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준 국회의원 23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대정부 질의'
서 의원 "조선산업 수퍼사이클 진입. 문재인 대통령은 합병 무산 선언해라"

 김부겸 국무총리가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EU 집행위가 요구하는 LNG 독과점 해소 방안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부산일보 등은 24일 “김부겸 총리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보도했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23일 오후 김부겸 국무총리를 상대로 대우조선해양 매각 ‘대정부 질의’를 했다.

연합뉴스는 이번달 13일 “EU 집행위원회 산하 경쟁분과위 대변인인 마리아 초니는 13일 기업결합심사 재개 여부를 묻는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지난해 7월 13일 위원회는 현대중공업그룹(HHIH)의 대우조선해양(DSME) 인수에 대한 심층 조사를 중단(has stopped the clock)했다’면서 ‘조사는 여전히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단된 상태’는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한국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에 대한 독과점 우려(시장점유율 60% 이상)를 해소할 충분한 방안(구조적 조치)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일준 의원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LNG 독과점 해소 방안들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김부겸 총리의 입장을 들었다.

먼저 서 의원이 “LNG 기술을 타국이나 타사에 이전하는 방법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총리에게 물었다.

김부겸 총리는 질문의 요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 듯 “조금 기술적인 부분의 판단이 있는 것 같아서 제가 함부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타국이면 중국인데 말도 안된다”고 했다.

이어서 서 의원이 “대우조선 LNG 생산시설 축소나 도크 축소 운영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부겸 총리는 “이것은 대우조선해양의 현재의 잠재력을 죽이라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우리는 받아들이기 어렵겠다”고 답변했다. 서 의원이 재차 “말도 안되지요”라고 묻자, 김 총리는 “예”라고 했다.

다음으로 서 의원이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 인수 후에 독과점 회피를 위해 일부 업체를 분리매각 해야 한다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총리는 “그럴 바에야 현재….”라며 말을 흐리자, 서 의원이 “말도 안되지요”고 재차 물었다. 김부겸 총리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고 응수했다.

서 의원이 또 “LNG 시장 점유율 제한은 어떻느냐”고 물었다. 김 총리는 “세계 LNG 발주 시장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이것도 받아들이기 어렵겠다”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서 의원이 “선가 인상을 제한하겠다는 제안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김 총리는 “이것은 독점에 따른 안전조치라고 마련한 것 같은데, 이것도 기업에서는 받기 어렵겠다”고 했다.

서 의원이 “다 받아들이기 힘들지요”라고 확인하자, 김 총리는 “예”라고 답변했다.

서일준 의원이 “독과점 해소 방안을 하나하나 따져 봤는데, 독과점 이런 조건을 내면 어떻게 보면 나라 팔아먹는 것과 마찬가지다.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해소 방안도 충족할 수 없다면 EU 기업결합 심사는 사실상 무산됐다 보는 게 맞지 않느냐”며 김부겸 총리의 견해를 물었다.

김부겸 총리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니까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현대중공업이 (EU에) 이런 조건까지 걸고 (대우조선해양을 합병한다면) 우리 조선업의 장래에 대한 대안이 될 수는 없는 판단이다”고 ‘조건부 인수 합병’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서일준 의원이 “두 차례 연장 한 후 매각 기한이 6월 말까지다. 하루 속히 무산 선언을 해야 된다”고 주장하면서 총리 견해를 물었다.

김 총리는 “막바지 두 기업 간에 여러 가지 논의를 하고 있고 또 협상을 하고 있으니까, 또 산업은행이 아마 주 채권은행으로서 자신들의 여러 가지 그림이 있을 테니까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이날 대정부 질의에서 서일준 의원 “5년 평균 매출 규모를 보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이 합병하면 25조 원이고, 삼성중공업은 7조원이다. 이게 어떻게 ‘빅2’가 됩니까? 슈퍼 ‘빅1’ 아닙니까?“라며 총리 견해를 물었다.

김부겸 총리는 “이 수치로만 보면 의원님 주장이 맞는 것 같다”고 응수했다. 서 의원이 이어 “슈퍼 빅1이 되면 대한민국 조선산업 생태계가 쑥대밭이 될 것 같다”며 총리 견해를 묻자, 김 총리는 “함부로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마는 이렇게 됐을 때 아마 시장 독점의 문제가 나올 것 같은데요, 지금 의원님이 제시한 이 수치가 맞다면”이라고 했다.

서일준 의원은 2019년 매각 발표할 때 삼성중공업에 참여 의향을 물은 절차상 문제도 지적했다.

◯ 서일준 의원 : 그다음에 2019년 1월 31일 매각 발표할 때 정부는 현대중공업과 MOU를 미리 체결해 놓고 삼성중공업에 참여 의향을 물어봤습니다. 이것 공정하다고 보십니까?
◯국무총리 김부겸 : 아니, 그게 사실이라면 그것은 저는……
◯서일준 의원 : 이것 사실입니다.
◯국무총리 김부겸 : 그러니까 지금 여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에도 제안을 했고……
◯서일준 의원 : 삼성은…… 그러니까 MOU 미리 체결해 놓고, 체결해 놓고 삼성에 제안을 했는데 이것 삼성 보고 너 눈치껏 빠지라는 그런 것 아닙니까? 이게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국무총리 김부겸 : 의원님 말씀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나중에
분명히 조사를 해 보면 그 내용이 나올 것……
◯서일준 의원 : 이것 사실입니다, 총리님.
조사 한번 해 보십시오.
◯국무총리 김부겸 : 예, 알겠습니다.

서일준 의원은 마지막 정리 발언을 통해 “정부의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오히려 조선산업 몰락의 단초가 되고 있다. 지금 조선산업은 세계적인 (초호황) 슈퍼사이클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조선 3사 간 경쟁과 협력으로 피땀 흘려 일으킨 조선산업 선도국의 지위마저 뒤흔들고 있다. 눈앞에 주어진 엄청난 기회마저 포기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께서 호령하던 남해 바다가 울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님, EU의 기업결합심사는 사실상 무산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미래를 위해 합병 무산 선언하십시오. 바다가 있는 한 조선업은 존재한다. 아니, 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다. 지금껏 그래 왔듯 대한민국의 영원한 핵심 산업으로 미래세대 에 물려줘야 한다.”며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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