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시장 기자회견, "9월 초에 다시 대화하고 농성 풀어라"
한기수 시의원, 시(市)·거제장애인단체·지역언론·일부 시의원 자극 발언 '불씨'

거제시청에서 20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26일 농성을 풀기로 결정했다.

이 단체는 26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교통 약자 이동권 보장 및 장애인 복지정책에 대한 수용 의지 및 유감 의사를 밝힌 권민호 거제시장의 제안을 수용한다"며 "기자회견을 끝으로 농성을 유보하고 9월 초에 다시 오겠다"고 했다.

권민호 거제시장 또한 이날 오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여일째 거제시장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권민호 거제시장은 26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남장애인자활센터협의회의 거제시청 농성을 풀 것을 정중히 제안했다.
권민호 시장은 "8월 인사 개편 후 해당 실과의 업무 파악과 정책 검토을 거쳐 9월 초에 경남장애인자립생활협의회 대표를 초청해 거제시 복지발전을 위한 협의의 자리를 만들겠다"며 "시장의 의지를 믿고 그 때까지(9월 초) 현재 진행 중인 농성을 중지해 줄 것을 정중히 제안한다"고 밝혔다.

권민호 시장이 기자회견을 가지기에 앞서 권 시장은 25일 경남장애인협의회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장애인협의회가 제안한 '거제시 교통약자 및 장애인 10대 정책'을 적극 검토하여 가능한 한 수용해나갈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 권민호 시장의 기자회견장에는 경남장애인자활센터협의회 송정문 회장, 김은동 시의원, 경남지체장애인협회 거제시지회 김희천 회장 등이 참석, 기자회견을 경청했다.
권 시장은 기자회견문에서 "2007년 11월 (전임) 거제시장 명의로 약속한 '장애인 5대 정책'은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지금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없고, 지금부터라도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정책 추진하고 실천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 한기수 시의원의 5분 자유발언 장면

한편 거제시의회 136회 임시회에서 한기수 총무사회위원장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입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나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 의원은 "거제시가 (2007년 11월) 공식문서로 답변을 해놓고 대부분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장애인들이 20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은 거제시의 약속불이행 때문이다"고 거제시에 책임을 전가했다.

한 의원은 "(장애인협의회가 장기 농성을 하기까지의 책임은) 시 공무원들이 지역에 있는 일부 장애인단체와의 내용도 없는 전술적인 협약, 지역주의 조장, 그리고 언론플레이를 위한 작업뿐이었다"고 거제시, 시 공무원, 거제장애인 단체 대표자, 지역언론을 싸잡아 비난했다.

▲ 2008년 5월 15일 김한겸 전임시장이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3개항의 협약서에 서명할 때의 모습. 김한겸 전임시장 오른쪽에 한기수 시의원이 배석하고 있다.
한 의원은 나아가 "(장애인 단체가 장기농성을 하게 된데는) 일부 시의원들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한다"며 거제시와 거제 장애인 단체가 협약하는데 중재 역할을 한 김 모, 전 모 시의원을 간접 겨냥했다.

▲ 2008년 5월 15일 협약서에 서명한 후 자리에 일어서는 모습.
모 시의원은 한기수 시의원의 5분 자유발언에 대해 "교통약자 이동증진에 관한 조례를 만들 때 한기수 시의원은 시의원으로 활동했는데 거제시 장애인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며 "인기영합식 5분 자유발언에 실망감을 안겨주었다"고 꼬집었다.

한기수 시의원 5분 자유발언 전문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과 “거제시지방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 수립” 을 지켜야 한다.

하절기 휴가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거제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 임시회에 참석해주신 의원여러분과 본의원에게 5분 자유발언을 허락하여주신 존경하는 황종명 의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자리에 함께해주신 권민호시장님을 비롯한 관계 집행 공무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늘 감사를 드립니다.

본의원은 지난7일부터 현재까지 시장실앞과 부속실에서 투쟁중에 있는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와 “권민호거제시장” 사이에 20여 일간에 걸쳐서 일어난 다툼에 대하여 발언하려고 합니다.

