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거제경찰서 이전 문제 어제 오늘 일인가…뒤늦게 "일방적 추진 유감(遺感)"이라니
"장평동 이전 순탄치 않을 것이다" 발언 의미…도시관리계획 변경 때 갑질(?)하겠다는 것인가

거제인터넷신문은 9일 오전 “거제경찰서를 옥포동에서 장평동으로 이전한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전한다’고 확정 제목을 단 것은 이전 예산 227억원 중 설계비 6억5천만원과 부지 매입 예산 73억5,000만원을 확보했고, 또 경찰청이 거제경찰서 위치를 옥포동에서 장평동으로 변경하는 ‘위치 변경 승인’을 해주었다는 '두 가지 팩트(fact)'를 취재 과정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 거제경찰서 이전 예정지 장평동 127번지 전경
▲ 거제경찰서 이전 예정지 장평동 127번지 전경

거제인터넷신문 기사 보도 후 절대 다수 거제 시민은 낡고 근무환경이 열악한 거제경찰서를 하루 빨리 장평동으로 이전해야 한다는데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다. 또 이전하는 장평동 지역이 거제 전역 접근성이 용이하고, 치안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 ‘거제경찰서 위치로 좋다’는 반응이다.

여기에는 대명제가 있다. ‘34년 된 거제경찰서는 시급히 이전해야 한다. 첫째는 시민에 대한 치안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둘째는 경찰의 처우 개선이다. ’1급지‘로 승격됐지만, 청사가 좁아 일부 경찰은 ‘컨테이너’에 근무한다. 세번째, ‘시민의 경찰’이 되기를 요구하기 전에, 거제시민은 거제에서 근무하는 경찰 공무원에게 전국 경찰의 보편적 수준에 맞는 최소한의 근무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거제경찰서 이전 관련 기사가 보도된 후 변광용 거제시장을 필두로, 몇몇 시의원 등이 보이고 있는 ‘작태’는 매우 실망스럽고 개탄스럽다. 이들은 거제경찰서 이전이 마치 자기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거제경찰서 장평동 이전을 무산시키겠다’는 갑질의 전형의 보이고 있다.

25만 거제시민의 뜻에 따라야 할 변광용 거제시장은 25년 넘게 지난 ‘케케묵은’ 장승포시‧거제군 통합 때 있었던 ‘흘러간 레코드’를 꺼내 시민을 분열시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또 어느 특정 사유지가 포함된 부지로 이전하면 적극 돕겠지만, 장평동으로 이전하면 ‘돕지 않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언을 하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9일 오후 ‘페이스북’에 거제경찰서 이전 관련 글을 남겼다. 변 시장은 “거제경찰서를 이전한다는 보도를 접했다. 거제경찰서의 일방적 이전 추진에 유감을 표한다. 거제경찰서의 옥포 존치는 시군 통합의 역사성을 내재하고 있고 이를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다. 그리고 지역 내 공공기관의 이전 또한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의, 지역의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신중히 함께 의논, 진행해야 한다. 거제경찰서의 열악한 현실의 빠른 개선이 필요함에 공감한다. 그렇지만 이런 일방적 추진은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함께 지혜를 모아갔으면 한다.”고 글을 남겼다.

▲ 변광용 거제시장 페이스북 게시글
▲ 변광용 거제시장 페이스북 게시글

거제경찰서는 이번달 2일 예산 확보 사실과 위치 변경 내용을 통보 받은 후, 거제경찰서 경무과장 등이 6일 거제시청을 방문해 변광용 시장에게 추후 진행될 행정적 협조를 당부했다.

