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밀폐감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영안기업의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이 고동노동부 조사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는 2020년 10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영안기업의 믿기 힘든 직장 내 괴롭힘과 인권 침해를 알렸고, 이후 고용노동부에 실태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이 2020년 11월 10일 영안기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설문조사에 응답한 영안기업 노동자 82명 중 24명(29.2%)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특히, 24명 중 23명이 밀폐감시 업무를 하는 여성 노동자인데, 밀폐감시 노동자가 총 50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운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이다. (이는 조선하청지회가 앞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와 일치한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28명이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라고 답했으며 그 중 18명은 ‘그 정도가 심각하다’라고 답했다.)

영안기업의 직장 내 괴롭힘이 몇몇 관리자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에 의해 조직적이고 일상적으로 발생한 것임은 괴롭힘의 주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도 명확히 확인된다. 괴롭힘의 주된 이유가 ‘조직 문화’ 때문이라고 답한 노동자가 47%로 ‘가해자 인성’ 때문이라고 답한 노동자(32.3%)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같이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피해 노동자들은 대부분 ‘혼자 참는다’거나 ‘주변인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각 37.8%). 그 이유는 ‘대응해봤자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41.1%), 그리고 ‘신고 후 불이익이 있을 것 같아서’(32.3%)였다.

한편, 이처럼 영안기업 직장 내 괴롭힘의 심각성이 고용노동부 조사에서도 분명히 밝혀졌지만, 현재의 허술한 제도로는 고용노동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의 역할은 현장 노동자와 관리자에 대한 교육 한 번과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권고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결과 영안기업은 유명무실한 ‘고충처리위원’을 2명 선정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주도한 직장을 반장으로 강등하고, 반장 2명을 직위해제 하는 것으로 문제를 덮으려고 하고 있다.

이에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는 2021년 1월 6일부터 영안기업 대표 고영훈 퇴출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영안기업의 대표 고영훈은 직장 내 괴롭힘을 노동자 현장통제와 노무 관리의 수단으로 조직적으로 활용했다. 그러므로 고영훈 퇴출 없이는 영안기업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영안기업 대표 고영훈 퇴출 서명운동은 2월 5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할 계획이며 조선하청지회는 퇴출 서명으로 모인 여론을 바탕으로 이후 원청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더욱 강력한 고영훈 퇴출 투쟁을 벌인 것이다. 또한, 인권위원회 진정,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현행 제도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다.

한편, 조선하청지회는 영안기업의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이 몇 년 동안 계속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고영훈―고영우 형제의 특수관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고영우는 영안기업 고영훈 대표의 친형으로 원청 대우조선해양 협력사기획부 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형은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를 담당하고 있는 협력사기획부 부장으로 있고 동생은 협력업체 대표로 있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조선하청지회는 이 같은 고영훈―고영우 형제의 부적절한 특수관계가 불법적인 이익추구로 이어져오지는 않았는지, 또한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을 노무관리의 한 방법으로 활용한 요인이 되지 않았는지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대우조선해양에 강력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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