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봉 이학박사(전 동의대 교수, 현 거제도해초쑥영농조합법인 대표)

▲ 스페인 말뫼시 폐 조선소 위에 세워진 도시 전경

‘말뫼의 눈물’, ‘실패의 도시’란 수식어가 붙었던 항구도시 말뫼는 현재 ‘지속가능한 국제도시’라는 타이틀을 달고 조선업이 활황일 때 보다 인구가 40만 명이 더 증가하고 인구 절반이 35세 미만인 젊음의 도시로 도시재생을 성공하여 국제도시가 되어 있다.

■ 스웨덴 말뫼는 어떻게, 이렇게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었을까?

이 때 전환의 계기가 된 것은 1994년 말뫼 시 신임 시장으로 일마 리팔루(Ilmar Reepalu)가 선출된 일이다. 리팔루 시장은 당선 당시 말뫼 시의 상황에 대해서 “실업자의 도시, 쇠락한 ‘브라운 시티’의 분위기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방식의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 발전 방안에 대해 아무런 기대가 없었고,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제안했을 때 ‘어디 한번 해보자’는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리팔루 시장 당선 직후, 정당과 정파를 떠나 각 분야 전문가와 시민 대표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고, ‘말뫼가 어떤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몇 달 동안 토론을 벌였다. 리팔루 전 시장은 “큰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시민 중 누구도 ‘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는 배재되었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래야 전환의 과정 내내 시민들이 ‘내가 참여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그것이 전환의 가장 큰 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말뫼 시는 ‘친환경 도시’라는 비전을 채택했다.

다시 말해서, 어느 정당이 집권해도 변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당이 참여하고, 시민들이 공감하는 공동비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주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지난 4월 20일 거제시청 블루시티홀에서 진행된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용역’ 주민참여연구단 발대식”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주민참여연구단 발대식 및 오리엔테이션, 참석한 주민참여연구단 약 70여 명이 7개 분과로 나누어 분과별 토론을 했다. 분과별 토론에서는 “‘거제시에 살기 좋은 점과 불편한 점’, ‘불편한 점에 대한 개선방안’, ‘교통여건 변화에 따른 거제시 미래 비전’, ‘분야별 이슈와 지역 현안’, ‘전략사업 후보(안) 및 신규사업 아이디어 제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고 토론 결과를 변광용시장을 모시고 분과별로 발표를 하는 등 3시간 정도 진행했다.

주민참여연구단 위원들은 토론에서 거제의 희망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나는 의견들을 제시하는 모습에 사실 놀라웠다. 이러한 의견들을 활용한 전문가자문단, 행정기획단TF 등에서 구체화를 통해 용역사에서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이 수립된다고 했다.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계획'을 세우기전에 한 가지 문제점과 해결방법에 대한 제안하고 싶다.

문제점은 시기적인 부적절성을 극복해야 한다.

국토종합계획과 경상남도 종합계획 수립,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추진배경을 이해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거제시장, 도의원, 시의원들이 새로 선출된다. 물론 재선 정치인들도 있겠지만 공동체들의 공존과 거제의 미래 비전이라는 거제의 시대정신(개인적 생각임)에 맞지 않는 정치인들이 다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거제시장 임기 말에 만드는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집행할 새로운 거제의 정치인들이 내년에 선출되는데 이들이 얼마나 공감할 것인가를 거제시 행정은 고민해야 한다. 이번 계획안 비용 2억7,600만원은 거제시민의 돈이므로 어느 정당이 집권해도 이 계획안이 지속가능하게 실천되어야 하고 많은 시민들이 공감해야 한다.

문제해결을 위한 의견은 모든 정당의 정책책임자들이 참여하여 사업의 최종적인 의결 권한을 갖는 '최종 협의기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도시기본계획’이나 ‘도시관리계획’과는 달리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은 행정 주도형 계획이고 시의회는 견제 역할을 한다."라고 말하는 담당자의 기사를 보았다. 법적으로 맞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경제적 파이는 적고, 다양한 공동체들은 적은 파이를 두고 더 많은 것을 쟁취하기 위해 서로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이 현상을 타파하는 방법은 다양한 공동체들이 서로 협력하고 공존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시민들은 사적인 생각을 버리고 공적인 생각으로 살려고 노력할 때 우리 거제에서도 ‘어디 한번 해보자’란 반응이 나올 것이다.

▲ 윤석봉 박사

기대효과 중 하나는 모든 정당들과 합의된 ‘2030 거제시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의 하드웨어에 어울리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내년 지방선거에서 거제시장, 도의원, 시의원 후보자들을 통해 발굴하여 채택한다면 우리 거제의 미래에 대해 가슴이 뭉클해지고 흥분되어 거제시민들은 ‘이제 우리도 할 수 있다’란 생각으로 행복해질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싶다.

이제 거제시 행정도 더 변해야 한다. 내가 아는 공무원들 생각이 젊고 합리적이다. 이들이 거제시 행정을 거제시민을 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변화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거제시민들은 진취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으로 시대에 맞게 변화를 이끄는 공무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업 일자리 감소와 청년 인구 유출이라는 '쇠락도시(rust-belt city)라는 현상으로 귀결되지 않으려면 혁신적인 전환의 전략과 시민 공감대를 통해 성공한 스페인 말뫼의 교훈을 잊지 않는 공존과 행정력을 펼치는 정치인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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