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KTX 가덕신공항 연결 등 장미빛 청사진 내놓지만, 거제는 '소외'
거제는 지정학적 트라이앵글 '꼭지점'인데…대형 개발 프로젝트 없고, 기존 계획 '왜소'

가덕신공항과 동남권 메가시티, 남부내륙철도 가덕신공항 연결이 지역 중심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거제시 관점에서 ‘2%’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요?

경상남도는 지난달 29일 부산·울산·경남연구원이 공동으로 연구 중인 ‘동남권 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 제2차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히면서, “경남·부산·울산 ‘동남권 메가시티’ 기본 윤곽 드러났다”고 했다.

부울경 공동연구진은 1시간 내 일일생활권을 가능하게 하는 광역 대중교통망 확충을 기반으로 동남권을 생활공동체, 경제공동체, 문화공동체로 묶어가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어놓았다고 덧붙였다.

기본윤곽에는 창원도시권과 부산도시권을 일부 묶어 ‘동남 국제자유도시권’으로 구상했다. 창원도시권의 주요 거점은 마산자유무역지역, 창원국가산업단지, 스마트산단, 글로벌항만도시(스마트시티), 진해신항 스마트항만, 동남권 신공항이다.

▲ 경남 부산 울산 메가시티 기본구상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뉴 부산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가덕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한다. 남부내륙철도를 가덕도까지 연결하겠다. 한일해저터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김종인 위원장 발표 내용에 대해 “거제의 가치가 다시 주목 받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관광산업과 첨단산업·물류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모멘텀이 될 것이다”고 했다.

또 서 의원은 “공항과 철도, 고속도로 연결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거제가 될 것이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계획의 구체화와 예산확보를 위한 법적·제도적인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했다.

서일준 의원은 ‘페이스북’에 “거제 중심으로 공항과 KTX, 한일 해저터널 추진이다”며 “새로운 거제를 만들 것이다”고 했다.

김성갑·송오성·옥은숙 경남도의원은 지난 1일 박종원 경남도 경제부지사를 만나, “경남·부산·울산 메가시티 기본 윤곽을 찾는 동남권 발전계획에 거제와 부산 간 철도망 구축계획을 포함해, 거제시 미래비전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동남권 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 제2차 중간보고 내용과 관련, 부산시와 연접한 25만 산업도시 거제를 동남권 메가시티와 연계하기 위하여 남부내륙 철도의 거제-부산 연결을 통해 남해안권 순환철도망과 가덕신공항ㆍ진해신항 트라이포트 구축을 완성시켜 줄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거제시의회는 4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 제정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건의안에 “양대 조선에 지역경제의 70%를 의존하고 있는 거제시는 조선업의 장기 불황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수년째 고통 받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서 “제4차 국가 균형발전 5개년 계획에 포함된 경상남도,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를 연결하는 남해안 해양관광벨트와 동북아 물류플랫폼 조성 사업의 성공적인 견인 역할을 함으로써 800만 동남권 시민들이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고 했다.

경남도가 용역을 진행 중인 동남권 발전계획, 김종인 비대위원장 발언, 서일준 국회의원 발언, 3명 경남도의원의 건의사항, 거제시의회 건의안을 살펴봤다.

이같은 주장에 모두 ‘거제시’를 연계시키고 있다. 외형적으로 거제시 발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거제시 발전의 확실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이것을 통해 ‘거제시가 발전할 것이다’고 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정치적 주장이다. 그야말로 '정치적 발언'이다. 

남부내륙철도를 가덕신공항과 연결하는 ‘남해안권 순환철도망’은 엄밀히 말하면, 서일준 의원이 언급한 것처럼 ‘거제중심 남부내륙철도’가 되는지에 다소의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또 3명의 경남도의원이 언급한 것처럼 남부내륙철도가 가덕신공항과 연결되면 남부내륙철도·가덕신공항ㆍ진해신항을 통해 항만·공항·철도 ‘트라이포트 구축’을 완성시킬 수 있다. ‘트라이포트 구축’은 완성되지만, 거제시는 트라이포트 구축에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의문점이 남게 된다. 거제시의회가 언급한 ‘남해안 해양관광벨트와 동북아 물류플랫폼 조성 사업’은 거제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다소 미흡하다.

거제시와 인접한 북쪽 지역에 가덕신공항 건설, 남부내륙철도 가덕신공항 연결, 부산신항 확장 사업인 ‘진해신항’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펼쳐진다. 거제시 북부권, 즉 장목면 일원은 지정학적으로 진해신항 위치, 가덕신공항 건설지와 ‘트라이앵글 (triangle)’ 삼각형 꼭지점이다. 거제시에도, 거제 북쪽에 벌어질 대규모 국책사업의 무게에 버금가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트라이앵글의 무게중심을 유지할 수 있다. 또 확실한 거제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 부산항 신항·진해신항, 가덕신공항, 장목면 지역 이해도

장목 북부권에 계획 중인 사업을 살펴보자.

먼저 경상남도·거제시·창원시는 지난해 5월 7일 진해만권 통합관광벨트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창원~거제 국도 5호선 연결, 장목관광단지 개발, ‘거제 친환경 힐링주거단지’와 ‘몽돌 해양‧레저 복합단지 조성’이 포함돼 있다.

장목관광단지는 장목면 황포마을 일원으로 총 사업비는 3,871억원, 개발면적 125만㎡, 개발 방향은 ‘힐링‧치유’다.

거제 친환경 힐링주거단지는 위치가 장목면 대금리 일원이다. 면적은 57만8,000㎡(약17만5,000평)다. 사업비는 1,462억원이다. 주요 시설은 의료복합 휴양시설, 힐링 주거, 아울렛, 물류‧유통단지로 잡았다.

