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준 거제정책연구소 소장

변 광용 시장님. 거제정책연구소 김범준 소장입니다. 조선업 불황과 최악의 지역 경기, 대우조선해양 매각문제, 장마와 폭염, 코로나 사태에 이르기까지 어느 때보다 힘든 거제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우선 감사드립니다.

다만 시민의 관심이 높은 고현동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시장님의 인식과 관련해서는 여러 우려가 있습니다. 최근 거제시 도시재생 대학 개강식에서의 시장님의 발언은 도시재생에 관심을 가진 많은 시민이 함께한 공식 석상이었기에 ‘상당히 부적절한 언급’이었다 생각됩니다.

“일부 정치인과 일부 언론이 고현동 도시재생과 관련해서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으니 현혹되지 마라. 대응하자는 권유가 있기는 하나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

당일 개강식에 직접 참여한 저로서는 참으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고현동 도시재생 사업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청와대 청원에 올라가고 거사모를 비롯해 SNS상 조회수가 만 명을 훨씬 넘었을 뿐 아니라, 90%가 넘는 댓글이나 대다수의 시민 반응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여론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거제시가 어떤 형태든 시민여론을 수렴하지 않겠느냐는 낭만적인(?)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더구나 이미 여러 지자체가 국토부에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변경’을 요청한 사례도 있고, 거제시 또한 최근에 사업 진행상 애로 때문에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일부 변경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듣고 있었기 때문에 그 실망감은 더 컸을지 모르겠습니다.

■ 도시재생 사업을 발목 잡는다?

도시재생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도시재생을 하자는 겁니다. 우리 거제시민들에게 향후 수십 년 영향을 미칠 또 우리 세금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엄청난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누가 봐도 납득이 되지 않는 잘못된 계획’을 바꾸어 보자는 겁니다.

도시재생은 관청의 의견보다도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고 주민들 스스로 주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저도 국회에서, 또 부산시에서 나름 오랜 기간 공직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도시재생 사업 선정을 위해 노력한 우리 거제시 공무원들의 수고를 모르지 않습니다. 공무원들의 노력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현재대로 고현동 도시재생 사업을 지속할 경우, 향후 사업 기간 내내, 심지어 사업이 끝나더라도 두고두고 그 노력의 가치가 훼손되고 고현동 도시재생 본연의 목적에도 배치되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이 너무도 분명하므로 기존 계획을 바꿔보자는 것입니다.

거제시의회 모 의원의 말씀처럼 “왜 G 호텔이 꼭 앵커 건물이 되어야 하느냐에 대해 시민들을 설득할 명분”이 필요합니다. 도시재생 사업이라는 미명하에 ‘5만 8천 평 전체 사업부지 중 600평의 낡은 호텔 건물에만 전체 사업비 약 292억 원 중 72%가 넘는 212억 원을 쏟아붓는 것은 어느 누구도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또 이면 도로의 낡은 호텔에 기존 여성회관이나 일자리 지원센터에 있던 용도와 유사한 사무실을 만들기 위해 200억 원을 넘게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또 그것이 고현동 도시재생의 목표인 ‘상권 활성화’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도 납득하기 쉽지 않습니다.

국토부에 보고하기 하루 전날, 급하게 시의회에 보고해 시의원들이 제대로 검토조차 할 수 없었던 사업계획이지 않습니까? 일부 시의원은 “내용이 부실했지만, 내일 당장 국토부에 보고하러 가야 한다고 공무원들이 해달라고하고, 실제 국토부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에 찬성했다.”라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그만큼 부실검증이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많은 분이 이미 부동산 매입이 끝났기 때문에 늦은 것 아니냐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102억 원의 호텔매입 계약이 이루어졌지만, 아직 잔금은 지급되지 않았고, 더 중요한 것은 향후 호텔 리모델링 등을 위한 112억 원을 추가로 집행하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확인해 본 결과, 울산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도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변경안을 국토부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도시재생 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이미 다른 지자체에서도 하는 것이기에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조금만 고민하면 거제시민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더 나은 해결책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 또한 지난 기고문을 통해 여러 대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 고현동 도시재생 사업비 및 G 호텔 설명 

■ 반드시 고발해 주십시오.

도시재생 대학 개강식에서의 시장님의 발언은 도시재생에 관한 시장님의 여전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거제시는 고현동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한 행정정보 공개를 이런저런 핑계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왜 G 호텔 측만 사전 접촉했는지?, 감정가로 매입한다고 하고 왜 기존 계약대로 지급했는지? 계약에도 없던 추가 2억은 왜 나온 건지? 언제부터 앵커 건물 매입을 준비했는지? 누가 먼저 이러한 계약을 제안했는지? 경제기반형에서 중심시가지형으로 바뀐 이유는 무엇인지? 등 제기되는 세간의 억측을 해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가짜뉴스 근절과 의혹 해소,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서라도 검찰수사가 필요합니다.

제기되는 의혹들을 그저 가짜뉴스라며 뭉개려 하지 말고, 법적 절차를 밟아 가짜뉴스일 경우 엄벌하고 의혹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소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도시재생에 관한 제안이 ‘정치적 목적의 가짜뉴스’로 호도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반드시 고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가 9월을 넘기지 않고 거제시민과 함께 각종 법령위반과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변광용 시장님과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겠습니다. 아울러 부패방지법 제40조에 의한 감사원 감사청구도 동시에 진행하겠습니다. 변광용 시장님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거제정책연구소 김범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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