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남부내륙철도·가덕신공항 완공 시점 맞춰 '국제행사 개최 필요
여수·강릉 등 국제행사 유치 후 인프라 구축 사례 '역발상'으로 접근

‘거제시’와 직접 관련을 갖거나, 거제 인근에서 대형 국책 사업과 개발계획이 계획·진행되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은 남부내륙고속철도, 가덕신공항, 부산신항 ‘진해신항’ 확장, 창원~거제 국도5호선 해상구간 연결, 국도5호선 통영까지 연장 등이다. 인구 8만명이 목표인 명지국제신도시는 건설 중이고, 인구 8만명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조성도 눈앞이다.

여기에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과 함께 부·울·경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는 광역교통망 구축도 발빠르게 계획되고 있다.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은 지난 3월 8일 제224회 임시회 개회식 때 개회사에서 “시 집행부에서는 거제시의 미래 발전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찾아야 할 때다. 시민과 의회, 그리고 관련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의견도 청취하고 필요하면 전문 용역을 실시하는 등 실현 가능한 거제 미래 100년을 내다 볼 수 있는 선제적이고 내실있는 발전전략을 세워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지난 3월 12일 제224회 거제시의회 본회의 때 노재하 시의원이 ‘남부내륙철도와 가덕신공항 건설에 따른 거제시의 미래발전전략 구상 및 종합대책 수립계획’에 대한 시정질문을 했다.

노재하 시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거제시와 산업구조, 인구, 예산 등을 비교해 비슷한 기초지자체는 여수시를 꼽을 수 있다. 여수시는 2012년 엑스포 개최 이전에 한 해 관광객이 600~700만 수준에 머물다가, 엑스포 개최 후 2014년부터 2019년까지 1,300만명에서 1,500만명을 꾸준히 유지했다. 지난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840만명이 방문했다.”고 했다.

노재하 의원은 “여수시는 비전 슬로건을 ‘글로벌 해양관광도시 여수’로 잡았다. 5년 마다 ‘관광 종합 발전계획’을 세워 실행하고 있다”고 했다.

여수시 홈페이지를 검색해 살펴봤다. 2040 여수시 중장기 종합 발전 비전은 ‘가고 싶고 살고 싶은 글로벌 해양관광휴양도시’다.

비전의 하위 개념인 핵심 가치는 크게 세 가지로, 성장도시, 휴양관광도시, 소통도시로 잡았다. 전략 방향은 크게 네 가지다. 차세대미래산업 키우기, 해양휴양레저관광 가꾸기, 도시환경 및 주거 바꾸기, 인구성장 지키기, 시민 만족 채우기다.

‘관광·세계화’ 분야의 목표는 ‘글로벌 해양관광 거점도시’다. 추진전략은 명품 해양 관광도시 조성, 국제해양컨벤션도시 조성, 남해안 관광중심도시 조성이다.

실행과제는 돌산 향일암권 관광자원 개발 사업, 섬마을 너울길 조성 사업, 금오도 비렁길 활성화 사업, 크루즈 활성화, 관광 통계 개선 및 시스템 구축, 우수 관광자원 개발, 조명연합수군 테마관광자원 개발, 여수 지역관광협의체 활성화, 여자만 갯노을길 조성사업, 여순사건 다크투어리즘 활성화, 기존축제 활성화 및 새로운 대표 축제 개발, 웰니스(휴양·치유) 관광콘텐츠 개발 등이다.

세부실행계획으로 사업별 추진 배경, 주요 사업내용, 예산계획, 기대효과 연도별 추진계획, 연도별 투자계획, 분기별 실행계획, 추진상황, 문제점 및 대책, 향후 계획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 여수시 '2040 장기발전계획' 비전·전략·목표 등

거제시에는 관광종합 발전계획이 있을까?

