전직 대통령의 기록을 따뜻이 품에 안아주었다.

이제 기록전시관의 ‘품격’과 ‘가치’를 높이는 일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남은 여생 행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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