변광용 시장은 이날 대화에서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보다 훨씬 부정적으로 거제경찰서 장평동 이전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 시장은 “장승포시와 거제군 통합 과정에 경찰서와 소방서가 현재 위치에 남기로 한 과정과 그에 따른 주민 협의 방안이 먼저 강구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후보지에 사유지가 포함돼 있더라도 적지로 인정되면 행정적 지원 절차를 통해 최대한 돕겠지만, 장평 학교 부지를 지정해 이전하겠다는 취지는 현재로선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변광용 시장의 페이스북 글과 뒤늦게 알려진 발언을 보고 크게 놀랬다. 거제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써 이같은 발언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첫번째, 변 시장은 거제경찰서 이전 소식을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거제인터넷신문은 관련 기사를 9일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6일 거제경찰서 관계자가 거제시청을 방문해, 변광용 시장에게 장평동 이전 사실을 통지하고 행정 협조를 구했다. 변광용 시장이 거제경찰서 장평동 이전을 언론 보도 전에는 전혀 몰랐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두번째, 변 시장은 또 “거제경찰서의 일방적 이전 추진에 유감을 표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유감(遺憾)’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의 사전적 의미다. 거제경찰서 이전 문제가 나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인가. 무엇이 ‘일방적 이전 추진’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세번째, 또 “거제경찰서의 옥포 존치는 시군 통합의 역사성을 내재하고 있고 이를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다. 장승포시와 거제군 통합 과정에 경찰서와 소방서가 현재 위치에 남기로 한 과정” 등을 언급했다.

'장승포시와 거제군 통합의 역사성'은 역사성을 갖기도 어려운 '짧은 5년'에 불과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 ‘읍 인구가 5만명 이상이면 시로 승격한다’ 법에 따라 1989년 1월 1일부터 장승포읍이 장승포시로 출범했다. 장승포시 역사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 12월 31일로 마감됐다. 장승포시 역사는 짧은 5년이 전부였다.

25년 전 이야기는, 거제시가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만큼 변한, 오늘을 살고 있는 25만 거제시민에게는 감흥(感興)이 없고 귀 기울이지 않는 이야기다.

거제군, 거제시 역사는 한때는 통영군에 편입되는 등 역사의 부침이 있었지만, 장구(長久)했다.

1995년 1월 11일 ‘통합 거제시’ 출범, 거제시의회 제1회 임시회 때 김한윤 의장은 개회사를 했다. 김 의장은 “거제도 역사 뿌리는 하나다. 우리는 대대손손 살아오면서 서로가 형제이고 친구이며, 어려울 때는 거제는 하나라고 외치며 어려움을 같이 나누던 이웃사촌이다. 또, '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다는 얘기다. 눈 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보다 거제의 큰 발전을 위하여 중지를 모으고 거제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이냐 하는 지혜와 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1995년 1월 13일 연초면 사무소 회의실에서 거제시의회는 통합 거제시 시청사 위치를 결정하는 의안을 상정했다.

거제시청사 소재지를 현재의 시청사 자리인 거제시 신현읍 고현리 717번지로 하는 안과 아주동 운동장 옆 산 128번지로 하는 안이 상정됐다.

표결 결과, 18명 의원 중 거제시 청사 소재지를 신현읍 고현리 717번지로 하는데 찬성하는 의원이 11명, 아주동 산 128번지로 하는데 찬성하시는 의원이 0명이 나왔다. 아주동에 찬성하는 의원이 0명 나온 것은 장승포 지역 시의원 7명이 신현읍 지역이 먼저 과반을 넘긴 결과를 보고 퇴장했기 때문이다.

네번째, 장승포‧능포‧아주동 자치단체장과 김용운‧최양희 시의원은 이번 4일 아주동에서 모임을 갖고, ‘거제경찰서는 옛 장승포시 권역에 있어야 한다’며 거제경찰서 이전대상지로 내놓은 곳이 아주동 산 175-21번지 등 두 곳이다.

1995년 시‧군 통합 때 장승포 시청사 부지로 제시한 곳이 아주동 산 128번지였다. ‘산 175-21번지 등 2곳’과 ‘산 128번지’는 아주동 운동장 위쪽으로 인근 지역이다. 변광용 시장이 언급한 ‘사유지가 포함된 적지로 인정되는 부지’가 아주동 산 175-21번지 외 한 곳 등 두 곳인가. 조용히 있는 부지 소유자를 괜히 끌어들여 구설(口舌)에 오르도록 하지 않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해당 부지 등은 거제경찰서에서 거제 전역 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할 때 '부적격' 부지로 이미 결론을 낸 곳이다. 