노재하 시의원 발언 중에 “2006년에 관광종합개발계획 용역을 한번 한 후 지금까지 거제 관광의 미래상을 진단하고, 실현 가능한 분야별 기본계획과 실현계획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계획은 2006년 이후에는 한번도 없었다. 2012년에 외부 용역 기간에 맡기지 않고, 거제시에서 자체적으로 ‘종합관광개발계획’을 세웠는데, ‘캐비닛’ 속 관광 계획으로 전락했고, 아무도 찾아보지 않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거제시 관광과를 방문해 관광 종합 발전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거제시 관광과 관계자는 “시 자체적으로 ‘관광활성화 추진계획’은 해마다 작성하는데, 비전 전략 세부실행 계획 등이 담긴 ‘관광 종합 발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2018년, 2019년 거제를 찾은 관광객은 각각 614만9,685명, 703만6,887명이었다. 지난해 거제를 찾은 관광객은 445만6,174명이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시장 취임 후 ‘1000만 관광객 추진위원회’를 만드는 등 ‘1000만 관광객 유치’를 자주 강조했다. 설상 코로나가 없었다고 해도 1000만 관광객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부·울·경 주요 관광지는 크게 북쪽 경주 역사 관광지, 서쪽 지리산, 가지산·신불산·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산악 중심 관광지, 동쪽은 해운대·간절곶·오시리아관광단지 등 해양관광지가 축을 이루고 있다. 남쪽은 거제·통영·남해 등 섬·해양관광지다.

부·울·경이 광역 메가시티로 출범하더라도 각 광역·기초지자체 간 ‘관광 산업’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1시간 내 생활권 교통이 편리해지면, 특정 관광지에 대한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

‘거제시에 가봐야 별 볼 것도 없다. 숙박·식당 등 각종 관광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학동해수욕장, 바람의 언덕, 해금강 구경하려 가는데, 차 안에서 하루를 다 보낸다. 식당은 음식 맛이 별로이고, 불친절하다’ 등의 안 좋은 소문이 ‘SNS' 등을 통해 퍼지면, 편리한 교통 때문에 다른 지역 관광지로 쏜살같이 빠져나갈 것이다.

남부내륙철도 건설은 국가에서 하지만, 철도 시대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는 국가나 광역지자체가 책임을 져 주지는 않는다. 국가에서 가덕신공항을 건설하지만, 신공항시대 거제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거제시 주변으로 거제발전 좋은 호재는 있지만, 남부내륙철도도 착공하면 개통하겠지, 가덕신공항도 착공하면 완공하겠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좋은 학습효과가 있다. 2010년 거가대교 개통이다. 거제시가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기회를 놓친 좋은 사례다. 

역발상을 해야 한다. 도시를 한 차원 발전시키기 위해, 전국의 광역·기초지자체는 '대형 행사'를 유치한다. 여수 엑스포, 강릉 동계 올림픽을 먼저 유치한 후, 개최에 맞춰 각종 도로·철도 등 인프라를 추진했다. 행사가 먼저 결정되고, 그에 수반되는 인프라 구축이 이어졌다. 행사를 개최하고 나면 도시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한다.

거제시에는 도로·철도·항공 등 각종 인프라 건설이 먼저 발표됐다. 인프라 시설 완공 시점에 맞춰 ‘대행 행사’가 없다. 고작 해봐야 남부내륙철도 완공식, 가덕신공항 완공식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인프라 건설’ 완공 시점에 맞춰, 거제시 자체적으로 ‘대형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다. 물론 대행 행사 기획·개최는 순서가 바뀌었다. 하지만 얻는 결과는 같을 것이다.

시민을 결집하고, 시 행정력을 총동원해 ‘대형 국제행사 이벤트’가 필요하다.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것이 엑스포다. 등록 또는 인정엑스포가 아니더라도, 기획재정부서 국제행사로 승인 받아 추진하는 ‘무슨 무슨 엑스포’를 개최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부산시에서 2030년 등록 엑스포 개최가 확정되면, 가덕신공항, 남부내륙철도, 국도5호선 해상구간 완공 시점이 2029년으로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거제시에서는 2029년이 '국제행사 이벤트'를 개최할 적기다.   

