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준 국회의원 vs 변광용 거제시장' 남 잘되는 것 용납 못해…사사건건 대립
거제시의회, 시민 예산 들여 한 '정책토론회' 거제민주당 집안행사로 전락시켜

■ “동남권 메가시티 앞에 여야 없다” 손잡은 박형준-김경수

▲ 박형준 부산시장(왼쪽), 김경수 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이 당선 일주일 만에 여권의 잠룡으로 손꼽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16일 부산시청으로 초청했다. 김 도지사는 이에 화답해 박 시장의 싱크탱크이자 인수위격인 부산미래혁신위원회 소속 위원들 앞에서 특강을 펼쳤다.

여야를 대표하는 두 명의 시·도지사가 여야를 떠나 동남권 메가시티라는 시대적 과업 앞에서 ‘초당적 협치’를 다짐했다.

이날 만남에서 먼저 박 시장은 “김 도지사께서 지금껏 메가시티와 관련한 이니셔티브를 쥐고 추진해 오신 데 대해 경의를 표하고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울경 메가시티는 시대의 명령으로, 상생할 수 있는 의제들을 모든 분야로 확대해 부울경이 대한민국 발전의 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도지사는 “정치는 정치고 행정은 행정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 문제를 놓고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박 시장님께서 당선 일주일 만에 저를 초청해 주시며 메가시티에 관심을 보여 주신 것은 초당적 협력을 해 나가는 데 좋은 계기”라고 밝혔다.

브리핑을 마친 김 도지사는 곧바로 부산미래혁신위원회 위원들을 대상으로 동남권 메가시티 관련 특강을 펼쳤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특강을 들었다.

■ 거제시 정치인들 협치(協治) 요원(遙遠)…거제 현안 표류

지난해 9월 17일 김동수 거제시의원(국민의힘)이 변광용 거제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을 했다.(김동수 시의원과 변광용 시장 간에 주고 받은 질문 답변을 현장감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경어체’로 게재한다.)

○ 김동수 거제시의원 : 질문에 약간 어긋나지만 시장님께 한마디 드리고 가겠습니다. 시장님 우리 정부를 상대로 건의하고 예산을 따기 위해서 정부를 많이 찾아가고 하는 거에 대해서 감사하고 또 고생하신다는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왜 거제시 국회의원은 안 만나십니까?
○ 변광용 거제시장 : 누가 안 만난다고 이렇게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결국 지역을 위한 일에 있어서 시장이나 국회의원이나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역으로 ‘국회의원은 왜 시장을 안 만나나?’ 이런 질문을 좀 해줬으면 좋겠고 저는 지난번에 한번 만나서 지역현안을 요청을 했었는데 일정이 안 맞았습니다. 일정이 안 맞았었고, 그래서 만나서 현안들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이후 서로 일정을 한번 보자, 이렇게 된 상황이고 저는 질문이 상당히 당돌하다, 이렇게 생각을 좀 합니다.
○ 김동수 시의원 : 거제시 공무원들이 국회의원을 만나서 도움을 요청하고 협의하면 적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까?
○ 변광용 시장 : 질문의 요지를 제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저는 우리 공무원들이 국회의원들의 자료요구라든지 협조가 있을 때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고 그리고 국회의원님 가서 만나서 얘기를 해야 되겠다, 하는 부분에 대해서 제가 이제껏 한 번도 하지 마라고 한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하게 되는지 상당히 의아스럽습니다.
○ 김동수 시의원 : 국회의원 서울사무실에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공무원이 찾아온 적이 있냐고?” “없다”고. 그리고 “자료는 어떻게 받느냐?” 하니까 “경남도를 통해서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 변광용 시장 : 그거는 그분의 자료 받는 어떤 행태겠죠. 그분의 자료 받는 행태이고. 우리시를 통해서 기획담당관이 계시고 국장님도 계신데 저희 시를 통해서 어느 국장님, 과장님 물어보십시오. 시를 통해서 자료요구를 했는데 저희들 자료협조 안 해줬는지. 만약에 시가 협조를 안 해줘서 경남도를 통해서 받는다라고 하면 그분이 거짓말을 하는 거고 만약에 그렇다면.
○ 김동수 시의원 : 거제시에 요청을 하면 답이 없답니다.
○ 변광용 시장 : 자기가 편하니까 아마 경남도를 통해서 하는 거 같습니다. 그렇게 이해를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서일준 국회의원과 변광용 거제시장(오른쪽)

이번달 13일 아주동 노동복지회관을 리모델링해 ‘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 건립 사업’ 공모에서 최종 대상지로 선정됐다. 서일준 국회의원실과 거제시가 각각 보도자료를 냈다.

