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 업무도 모르고 '허송세월'…한 프로젝트 여러 부서에 중복 담당

거제시의회(의장 황종명)는 집행부로부터 일주일째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번 업무보고는 상임위원회별로 업무보고를 받지 않고,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총무사회위원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실과 구분없이 전체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점이 평소와 다소 다른 점이다.

▲ 거제시의회는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거제시 해당실과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산업건설위 소관 조선산업지원과를 필두로 한기수 반대식 총사위원장과 산건위원장이 번갈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해당 실과 소속 상임위 구분없이 업무보고를 하다보니 평소에 나타나지 않던 중요한 점이 발견되고 있다.

'통합 업무보고'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해당 실과가 고유의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업무 부서의 성격에 맞는 업무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거제시 씽크탱크 부서가 자전거 도로 개설 사업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부서가 지속가능발점팀이다. 지속가능발전팀은 전임시장 시절에 거제 발전의 비전과 철학을 수립하는 '씽크탱크'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올해 1월 25일 조직개편 때 새롭게 만든 부서다.

지속가능발팀 자체 업무보고 자료에도 "지속가능발전 전략 수립과 정책 방향을 제시", "중장기적인 거제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제시"라고 밝혀놓았다.

하지만 지속가능발전팀의 소속된 담당 조직을 보면 지속가능발전팀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4개의 담당은 지속가능기획담당, 투자유치담당, 녹색성장 담당, 보상지원 담당으로 나눠져 있다. 보상지원 담당은 지속가능발전팀 업무 성격에 전혀 맞지 않는 부서이다.

▲ 거제시청 전경
반대식 산업건설위원장은 지속가능발전팀 업무보고에서 "거제시 향후 명운을 좌우하는 부서인줄로 알고 있는데, 아직도 중요 실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두환 의원은 "올해 1월 25일 조직개편을 했지만 잘못됐다"고 운을 떼면서 "지속가능발전팀이 보상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보상업무의 70%는 도로관련 보상으로 업무는 건설과에서 맞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자전거 이용활성화는 결국 자전거 도로의 문제로 건설과에서 담당해야 하고, 녹생성장은 환경관련 부서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결국 "기구 개편을 도대체 어떤 측면에서 했느냐"며 "지속가능발전팀이 존속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행규 의원은 "거제시의 씽크탱크인데 거제의 플랜도 없이 산발적으로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지속가능발전팀은 기획하는 부서가 돼야 하는데 자전거 이용 활성화 및 기반시설 정비 등을 맡고 있는 등 거꾸로 됐다"고 꼬집었다.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옥기종 과장은 "100대 사업에 대한 데이터를 축척하고 있다"며 "조직 목표에 맞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사등 청포 일반산업단지 지난해 6일 사업 승인 났는데, 아직도 지속가능발전팀에서

두 번째는 실과의 성격에 맞지 않은 업무를 맡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해당 실과 공무원이 현 부서로 오기 전에 앞선 부서에서 맡고 있었던 업무를 그대로 가지고 와 실과의 성격에 전혀 맞지 않는 업무를 보고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사등면 청포일반산업단지 조성은 지난해 6월 산업단지계획 승인이 고시된 곳이다. 각종 인허가 절차가 모두 끝나고 투자유치, 실수요자업체 모집, 주민 보상 단계인데도 지속가능발전팀 투자유치계에서 아직도 맡고 있다. 현재 투자유치 담당이 전임 부서인 조선산업지원과 투자유치담당에서 맡고 있던 업무였다. 각종 인허가 절차가 끝났으면 응당 조선산업지원과나 건설과 도시과 등에서 업무를 해야 함에도 지속가능발전팀에서 붙잡고 있는 실정이다.

▲ 해양항만과에서 하는 지세포항 개발과 도시과에서 하는 지세포항 개발은 별개 사업인가?

세 번째, 같은 프로젝트나 개발 사업을 놓고 여러 실과에서 중첩되게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등 자기과 밥그릇 챙기기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지세포 개발사업이다. 해양항만과는 '지세포 해양레포츠타운 조성', '거제돌핀파크 조성', '지세포 마리나 유치' 제목으로, 도시과는 '거제해양휴양특구 조성사업' 제목으로 각각 지세포개발에 대해 업무보고를 했다. 네 가지의 주요 업무는 모두 지세포항 개발에 관련된 업무이다.

또 청포일반산업단지는 지속가능발전팀에서도 업무보고를 했고, 도시과에서도 똑같은 업무보고를 했다.

한기수 의원이 도시과 업무보고에서 "지속가능발전팀이 맡고 있는 청포산업단지와 도시과의 청포산업단지는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하자, 도시과장은 "지속발전팀에서 하는 것 그대로이다"고 답변했다.

한기수 의원은 또 "거제해양특구, 해양항만과 다기능어항 개발사업하고 지세포해양레포츠사업, 지속가능발전팀 지세포해양레포츠 조성, 지세포 개발하는 것 좋은데, 한과에서 맡아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정호 도시과장은 "각 과마다 법을 집행하는 것이 다소 달라 관장 부서가 나눠져 있다"며 "마리나, 다기능 전원단지, 해안테크, 해양항만과 계통으로 해양항만과가 맡는 것이 맞다"고 한 의원의 지적에 공감했다.

한 의원은 "같은 땅에 여러 부서가 검토를 하고 있는데 국 단위 차원에서 조정해주기 바란다"고 안점판 도시건설국장에게 지적했다.

박장섭 의원은 이에 대해 "고현항 재개발 사업을 전담하는 고현항재개발T/F팀이 해양항만과 산하에 있듯이, 지세포항 개발을 전담하는 테스크포스팀(T/F)을 만들어 업무를 집중시켜야 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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