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박종우 거제축협조합장…"20년 전부터 시장 도전 준비"
"최소 50년 원대한 거제 발전 도시계획 필요"…"이번 시장 도전이 처음이자 마지막"

지난 91년 3월 지자체 부활이후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3번 바뀐 긴 시간임에도 지방정치는 관선시대와 다른 괄목할만한 변화는 없었다. 이런 와중에 동시지방선거(22년 6월1일)가 1년 앞으로 또 다가왔다. 이번엔 관선시대를 뛰어넘을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 거제시 백년대계 초석을 놓을수 있을까.

여야를 막론하고 거제시장을 꿈꾸는 후보군은 현재 10여명에 이른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군은 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어쨌든 이들 10여 명 중 한명이 거제시장에 오를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거제인터넷신문, 뉴스앤거제와 새거제신문 3사는 거제시장 후보군을 순차적으로 만나 각자의 생각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공동 보도키로 했다. 그 세번째 인물로 국민의힘 박종우 거제축산업협동조합 조합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박 조합장과의 인터뷰는 상문동 거제축협조합장 사무실에서 지난 16일 가졌다. 이번 인터뷰는 전의승 새거제신문 편집국장이 했다. 관련 사진 중 일부는 박종우 조합장 측에서 제공한 사진이다./편집자 주.

▲ 박종우 거제축협 조합장

- 내년 지방선거 시장 후보군 중 국민의힘 예비 주자로 나선 박종우(51) 거제축산농협 조합장은 이력이 다채롭다. 건설업 등 여러 분야의 사업에 도전했고, 도전한 사업마다 원만한 경영 성과를 냈다고 알려지며 그 다음으로 거제시장 출마를 택했다. 시장 출마는 오래전부터 세운 목표였다고 한다. 그는 특히 여러 가지 사업의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경영 마인드’를 강조하고 있다.

- 거제시장 출마는 언제부터 생각했나?
"20대 후반에 창원의 한 회사에 입사하면서, 회사 대표님과 인연을 맺으며 시장 출마의 꿈이 시작된 셈이다. 대표님은 함양군수와 마산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을 역임했던 여주환 어르신이었다. 이 분께서 저에게 멘토가 되어주셨다. 30대 후반에 함양군수가 됐던 분이신데, 퇴임하던 시점에 설립한 회사에 제가 1997년 입사를 했다. 전기감리 분야 일을 하면서 어르신의 수행비서 역할도 했다. 어르신의 면면을 알게 되면서 존경을 하게 됐고 좋은 영향을 받았다. IMF 위기가 왔던 1998년 초기에 제가 이 회사 전기분야 업종을 망라하는 대표가 됐다. 이후 어르신께서 거제로 내려가서 뜻을 펼쳐보라 격려해주셨고, 그렇게 2002년에 거제로 복귀했다. 2006년엔 ‘미조건설’을 설립했다. 거제 복귀 시점부터 향후 거제시장 출마를 하겠단 뜻을 품었다. 뜻을 펼치란 어르신의 격려엔 시장 출마도 포함돼 있었다."

- 사업이 성장하다보니, 출마 생각까지 이어진 건 아니었단 얘기인가.
"그렇다. 건설사업을 하면서도 세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거제시 인허가를 받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 둘째, 지인의 의뢰를 받지 않는다. 셋째, 지역업체와 입찰 경쟁을 하지 않는다. 사업은 다른 지역에서 추진했고, 제가 거주하는 집을 지을 때 말곤 인허가를 받은 경우가 없다. 미조건설과 오래도록 함께 하는 협력업체들도 우리지역 업체들이다. 여러 단체들에도 가입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동문회(거제대학)와 거제상공회의소 활동만 했다. 이렇게 원칙을 세운 건 철두철미한 신변관리를 위해서다. 그래야 향후 출마했을 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시장 출마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저런 원칙까지 고수하며 사업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 여러 가지 사업을 해본걸로 안다.
"건설업 외에도, 유람선 사업, 호텔업, 철강업, 유통업 등 여러 업종과 업태를 직접 경영했고 경험했다. 그러다 금융사업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대한 여러 가지 업종의 경영을 해보고 시장 출마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거제축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했고 당선했다. 당선 직후부터 흑자 전환을 했다. 경영인은 2년내 승부를 봐야 한다. 지금은 축협의 경영시스템을 확립한 상태다."