몽돌 해양‧레저 복합단지는 위치가 장목면 농소리 일원이다. 면적은 75만8,000㎡(약 22만9,000평)다. 투자비는 1,586억원이다. 주요 시설은 해양레저 테마파크, 호텔&리조트, 박물관, 수족관 등이다.

장목관광단지, 친환경 힐링주거단지, 몽돌 해양‧레저 복합단지 세 사업을 합쳐도 총 사업비는 7000억원 정도다. 진해신항은 총사업비가 12조원이다. 가덕신공항 건설규모는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았지만, 총사업비가 10조원 내외다. 국도 5호선 해상구간 연결사업 1조원 내외를 감안하더라도 거제지역 개발 계획 규모는 상대적으로 매우 왜소하다.

거제북부권, 장목지역에 계획중인 사업이 현실화되더라도 신항·신공항 ‘트라이앵글 (triangle)’ 삼각형 꼭지점 거제시의 무게 중심은 너무 약하다.

거제시가 ‘트라이앵글(triangle)’ 삼각형 꼭지점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 수조원 규모 사업을 펼쳐야 한다.

여기에는 어떠한 사업이 있을까. 지난 2019년 말 장목면민들은 '남부내륙고속철도 거제역(驛) 입지 선정을 위한 건의문'을 거제시에 냈다.

건의문에 “거제시 장목면 대금리 일원은 ‘관광 휴가’ 여객 수요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반경 30㎞ 내는 거제시 지역 관광을 비롯해, 창원시, 부산광역시 주요 관광지를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장목면 대금리 앞바다 매립 등을 통해 개발가능 부지를 확보할 경우 ‘대한민국 해양 관광 중심지’로 발돋움시킬 수 있는 최적지다”고 했다.

“해양 마리나, 국제크루즈터미널, 카페리 항로 개설, 해양레저스포츠 등 세계적 해양관광지가 될 수 있는 곳이다. 부산‧울산‧경남광역권을 비롯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대전‧충청 중부권 등에서 남부내륙고속철도를 통해 전 국민이 마리나, 해양레저스포츠를 하루 만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고 했다. 이 지역을 진해만권 프로젝트, 저도 등을 합쳐, 해양관광중심지로 발돋움시킬 잠재력은 충분하다.

신공항이 들어서면, 공항주변에는 ‘공항복합도시(Airport City)’가 반드시 들어선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주변지역에는 ‘공항복합도시(Airport City)’가 이미 개발돼 있다.

▲ 인천국제공항과 공항복합도시

부산시는 가덕신공항 건설과 함께 가덕도에 ‘공항복합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부산시가 구상하고 있는 ‘공항복합도시’는 부산 강서구 눌차만 일원 385만㎡(약 117만평) 부지에 관광, 전시·컨벤션, 숙박, 상업·업무, 물류·유통 및 주거 등의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 부산시가 구상하고 있는 공항복합도시(붉은선)

거제시 지역도 해양관광 중심지 도약에 이어 ‘공항복합도시’ 건설 후보지로도 손색이 없다.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대형국책 사업은 반드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토교통부 공항개발 계획 반영, 사전타당성 검토, 예비타당성 조사, 타당성 평가 및 기본·실시계획, 실시설계 순으로 진행될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등 일부 절차는 면제될 수도 있다. 

아무리 공항 건설이 시급하더라도, 실을 바늘에 묶어 바느질할 수는 없다. 일부 절차가 생략되더라도, 가덕신공항 건설이 본 궤도에 오를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 입지 적정성 검토’가 될 것이다. 가덕도에 과연 공항 건설이 가능한가 여부를 따져볼 것이다.

지난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수행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증용역'에서 김해공항 확장과 밀양 신공항, 가덕신공항을 놓고 검토했다. 이때 김해공항 확장, 밀양신공항 활주로 1개, 2개, 가덕신공항 활주로 1개, 2개 등 다섯 개 안을 놓고 검토했다. 그때 가덕신공항이 다섯 개 안 중 4위, 5위를 했다. 당시 장 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엔지니어는 "가덕도는 자연적인 공항 입지로서 적합하지 않고 건설비용도 많이 든다"며 "건설 자체가 어렵고 접근성도 문제가 된다"고 했다.

장목면 대금리 앞바다는 수심이 매우 얕다. 매립으로 가용면적으로 수백만평 확보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일본의 여러 공항은 모두 바다를 매립해서 만든 공항이다. 가덕신공항은 산을 깎고, 수심이 매우 깊은 바다를 매립하거나 '특수공법'으로 건설해야 한다. 

▲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동남권 신공항이란 가덕도 일원에 건설되는 공항을 말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특별법 동남권 신공항 검토지역에 가덕도 일원을 비롯해, '거제지역'도 포함시킬 수는 없을까. 부울경 광역 메가시티가 결실을 맺으면, '경남지역이냐 부산지역이냐'는 의미가 없어진다. 

동남권 신공항이 ‘거제시’에 건설될 가능성은 ‘제로’일까. 장목면 대금(大錦) 지명은 ‘큰 비단’이다. 비행기 활주로는 커다란 비단을 깔아놓은 것과 같다. 거제(巨濟)는 크게 구하는 섬이다. 거제에 1,300만 영남권 국민을 구하는 '역사적 운명'이 도래하지 않을까. 

▲ 장목면 대금리 앞바다. 멀리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가 보인다. 가덕도에 비해 바다 수심이 상대적으로 매우 얕다. 
▲ 장목면 대금리 앞바다. 멀리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가 보인다. 가덕도에 비해 바다 수심이 상대적으로 매우 얕다. 가용부지 면적도 크게 넓힐 수 있다. 
▲ 장목면 대금리 앞바다에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 위성 사진을 합성한 이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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