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리 미끼 야당 끌어들어, 의장·부의장 성공하자 '팽(烹)'

의장 : 옥기재, 부의장 : 김두환
총무사회위원회 : 위원장 이태재, 위원 유수상, 김창성, 박명옥, 김두환, 김정자
산업건설위원회 : 위원장 강연기, 위원 이행규, 옥진표, 이상문, 한기수, 임수환
의회운영위원회 : 위원장 임수환, 위원 이행규, 이상문, 김창성, 김정자, 박명옥


▲ '장' 자리는 다섯자리, '장' 자리 도전의원은 여섯명이 돼…끝내 조율 실패, 파행 예고 

거제시의회는 4일 하반기 시의회 의장,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 선출, 소관 상임위원 배분 등 원 구성을 마쳤다. 후반기 원 구성은 의장 옥기재 의원, 부의장 김두환 의원, 총무사회위원장 이태재 의원, 산업건설위원장 강연기 의원, 의회운영위원회 임수환 의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민에게 의회 불신의 불씨가 될 ‘야합(野合)·약속 뒤집기’ 등이 난무한 ‘수준미달 거제시의회’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여론의 호된 회초리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끄러운 거제시의회’ 모습이 드러난 결정적 계기는 옥기재 의장이 동료 의원을 포섭하면서 의장 자리를 제외하고 ‘장’ 자리는 부의장, 총무사회위원장, 산업건설위원장, 의회운영위원장 네 자리에 불과한데, ‘다섯 사람이 ‘장’ 자리를 요구했고, 끝내 조율에 실패하면서 파행이 예고됐다. 

옥기재 의장이 끌어들인 의원은 9명이다. 6명의 한나라당 의원을 포섭했다.(옥기재, 김두환, 유수상, 이태재, 임수환, 김창성), 13명의 의원 중 과반을 넘기기 위해서는 최소 7명의 의원을 포섭해야 한다. 6명의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한 표가 모자랐다. 한 덩어리로 뭉쳐있는 야당의원(이행규, 한기수, 박명옥)을 포섭하는 과정에서 '장' 자리 약속을 했다.

야당은 이행규 의원이 ‘백의종군’하는 조건으로 박명옥 의원은 총무사회위원장, 한기수 의원은 산업건설위원장을 시켜준다는 말을 믿고 옥기재 의장쪽에 가담했다.

의장에 옥기재, 부의장에 김두환, 총무사회위원장에 박명옥, 산업건설위원장 한기수, 의회운영위원장 임수환으로 조율하고 선거에 들어갔다.   

오전 투표는 야당을 끌어들어 옥기재 의장, 김두환 부의장 체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오후 회의를 속개하기 전, 각 상임위 의원 배정에서 산업건설위원회를 바라는 의원이 여섯 명의 정수보다 2명이 많아 조정에 진통을 겪었다. 4명 의원이 투표를 해 두 명은 총무사회위원회로 갔다.

총무사회위원회는 김창성, 박명옥, 이태재, 김두환, 김정자, 유수상 의원으로, 산업건설위원회는 이행규, 이상문, 한기수, 옥진표, 강연기, 임수환으로 결정됐다.

문제는 오후였고, 산업건설위원회 배정을 바라다 총무사회위원회로 밀려난 이태재 의원은 “구 신현읍이 시의원이 네 명(이태재, 김창성, 이상문, 김정자)인데, 위원장 한명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총무사회위원장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오전 의장 선거에 출마, 분루를 삼킨 옥진표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12명의 의원으로 오후 회의를 속개하고 각 위원회 위원장 선거에 들어갔다.

▲ 총무사회위원장 세 차례 투표, 이태재 다득표로 당선돼…박명옥 의원 고배

▲ 이태재 총무사회위원장

총무사회위원장을 뽑는 선거가 시작됐다. 1차 투표에서 박명옥 5표, 이태재 3표, 김창성 2표, 김정자 1표, 무효 1표가 나와 7표를 획득해야 하는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에 들어갔다.