- 시장 출마 관련, 축협 내부의 부정적 기류가 있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 그랬다면 이사회에서 문제가 됐을 것인데 그렇지 않다. 정치적인 비토라고 본다. 축협장 보궐선거를 피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비상근 조합장으로 급여 없이 조합장 직위 유지가 법적으로 가능하다."

- 사업 경험과 시장 출마의 상관관계는 어떤 것인지?
"여러 사업에서 ‘경영’을 해봤다. 한번도 시장이 정치인이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제가 모셨던 여주환 전 마산시장님도 ‘시장은 행정가이자 경영인’이라고 강조하셨다. 그래서 저보고도 경영을 하며 향후 시장 출마의 뜻을 펼쳐보라고 하신거다."

- 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다?
"시장은 당적을 지닐 뿐이지, 반드시 경영인이 돼야 한다. 시민들을 주식회사 거제시의 주인으로 모셔야 한다. 어떤 분은 시장을 ‘봉사의 자리’라고 하는데 잘못된 인식이라고 본다. 시장은 봉사단체장이 아닌 경영인이다. 항간에 행정을 잘 알지 못하는 박종우가 어떻게 일할 것이냐는 부정적 견해도 있는데 틀린 얘기다. 시장의 자리는 행정 실무를 일일이 처리하는 자리가 아니다. 경영은 그런 게 아니다. 직원 사기를 진작시키고 독려하며 적재적소에서 일할 수 있는 인원을 배치하고 방향을 잡는 게 경영이며 시장의 포지션이다."

- 거제 현안에 대한 관점, 시각은 어떤지?
"세가지를 꼽겠다. 첫째는 거제 문화의 빈약함이다. 문화가 약하다는 얘기다. 어느 순간부터 거제의 문화 발전이 정체돼 있다는 생각이다. 문화는 모든 것의 원류가 된다. 문화가 제대로 정립돼야 역사, 예술, 관광 발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거제만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키고 계승시켜야 관광 발전, 그리고 지역경제까지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거제의 독특한 문화가 무엇이냔 물음에 즉각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문화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해본 지도자가 있는지의 문제다. 일례로 거제문화원이 주차 공간 하나 없는 곳인 게 지금의 거제다. 문화 발굴, 계승, 발전이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 문화가 첫 번째라는 얘긴데, 거제 문화의 본질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거제에서 잊혀진 문화, 음식 문화가 본질이다. 그래야만 거제 관광 발전으로 이어진다. 관광의 첫째는 음식이다. 제가 시장이 되면 거제만의 음식, 독특하고도 잊혀진 거제의 음식을 재발굴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거제의 정체성이 생긴다. 거제에 있던 음식이 통영 음식이 된 사례도 있다. 그래서 통영과 비교하면 거제 문화 발전은 더디다고 본다. 인근 통영은 음식 문화로부터 시작해 다양한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화가 이중섭 거리, 음악가 윤이상 관련 행사 등등.. 거제는 과거에 있었던 거제 독로 문화제도 사라졌다. 역사적 논란이 다소 있다는 이유로 말이다. 문화는 곧 관광이다. 문화 없는 관광이 될 수 없다.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고 마케팅이 돼야 한다. 접근성이 좋은 거제보다 왜 제주로 신혼여행을 갈까? 제주는 3개월만 기후가 좋고, 거제는 3개월만 기후가 나쁘다. 거제 마케팅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이다. 음식 문화가 빈약해서이기도 하다. 인위적으로 예산을 들여 시설만 짓는 게 능사가 아니다. 장목면 매미성의 사례를 봐도 그렇다. 스토리가 기본이다."

