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8일 최종 보고한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 책자에 '거제 탈락 명시'
지난해 11월 16일 거제시의회 시정연설에서 "난대수목원 조기 착공 이끌어내겠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지난해 12월 28일 난대수목원 거제 탈락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기자회견 전에도 이미 탈락사실을 알고 있었지 않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8일 가진 변광용 시장의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내보인 ‘국립난대수목원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요약보고서’ 내용이 이를 입증하기 때문이다.

변 시장은 8일 “한‧아세안 국가정원을 추진한다”는 기자회견에서 ‘국립난대수목원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요약보고서’ 내용을 내보였다.

▲ 8일 변광용 시장 기자회견

변 시장은 책자를 내보이며,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 결정의 최종 근거가 된 ‘2020년 국립난대수목원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에서 거제는 난대형 국가정원으로 조성한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며 “한·아세안 국가정원은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 결과서에 ‘거제’로 분명하게 명시가 되어 있다”고 했다.

변 시장이 보인 ‘기본구상 요약보고서’에는 “완도는 국립난대수목원을 조성하고, 거제는 난대형 국가정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안함”으로 밝혀져 있다. '난대형 국가정원'만 명시돼 있지, '한·아세안국가정원' 구체적 사업명은 제시하지 않았다.  

또 요약보고서 같은 문단 앞에는 “수목원 대상지 적정성 및 타당성 용역 평가 결과 시 우위를 가진 완도를 우선 (국립난대수목원을) 조성하고, 거제는 ’수목원+정원‘으로 특화하여 순차적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제안함”이라고 언급돼 있다.

산림청은 지난 2019년 10월 ‘수목원 대상지 적정성 평가’를 거쳐 ‘국립난대수목원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을 지난해 5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수행했다. 이 용역은 지난해 8월 13일 중간보고에 이어, 지난해 10월 28일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거제시 관련 공무원이 중간·최종 용역보고회에 직접 참석했다. 

▲ 요약보고서 내용

'국립난대수목원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의 ‘수목원 대상지 적정성 및 타당성 평가' 평가 항목 결론에 ‘(국립난대수목원은) 우위를 가진 완도를 우선 조성하고’라고 적시돼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28일 이전에 거제가 난대수목원 대상지로 이미 탈락했음을 책자 내용이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변광용 시장과 거제시 공무원이 ‘난대수목원 조기 착공’을 언급한 발언은 지난해 5월 15일 산림청장 면담, 지난해 8월 13일, 지난해 10월 29일, 지난해 11월 16일 거제시의회 ‘시정연설’, 지난해 12월 22일 지역언론과 가진 송년인터뷰까지 이어졌다. 

변 시장은 지난해 5월 15일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박종호 산림청장과 면담했다. 보도자료 제목은 "변광용 시장 국립난대수목원 조기착공 요청"이다. 이 자리서 변 시장은 "‘거제에 들어설 국립난대수목원은 25만 거제시민의 간절한 염원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착공돼 외도, 정글돔 등과 연계한 남해안 식물자원 관광벨트 구축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 지난해 5월 15일 산림청장 면담

산림청은 지난해 8월 13일 ‘기본구상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 때 거제시 산림녹지과 공무원이 참석했다.

또 지난해 10월 28일 ‘기본구상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이때 거제시 관계자 등은 “경남 거제에는 거제국립난대수목원을 ‘신규’로 조성하고, 전남 완도에는 기존의 도립 난대수목원을 국립으로 전환하는 ‘보완’ 차원으로 추진한다는 결론이다”고 거제인터넷신문에 밝혔다. 본사는 이같은 내용을 지난해 10월 29일 보도했다.

본사의 보도가 ‘오보’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똑같은 내용이 11월 5일 지역의 한 언론에도  보도됐다. 최종보고회 때 이미 '거제는 난대수목원 조성지에서 탈락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명문화돼 있는데, "거제는 신규로 조성한다"는 여론을 호도한 것이나 다름없다.  

▲ 지난해 11월 5일 지역언론 보도내용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해 11월 16일 거제시의회 시정연설에서 “국립 난대수목원 조성 등 대규모 재정투자 사업의 조기 착공을 이끌어내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삼겠다”고 밝혔다. 용역 요약보고서에 거제 탈락이 밝혀져 있는데, 25만 시민의 대표기관인 거제시의회서도 '난대수목원 조기 착공'을 언급했다. 

▲ 지난해 11월 16일 시정연설 속기록

변광용 시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지역언론과 가진 송년인터뷰에서도 “국립 난대수목원의 경우에는 지난 10월 ‘국립난대수목원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 최종 보고회를 마쳤다. 산림청은 여기에서 나온 내용을 근거로 내부검토 중에 있으며, 조만간 최종 대상지를 발표할 예정에 있다”고 말했다.

▲ 지난해 12월 22일 지역언론 인터뷰 내용

급기야 지난해 12월 24일 산림청이 경남도와 거제시에 "거제는 난대수목원 대상지서 탈락했다"는 공문을 보내자, 변 시장은 지난해 12월 28일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거제는 난대수목원 대상지서 탈락했다. 대신에 한‧아세안 국가정원을 조성한다”고 했다.

변광용 시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지역언론과 가진 신년인터뷰서 “국립난대수목원 거제유치가 진작에 무산됐는데도 거제시가 이를 유치된 것처럼 현혹했다는 얘기들이 많다. 그렇지는 않다. 지난 10월 산림청은 수목원 적격 후보지로 거제와 완도 두 곳을 선정했었다.”고 말했다. 난대수목원 무산 책임에 대해 기자가 구체적으로 묻지도 않았는데, 어떤 연유인지 발언을 먼저 꺼냈다.   

▲ 지난해 12월 30일 지역언론과 가진 신년 인터뷰 내용

결국 8일 기자회견에서 변 시장은 ‘난대수목원 거제유치가 진작에 무산됐다’는 사실을 책자까지 보이며, 스스로 증명한 셈이 됐다. '유치된 것처럼 시민을 현혹했다'는 말도 '팩트'로 보인다. 

이에 대해 거제시청 책임있는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24일 산림청 공문이 오기까지 거제의 난대수목원 조성지 탈락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11일 밝혔다. 

8일 변광용 시장의 ‘한‧아세안국가정원’ 기자회견 후 거제인터넷신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난대수목원 적지 선정, 기본구상, 예비타당성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은 용역보고서에 국가정원이라는 말은 있지만, 한‧아세안 국가정원이라는 용어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기사 일부 수정: 11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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