양측의 보도자료에서 ‘공모에 선정된 공(功)은 내가 더 크다’고 아전인수(我田引水)다.

서일준 국회의원실은 “복합문화센터 확충은 지난해 선거 공약이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과 꾸준히 협의해, 아주동 노동복지회관을 리모델링해서 복합문화센터로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제시는 보도자료에서 “변광용 시장은 2018년 홍성태 전 민주노총 거제시 지부장과 간담회를 통해 근로자 복지회관 확대 운영을 건의 받았다. 리모델링을 통해 노동자 문화공간으로 조성되도록 약속한 바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공모사업을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했다.

보도자료에서 서일준 국회의원은 “함께 발로 뛰어준 거제시 공무원 분들의 노고에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노동단체와의 2년 전 간담회 당시 약속을 지키게 되어 기쁘다. 공모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해 온 직원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보도자료에서 서일준 국회의원은 ‘변광용 거제시장’을, 변광용 거제시장은 ‘서일준 국회의원’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공모에 당선되기까지 ‘서일준 국회의원 역할이 컸다. 변광용 시장을 비롯한 거제시 공무원의 치밀한 준비가 공모에 당선되도록 했다’는 등의 서로를 칭찬하는 모습은 보도자료에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이같은 사례는 '삼성중공업 정문 일대 아름다은 거리 조성사업' 공모 선정 놓고, 지난달 말 서일준 국회의원과 변광용 거제시장이 서로 ‘내 공이 더 크다’고 티격태격한 사례도 있다.

지난 13일 거제시의회 주최로 메가시티·가덕신공항 시대 거제시 발전 전략을 모색해보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18일 거제시의회를 비롯해 부울경 9개 기초의회가 주최한 ‘동남권 관문공항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3일 열린 ‘정책토론회’는 ‘거제 민주당 집안 행사였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통상적으로 토론회 자료집을 낼 때는 자료집 첫 머리에 개회사, 축사, 격려사 등의 정치인이나 주요 인사들의 인사말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 토론회 자료집에는 옥영문 의장 개회사, 변광용 시장 축사만 단촐하게(?) 있었다.

이번 행사는 거제시민의 대의기관인 거제시의회가 예산이 들여 하는 ‘거제시민의 행사’다. 그러면 주제 발표는 전문가가 하더라도, 토론자에는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아닌 거제시의원을 포함시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거제 발전에 관한 해답을 찾는 일은 여야(與野) 구분이 없다. 서일준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정책토론회가 열리는 줄도 몰랐다. 거제시의회서 어떠한 협의 요청도 없었다”고 했다.

최근 상문동 중학교 유치를 놓고 ‘유치위원회’가 두 개로 나눠져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거제교육지원청은 ‘유치위원회’가 두 개로 나눠져 난감한 입장이다. ‘상문동에 중학교가 꼭 필요하다’는 절박감으로 접근했다면, 유치위원회가 두 개 생길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 또한 ‘내편, 네편 추진위원회’로 저변에는 정치적 갈등이 깔려 있다.

송재윤(역사학)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는 19일 언론 칼럼에서 “현재 586 권력 집단은 1987년 이래 성장을 멈춘 듯하다. 자폐적 고립주의, 반인유적 종족주의, 비실용적 독자노선, 감상적 평등주의가 그들의 정신을 지배한다. 닫힌 태도, 뒤떨어진 국제 감각, 운동권의 특권의식이 그들의 트레이드마크다. 음모 정치, 선전 선동, ‘내로 남불’의 이중 잣대가 그들의 생존 방식이다.”고 꼬집었다.

닫힌 태도, 실력 부족, 겸손할 줄 모르는 자세 등은 거제 정치인들에게도 해당되지 않는지 반문해봐야 할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문제,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문제 등 거제 주요 현안은 공고한 ‘협치(協治)’를 해도 쉽게 풀리지 않을 문제다. 그런데, 현안을 놓고 갈등·대립·반목·질시(疾視)·무시 등이 횡행한다면 해결은 요원(遙遠)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남겨 놓고, 정치권의 갈등은 더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맹자(孟子)’ 이루 하편에 ‘인한 자는 남을 사랑하고, 예가 있는 자는 남을 공경한다. 남을 사랑하는 자는 남이 늘 그를 사랑하고, 남을 공경하는 자는 남이 늘 그를 공경한다.’는 말이 있다.(仁者愛人, 有禮者敬人. 愛人者, 人恒愛之, 敬人者, 人恒敬之).

말을 뒤집어보면 ‘인하지 않는 자는 남을 사랑하지 못한다. 예가 없는 자는 남을 공경하지 못한다. 남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남이 그를 사랑해줄리 만무하다. 남을 공경하지 않으면 남도 그를 공경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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