- 두 번째로 도시정책과 관련해선 어떤 생각인가.
"저는 건설사업을 하며 큰 프로젝트들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디자인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평면도만 봐도 입체적 형태를 읽어낼 수 있다. 현재 진행중인 고현항 재개발 매립 사례를 보면, 지금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 위치가 맞는지 의문이다. 홈플러스 인근 입지가 맞다고 본다. 그래야만 바다와 하늘이 보인다. 이 일대는 교통 관문이기도 하고 도심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문제다. 특히 18개 면동을 디자인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남부내륙철도가 들어오고 가덕신공항이 지어지는데 거제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다. 거제지역 각 마을, 부락의 수가 9000여 개에 이른다. 이 부락들을 그대로 둘 것인가? 전주 한옥마을이나 안동 하회마을이 왜 명소가 됐나. 이 지역엔 기와집과 초가집이 특화돼 있다. 외벽 색깔과 지붕 색깔을 통일감 있게 만들거나 바닷가 마을은 바다 풍경과 어우러지도록 만드는 등 거제지역 각 부락들에 대한 중장기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 최소 50년을 내다보는 도시디자인이 돼야 한다.

- 건설업은 했지만 자신이 도시전문가라고 내세우긴 힘들지 않나?
"단순히 건물 건축공사만 한 게 아니다. 미조건설은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 호텔 공사를 비롯해 김해 장유 신문1지구 도시개발사업을 대행하기도 했고, 공항 활주로, 항만, 도로, 단지 조성 등 대형사업을 주도했다. 도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자부한다.- 오직 경영을 강조하는데, 전임 시장은 사업가이자 다선 정치인이었고, 현 시장은 초선 정치인이다. 시장과 정치는 떼놓을 수 없어 보이는데."

"저는 정치인이 아니라 ‘주식회사 거제시 대표이사’로서 경영인이 되고자 한다. 정치는 국회의원이 해주시면 되고, 시장은 거제시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말처럼, ‘정치는 국회의원에게, 경영은 시장에게’가 돼야 맞지 않겠나."

-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부인과 2남을 두고 있다. 장남은 서울대 기계공학과에서 공부하다 올 1월 군에 입대했다. 차남은 해성고등학교에서 재학중이다."

- 거제 현안과 관련해 빠진 얘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해달라.
"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로 추진되다 지지부진한 사곡만 매립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바다 매립은 신중해야 한다. 도심에서 가장 가까워 희소가치가 높은 해변을 왜 매립하나? 차라리 연초면 오비산업단지 쪽 산지를 깎으면 더 넓은 부지가 나온다. 오비와 한내에 공단들이 있다. 공단을 여기저기 늘어놓을 게 아니라 한 곳으로 집중, 집적화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떻게 모아낼 수 있을지 고민을 해야 한다. 거제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공장과 공단은 문제가 있다. 거제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거제시 예산과 관련해선 규모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쓰임새다. 어떻게 전체 시민들을 위해 고루 쓰였느냐는 게 핵심이다. 그게 경영이다."

"거제를 ‘치유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인구를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도권 아파트 30억짜리 한 채를 지닌 은퇴자를 거제로 오게 하면 3억 아파트를 구입해 나머지 돈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개발도 능사가 아니다. 거제 해안가에 관광시설을 짓기 앞서 자연적인 몽돌소리를 어떻게 들을 수 있도록 하느냐, 스토리텔링과 마케팅을 하느냐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

"지금 양대조선 노동자 출퇴근을 맡는 통근버스가 80여 대인데, 출퇴근 사이 공백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봐야 한다. 양대 조선 선주사 주재원들에 대한 예우도 중요하다. 양대조선이 수주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지 않나. 거제시장으로서 선주사 주재원들을 어떻게 배려하고 챙겨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시장 출마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누가 제대로 거제시를 경영할 수 있을지를 시민들께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

▲ 코로나 치유 기부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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