오전의 의장 부의장 선거결과대로라면 당초 약속한 박명옥 의원이 1차에서 과반을 넘어야 하지만 표가 응집되지 않고 있다는 징후가 드러났다.

2차 투표 결과는 박명옥 6표, 이태재 5표, 김창성 1표가 나와 박명옥 의원은 과반 득표에 한 표가 모자랐다.

다득표자가 위원장이 되는 결선 투표에 들어갔다. 2차 투표 결과대로 3차 투표를 했을 경우, 다득표자인 박명옥 의원이 총무사회위원자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것을 믿고 3차 투표에 들어갔다. 결과는 이태재 6표, 박명옥 5표, 무효 1표가 나와 이태재 의원이 다득표 총무사회위원장이 됐다. 당초 약속을 어기고, 야당 의원을 보란듯이 물먹였다.

이태재 의원이 “시민이 편안하게 잘 살게 하고, 거제시가 발전되는 일에 열심히 하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히는 가운데, 이행규 한기수 박명옥 의원은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동료 의원을 뒤로 하고 소수당의 한계를 곱씹으며’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다.

오전에 야당을 끌어들여 의장, 부의장을 뜻대로 성공시킨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태재 의원도 옥기재 의장편에 섰으니까 한 자리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총무사회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장을 굳이 야당에 줄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으로 야당의원을 물먹이지 않았나 추측된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옥기재 의장은 의원에게 정회 의견도 묻지 않고 의사봉을 두드려 정회를 선포했다. 9명의 의원으로 정회 후 속개를 선언하자, ‘동료 의원이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설득해보자’는 의사진행발언이 있어, 2차 정회가 선포됐다.

한기수, 박명옥, 이행규 의원은 본회의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의회를 나가버렸으며, 이상문 의원도 본회의장을 떠나버렸다.

▲ 욕심을 버린 강연기 의원 ‘얼떨결에’ 산건위원장에, 사퇴여부 '고심중'

▲ 강연기 산업건설위원장

30분 가량의 정회 후 8명 의원으로 산업건설위원장 선거에 들어갔다. 이왕 야당을 물먹이기(?)로 작심한 마당에 옥기재 의장 쪽에 가담한 의원 중에 산업건설위원장을 맡아야 하는데 마땅한 의원이 없었다.

남아있는 8명의 의원(옥기재, 강연기, 임수환, 김두환, 유수상, 김창성, 이태재, 김정자) 중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은 강연기, 임수환 의원 두 명만이 남았다.

임수환 의원은 옥기재 의장 쪽에 가담하면서 의회운영위원장을 내락받아 놓은 상태라, 옥진표 의원쪽에 가담한 강연기 의원 혼자만 남은 셈이 됐다. 산업건설위원장은 강연기 의원 5표, 한기수 의원 3표로 1차 투표에서 강연기 의원으로 결정났다. 한기수 의원은 또 약속 뒤집기의 희생양이 됐다.

강연기 의원은 옥기재 의장에 가담하지 않았는데, 얼떨결에 산업건설위원장이 됐다. 강연기 의원은 “거제 발전을 위해 진력을 다하겠다”는 당선 인사를 했다. 강연기 의원은  산업건설위원장직을 고수할지 사퇴할지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산업건설위원회, 후반기 의정 활동 기대 커

‘야합, 약속뒤집기’ 등이 난무한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산업건설위원회다. 이같은 희망의 근거는 산업건설위원회 위원들의 면면이다. 산업건설위원회는 이행규, 이상문, 한기수, 옥진표, 강연기, 임수환 6명이다. 시의회에서 나름대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의원들이 많이 포진했다.

거제시의 굵직굵직한 현안을 다룰 산업건설위원회 구성에 대해 산건위 소속 의원들이 ‘이제 제대로 되겠구나’하는 자체 평을 내리고 있어, ‘행정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제동을 걸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기대해본다.

▲ 의회운영위원장에 임수환 의원 당선

▲ 임수환 의회운영위원장

산업건설위원장을 선출 한 후 10여분 만에 다시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동안 의회 운영 위원 조율에 들어가, 의회운영위원으로는 김창성, 박명옥, 김정자, 임수환, 이상문, 이행규 의원으로 결정 발표했다.