이웃 도시 고성군은 ‘경남고성 공룡세계 엑스포’를 지금까지 2006년, 2009년, 2012년, 2016년 네 차례 개최했다. 2021년인 올해도 9월 17일부터 11월 7일까지 ‘2021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를 계획하고 있다.

산청군은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개최했다. 동의보감촌을 조성해 대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 차를 주제로 해 ‘2022하동세계차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이다. 2022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은 경남도지사이다. 자문위원회, 지원협의회, 1처2본부8부 조직을 갖춰 준비하고 있다.

▲ 2022 하동 세계 차 엑스포 행사장 조감도

경남의 기초지자체가 개최했거나 개최예정인 엑스포는 국제행사 전문기관 타당성 조사, 국제행사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승인을 받았다.

기초지자체들이 개최했거나 개최할려는 엑스포 개최 순서는 엑스포 기본계획 수립 용역, 국제행사 개최계획서 제출(도→농식품부→기재부), 국제행사 심사대상 선정(기재부), 엑스포 타당성조사 연구용역(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행사 최종 승인(기재부) 순으로 진행된다.

그 다음 엑스포 조직위원회 설립 및 지원 조례 제정(도·하동군), 엑스포 조직위원회 창립 발기인대회 및 이사회 개최(서면), 엑스포 조직위원회(법인) 설립 및 등기, 엑스포 조직위원회 및 사무처 개소 순으로 준비했다.

2012년 5월 3일부터 7일까지 고현항에서 31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계조선해양축제’ 일회성 행사를 개최했다. 조직위 구성이 거제시 차원에서 머무려면 안된다. 경남도, 정부 차원의 ‘조직위’가 구성돼야, 정부·경남도 등의 예산 지원이 뒤따를 수 있다. .

거제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기후가 온화한 곳이다. 육지에서 가장 먼저 꽃이 핀다. 보통 거제에서 계절 꽃이 시작된 후 1~2주 지나서 다른 지역에도 꽃이 핀다. 거제는 어느 꽃이든 다른 지자체에 비해 지리적 잇점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지자체보다 먼저 계절별 꽃·식물 축제를 개최할 수 있다. 동백축제, 난(蘭)축제, 개나리축제, 유채꽃축제, 벚꽃축제, 진달래축제, 철쭉 축제, 자운영축제, 튤립축제, 장미축제, 수국축제, 코스모스축제, 국화축제 등을 열 수 있을 것이다. ‘2030년을 국제관광도시 발돋움 원년으로 삼아’ 1년 내내 꽃 축제를 개최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

관광 인프라 구축도 대형 행사 개최 일정에 맞춰, 언제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워 속도를 내야 빨리 완공할 수 있다.

최근 일운면과 장목면은 거제시 면·동 지역 중에서 '경기'가 가장 나은 편이다. 일운면 대명리조트 '소노캄', 장목면 한화리조트 '벨버디어'가 두 개 면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를 갖춘 관광단지 개발 계획은 장목관광지와 남부관광단지가 있다. 남부면·동부면·거제면은 거제시 면·동 중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다. 남부관광단지는 남부면·동부면·거제면 지역 경제를 이끌 좋은 호재다. 환경 문제로 난관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인허가 절차를 빨리 마무리하고 착공·완공이 시급하다.

인허가 절차가 진행중인 테르앤뮤즈리조트 조성, 해금강2지구 개발진흥지구, 도장포 관광버스 주차장 설치 등도 완공 목표 연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2029년을 국 거제시 제관광도시 승격 ‘원년’으로 삼고, 대형 이벤트를 기획·개최하는 것을 면밀히 검토해보자.

그래야 남부내륙철도·가덕신공항·국도5호선 특수를 통해, 거제 관광발전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말로만 1,000만 관광객이 아니라, 착실히 준비하면 1000만 관광객 시대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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