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거제시 가덕신공항 유치 주장 구체성 없고, 추상적 구호에 그쳐
최근 김해공항 항공 소음 피해주민 법적 '승소'…항공 소음 거제에 영향 없을까

요즘 거제 전역에 거제발전연합회, 관변단체, 자생단체 등의 이름으로 ‘가덕신공항’ 유치를 바라는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다.

거제시청 본관 건물 외벽에도 “가덕신공항은 거제의 미래, 가덕신공항 건설을 희망합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거제시 관점에서는 ‘가덕신공항과 김해신공항’은 무슨 차이가 있는지 가늠키 어렵다. 접근성을 먼저 생각한다. 거제에서 ‘김해신공항은 멀고, 가덕신공항은 더 가깝다’는 생각이다. 접근성은 가덕신공항이나 김해신공항이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부산신항~김해고속도로가 건설될 경우 김해공항 접근성이 더 좋아진다.

‘동남권 메가시티’ 예타면제사업으로 지난 8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공개된 부산신항~김해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부산신항~김해고속도로는 계획기간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다. 예산 등으로 완공 시기가 1~2년 늦어지더라도 완공 시기는 2025년 전후가 될 것이다. 거제에서 20~30분 내로 김해국제공항에 접근할 수 있다. 앞으로 4~5년 내 부산신항~김해고속도로가 건설돼 거제에서 김해공항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 김해~부산신항 고속도로 노선도

지난달 23일 ‘김해공항 소음 피해 정부가 배상하라’는 첫 법원 판결이 부산지방법원에서 나왔다.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거제시에 미치는 소음 문제는 없는지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항공 소음이 거제 시민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 거제시민은 가덕 신공항을 적극 반대해야 한다. ‘항공 소음문제’ 영향을 받지 않는 측면에서는 거제시 관점에서 ‘김해신공항’도 결코 나쁘지 않다.

요즘 민주당 소속 이낙연‧이재명 등 대선후보군들은 “가덕신공항을 지지한다”는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시절에 가덕신공항 건설에 무게를 두고 공약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정치인들의 발언은 경남 부산 울산 800만 국민을 달래기 위한 ‘립서비스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거제시는 최근 내년부터 시행할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미래성장국(局)에 미래전략과(課)를 국(局) 주무부서로 가장 앞자리에 배치했다. 계, 담당을 ‘팀’으로 바꾸겠다는 뜻도 밝혔다. 계(系)를 팀으로 바꿔, 미래전략과 안에 전략사업팀, 거제형뉴딜팀, 투자유치팀, 산업단지팀, 철도항공팀을 두었다.

철도항공팀은 철도 담당 업무는 남부내륙고속철도를 말할 것이다. 공항 관련 업무는 가덕신공항 건설이 가시화되었을 경우, 관련 업무를 담당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남부내륙고속철도 업무도 처음에는 시정혁신담당관실에서 맡았다. 그 다음에 기획예산담당관실로 옮겼다. 그리고 또 올해 7월부터는 도시계획과로 넘겼다. 이 부서 저 부서로 옮겨다닌다는 것은 거제시에서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관련 업무가 마치 ‘계륵(鷄肋)’ 같은 일로 전락하지 않았나 느껴진다.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이 발표되었을 때,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가 부랴부랴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거제시‧거제시민이 바라는 역은 ‘두 곳’이다는 건의문을 냈다. 정부에 건의한 두 곳은 ‘거제발전 100년 대계에 반드시 거제에 위치해야 할 거제역 위치’가 맞는지는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이다.

거제시 주장처럼 ‘가덕신공항이 거제의 미래’라면,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된다.

남부내륙고속철도 관련 업무가 온전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 부서 저 부서 옮겨다니듯, 공항 업무도 그런 식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가덕신공항과 거제발전은 남부내륙고속철도 ‘2개 역 건의문’처럼 할 사안이 아니다.

남부내륙고속철도, 가덕신공항 등 획기적 외적 변화에 거제는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대안’, 커다란 밑그림이 있어야 한다. 그냥 막연하게 가덕신공항이 들어오면 거제 미래는 좋아질 것이다는 ‘환상’에 젖어있어서는 안된다. 밑그림을 그릴 자체 능력이 안된다면 전문연구기관에 맡겨 가덕신공항과 거제발전 ‘대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거제시의회도 용역 예산 확보 등 호흡을 맞춰야 한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또 지난달 7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지난달 7일 ‘김해공항 확장안은 동남권 관문공항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결국 ‘가덕 신공항’을 지지한다는 내용이다.

변광용 시장의 기자회견문을 여러 번 읽어보았다. 기자회견문은 지금까지 부산시 등에서 주장한 ‘김해신공항 문제점 및 가덕신공항 건설 당위성’을 그대로 베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변 시장의 기자회견문에 거제시와 관련된 언급은 한 줄이었다. “우리 거제는 동남권 관문공항을 기반삼아 동남권 메가시티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바탕으로 신 성장동력을 만들어 가겠습니다”가 전부였다.

거제시민들은 ‘거제시와 가까운 곳에 가덕신공항이 들어서면 거제시는 좋아질 것이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거제시 최고 정책 결정권자인 거제시장은 보다 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거제시와 가까운 곳에 가덕신공항이 들어옴으로 인해, 관광객 증대는 어느 정도 예상되며, 경제적 부가가치는 얼마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등 ‘기초 자료’라도 가지고 나서야 한다.

변 시장은 "가덕 신공항을 통해 거제시의 신성장동력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신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막연하게 추상적으로 거제 근처에 공항이 들어오면 좋겠지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정치인 거제시장’의 민낮을 그대로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변광용 시장에게 물어보고 싶다. 가덕신공항이 들어서면 거제시에 어떠한 잇점이 있는가. 또 거제시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그리고 가덕신공항과 거제 발전은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가덕신공항이 거제발전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면,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준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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