8명의 의원이 참여한 의회운영위원장 선거는 1차에 임수환 4표, 김정자 4표가 나왔지만, 2차 투표에서 임수환 7표, 김정자 1표가 나와 의회운영위원장에 임수환 의원으로 결정됐다.

임수환 의원은 “후반기 의회가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데 힘쓰겠다”며, “사무국 직원과 의원이 잘 소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예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에 김정자 의원, 부위원장에 한기수 의원, 위원에 김창성, 김두환, 이태재, 강연기, 임수환 의원을 결정하면서 자리 욕심의 ‘추악한’ 5대 거제시의회 의장단 선출 막을 내렸다.

▲ 초선 의원이 해당 상임위원회 첫 배정인데, 거기에 상임위원장까지 욕심을 냈으니 

야당을 물먹이고, 막상 의장단 구성을 끝내놓고 보니 이상한 모양이 됐다. 또 옥기재 의장측의 각본대로 되지 않아, 옥진표 의원쪽에 가담한 강연기 의원에게 산건위 위원장을 갔다 바치는 꼴이 됐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의장을 제외하고, 모두 초선의원이다. 부의장의 역할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지만, 총무사회위원장과 산업건설위원장은 의정 경험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

총무사회위원장을 맡은 이태재 의원은 전반기에 산업건설위원회에 소속됐다. 그리고 산업건설위원장인 강연기 의원은 전반기 총무사회위원회에 소속됐다.

이태재, 강연기 의원은 총사회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는 각각 문외한이다. 해당 상임위를 파악하는데 최소 2년은 걸린다고 의원들이 말하고 있다. 그런데 해당상임위 업무에 대해 문외한인 두 의원이 과연 '위원장' 역할을 제대로 할지 의구심이 든다.

▲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의 정치적 성향 선명히 드러나

윤영 국회의원은 시의원들에게 '잘해보라'는 한마디로 시의회 의장단 선거에 초기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의 시의회 변화 여론에, 일부 의원에게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시의원들의 발언을 통해서 드러났다.   

외형적으로는 한나라당 독식처럼 보이지만, 한나라당 소속 10명 의원들 중 윤영 의원 직계 4명(옥진표, 이상문, 강연기, 김정자), 비직계 6명(옥기재, 유수상, 김창성, 김두환, 이태재, 임수환)으로 명확하게 밝혀졌다.

이번 거제시의회 의장단 선거는 한나라당 내 여러 세력 싸움에서, 옥기재·김한겸  전략적 동조체제(?) 구축 세력이 윤영 의원 세력에게 완승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번 시의회 의장단 구성을 통해 2년 뒤 지방선거에 공천권을 쥐고 있는 윤영 의원이 ‘버릴카드’와 ‘계속 쓸 카드’를 더욱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윤영 의원은 ‘신의’를 가장 소중한 덕목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측근을 통해 그동안 여러 차례 알려졌다. 2년 뒤 시의원에 도전할 정치지망생들이 윤영 의원에 대한 ‘능력 인정받기’ 발걸음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의 탈당도 점쳐지고 있다.

윤영 의원은 한나라당 내부 사정은 차치하더라도 조기태 도의원의 공천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에다 시의회까지 전혀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윤영 의원은 거제를 변화시킬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하는 따가운 시민 여론을 정면돌파해 나가야 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한편 윤영 의원 직계 의원 4명과 야당의원 3명이 사안별 공조체제를 이룰 경우 의회에서 과반을 넘기게 돼, 의회 본연의 임무인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옥기재 의장, 김두환 부의장, 이태재 총사위원장, 강연기 산건위원장, 임수환 운영위원장이 후반기 의장단으로 결론났지만, 후유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야당의원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이 시민의 대표라는 사실을 잊고 의회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서 나타난 ‘수준미달’의 거제시의회 모습은 한동안 시민의 입에 회자(膾炙)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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