지난 2007년 11월에 거제시는 저상버스, 특별교통수단, 활동보조추가시간보장 등에 대해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협의를 하고, 공식문서인 공문으로 회신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제시에서 회신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저상버스는 2008년 2대 도입, 2009년 7대 도입, 2010년 7대 도입, 2011년 6대 도입 해서, 2011년까지 총 22대를 도입하겠다고 되어 있고,이동지원센터를 설치하여 특별교통수단을 운영하고, 운전자를 교육하는 등의 1년 365일 24시간제 운영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되어 있으며, 활동보조추가서비스는 지원대상 및 지원기준을 도우미뱅크와 동일하게 하여 대상제한이나 별도의 선정심사 등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서, 기관에 신청하면 필요한 만큼 바로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복지예산을 일반회계 대비 3%까지 확충하여 매년 유지하는 것 등이 답변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제시가 공식문서로 답변을 해놓고 대부분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여기 계신 의원님들 대부분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현재 시장 직소민원실 앞에서 장애인들이 20째 농성을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거제시의 약속불이행” 때문입니다.

해당요구들은 다른 사람들도 아닌, 우리 지역 “교통약자, 즉 장애인,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을 위한 요구들이고, 우리 동네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요구들인데, 권민호시장님의 입장을 보면 거제시민이 직접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서 들어줄 수 없다는 것과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이라면 법령에 근거하더라도 시장이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제시민이 요구하든, 서울시민이 요구하든, 외국인이 요구하든 그것이 거제의 복지발전과 거제시민을 위한 요구라면 귀 기울여서 듣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는 자세가 바로 행정을 하는 사람의 기본자세일 것입니다.

또한 전 시장이 약속한 것이라 할지라도 결국 거제시가 약속한 일이기에 현재 거제시의 시장이라면 이 상황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너무나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며칠 전에는 농성에 참여하고 있던 한 뇌병변1급 중증장애인이 민원실 앞에 법적 기준의 기울기에 맞지 않는 경사로를 내려가다 휠체어채로 꼬꾸라져 다친 사건이 발생했고, 그 다음날에는 뇌병변1급 중증장애인이 긴 농성의 피로와 더위로 인해 구토, 경련 등으로 응급실에 실려가고 그 다음날 아침에는 뇌병변1급 중증장애여성이 같은 증상으로 응급실에 긴급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문제가 이렇게 되기까지 시 관계자들이 한 것이라고는 지역에 있는 일부 장애인단체와의 내용도 없는 전술적인 협약, 지역주의 조장, 그리고 언론플레이를 위한 작업뿐 이였으며, 진정으로 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적 발상은 없었습니다. 농성20일이 되도록 장애인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몇 번이나 하였습니까?
이러한 일에 한몫을 한 일부 의원님들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었음을 이 자리를 빌어 지적합니다.

2008년 2월 4천7백만원을 들여서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서 용역하여 납품한 “거제시 지방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수립” 의 추진목표를 보면, 당시 7.4점인 거제시 이동편의지수를 2012년에 42점으로 향상시키겠다고 했으나 번지르르한 계획만 있었지, 실천은 전무한 상태에서 잘못을 지적하면 그것을 인정하고, 최대한 대안을 만들어 우리지역 이동편의지수를 높여나갈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공무원의 마땅한 행동이라 생각하는데 오히려 거기에 대하여 변명하기에만 급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특별교통수단의 위탁부분으로써, 이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특별교통수단이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타당하며 장애인이건 비장애인이건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가 되려면 장애인들을 위한 이동수단을 대중교통에 기초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주장입니다.

거제시는 현재 상황에 대해 자꾸만 방어하려 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이동권리가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하며, 시장은 본내용과 관련하여 조속한 시일내에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여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시길 바라고 거제시 장애인등 교통약자들의 복지향상과 이동권보장에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오늘 본의원은 5분 발언을 뒤로 하고, 5분 영상을 상영할 생각 이였습니다. 해당 영상은 시민영상제작자 한 분이 제작하여 저에게 제공한 것으로, 7월 7일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단체와 권민호시장님과의 회의 장면부터 지금까지 농성을 취재하여 제작한 동영상으로 본의원이 시청한 결과 거제시 장애인 정책의 현주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충격적인 내용으로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이라면 법령에 근거하더라도 시장이 지키지 않을 수 있다” 는 법에도 없는 발언이 담겨져 있습니다.

본 영상을 제작한 시민영상제작자의 허락이 있어 상영할 수도 있지만, 해당 영상의 주인공인 장애인대표들이 극구 만류하여, 해당 동영상CD를 시장님께 직접 전달하는 것으로써 거제시 교통약자와 장애인들의 복지발전을 위한 거제시의 책임행정을 촉구합니다.

5분자유발언을 끝까지 경청하여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