4일, 김용운·최양희 시의원이 해당 부지를 모임에서 언급했다. 변광용 시장은 6일 '사유지가 포함된 적지' 운운하며 특정 부지를 마음에 두고 있는 듯한 발언을 했다. '공모(共謀)해(?)' 이러한 일을 획책(劃策)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25만 시민의 시선이 두렵지도 않는가.

다섯번째, 변 시장은 “(변 시장이 정해주는 부지는) 행정적 지원 절차를 통해 최대한 돕겠지만", "(거제경찰서) 일방적 추진은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전 대상 부지의 학교 용지를 폐지하고, 경찰서 공공용지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돕겠지만,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담긴 함의(含意)는 ‘거제시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 쉽게 안될 것이다’는 의미다. 도저히 시장이 할 말로 생각되지 않는다.

거제경찰서 이전 대상지를 찾고, 행정적으로 도와주는 일에 적극 나서지 못할망정 ‘두고 보자’는 식이면, 안하무인(眼下無人)적 사고다.

여섯번째, 변 시장은 거제경찰서 장평동 이전에 대해 ‘부정적이며 딴지를 걸겠다는 발언’을 해놓고, 굳이 “거제경찰서의 열악한 현실의 빠른 개선이 필요함에 공감한다”고는 왜 언급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일곱번째, 10일 오후 2시 옥포2동 청사에서 거제경찰서 관계자, 김용운‧전기풍‧안석봉 시의원, 정거룡 시 행정국장, 배호명 옥포2동 단체장협의회장, 지성진 주민자치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가 있었다.

이날 간담회는 옥포동 주민들에게 경찰서 이전을 공론화 해보자는 취지에서 거제시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가 마련한 간담회’가 맞다면 묻고 싶다. 무엇을 ‘공론화 해보자’는 것이며, 경찰서 이전이 옥포동 주민만의 문제인가. 또 조각공원을 비롯해, 옥포동에 거제경찰서 이전 부지를 찾기 위해 거제경찰서가 동분서주할 때 그때는 뭐라 말했는가.

KBS 메인뉴스인 ‘9시 뉴스’를 진행했던 황상무 전 앵커가 9일 사내 게시판에 ‘퇴사’ 의사를 밝히며 남긴 글이 언론에 보도됐다.

황 전 앵커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다. KBS는 극단의 적대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며 "KBS가 우리 역사의 저주,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용서와 화해, 치유와 통합은 KBS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KBS를 ‘거제시와 거제시의회’, 국민의 수신료를 ‘시민의 세금’으로 바꿔 정리해봤다. ‘거제시와 거제시의회는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 거제시 수장인 변광용 거제시장과 일부 거제시의원은 어느 한쪽 진영에 서면, 시민의 나머지 절반을 적으로 돌리는 게 된다. 거제시장과 거제시의원은 편가르기 시정과 의정활동을 하면 안된다. 대화와 타협, 통합의 시정과 의정을 펼쳐야 한다.’

변 시장과 일부 시의원은 ‘말없는 다수 시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숙고(熟考)하기를 바란다.

‘거제시와 거제시의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거제경찰서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설계비와 부지 매입 예산도 확보하고, 경찰서 위치 변경도 승인 받아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거제시와 거제시의회도 적극적으로 도와 거제경찰서 이전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 옥포동을 비롯해, 옛 장승포시 시민들의 상실감도 대화·타협·협치·조정을 통해 풀어나가겠다. 거제경찰서 현 부지, 조각공원 부지, 행정타운 부지를 옥포의 부흥을 이끄는 ’옥포 미래‘로 만들겠다. 거제경찰서 이전과 함께 치안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거제시로 만드는데 협력하겠다. 지금까지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한 경찰도 이제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경찰서에서 근무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거제시민은 이런 발언을 하는 거제시장과 거제시의원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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