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모 위원장 구심점 상실, 정권 실세 김경수 도지사 정치생명 '아웃'
3년 동안 거제시 인구 20·30대 1만2,642명 감소, 50·60대 이상 1만1,525명 증가

 ▲ 2018년 지방선거 때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 거제 고현시장 앞에서 진행된 집중유세 장면

내년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거제 정치인들에게 불길한 그림자가 엄습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내우외환(內憂外患)에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연령대별 인구 구성비 등 선거지형 변화 악재가 중첩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거제지역 위원장을 맡아, 당원 구심점 역할을 했던 문상모 위원장이 정치 생명에 큰 고비를 맞았다. 문상모 위원장은 지난 16일 고등법원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받았다. 문 위원장은 대법원에 상고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문 위원장과 함께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A 씨는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이 상고를 포기할 경우, 공직선거법 제266조 ‘선거범죄로 인한 공무담임 등의 제한’ 규정에 따라 향후 5년 간 국가공무원 등에 임용될 수 없다.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내년 지방선거는 말할 것도 없고, 2024년 국회의원 선거도 출마할 수 없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인고의 세월을 겪고, 2028년 지방선거에 얼굴을 내밀지는 알 수 없다.

이와 더불어 ‘경남의 모든 현안 해결은 김경수로 통한다’고 할만큼, 현 정권 핵심으로 경남 현안 해결, 예산 확보 등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김경수 도지사가 곧 ‘영어(囹圄)’의 몸이 된다.

대법원은 21일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공모 공동 정범’으로 규정해, 2년 유죄로 확정 판결했다.

현 정권 실세인 김경수 지사가 ‘아웃’됨에 따라, 경남에서 민주당을 선두에서 이끌고 갈 구심점이 사라졌다. 김경수 지사 대항마로 민홍철·김정호 국회의원과 허성무 창원시장, 한경호 전 경남지사 권한 대행 등이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진다.

김 지사가 빠지면서 민주당의 경남 지방선거 전략에도 차칠이 불가피해졌다. ‘어게인 2018’이 손에서 떠난 풍선처럼, 하늘 위로 날아가면서 멀어지는 형국이다. 거기에다 거제에는 지난 지방선거 때 거제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거제를 위해서 무엇을 했으며, 거제 출신이 맞기나 한가’라고 반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원팀’ 우산 효과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거제시장, 경남도의원을 싹슬이하고, 16명 중 10명의 시의원을 배출했다. 시장·도의원·시의원을 합치면 14명이다. 지역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설움 받은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당선됐기 때문에 ‘잘할 것이다’고 많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 중 어느 한명이라도, “잘 한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시장, 도의원, 시의원은 3년 시장·의정활동에 자질에 대한 밑천이 다 드러났다. 시민들은 보여주기 쇼 행정·의정활동에 등을 돌렸다. 도정·거제시정을 견제·감시해야할 도의원·시의원들은 집행부를 두둔하는 낮 뜨거운 의정활동이 비일비재,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의회 유튜브 방송이나 속기록을 검색해보면 다반사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기사화시키기도 부끄러울 정도다.

이와 더불어 거제인터넷신문이 지난 9일 기사화한 “거제시 인구 빠른 속도 감소, 올해 말 24만명 무너지나” 제목 기사에서 최근 3년 동안 거제시 인구 이동에 특이한 현상이 발견됐다. 이같은 인구 이동 현황은 내년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하기 보다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8년 6월 30일과 2021년 6월 30일, 3년 동안 연령대별 인구 변화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교 기간 3년은 제8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변광용 거제시장을 비롯해, 경남도의원·거제시의원의 임기가 시작된 후 만 3년이 경과한 시점이다.

3년 동안 거제시 인구 중 20대는 2만6,294명에서 2만3,629명으로 2,665명이 줄어들었다. 30대는 3년 전 4만4,661명에서 3만4,684명으로 9,977명이 감소했다. 20대, 30대 감소 인구가 1만2,642명이다.

3년 동안 40대는 4만7,117명에서 4만7,446명으로 329명이 증가했다. 50대는 3만6,921명에서 3만9,362명으로 2,441명이 증가했다. 60대는 2만1,432명에서 2만7,882명으로 6,450명이 증가했다. 70세 이상은 1만4,720명에서 1만7,025명으로 2,305명이 증가했다. 3년 동안 연령대별로 증가한 인구는 1만1,525명이다.

▲ 3년 동안 연령대별 인구 구성 비율 변화

3년 동안 감소한 인구와 증가한 인구를 합치면 변화폭은 2만4,167명이다. 감소한 인구와 증가한 인구를 투표에 적용하면, 두 배의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연령 한쪽만 줄어들었다면 큰 문제가 안될 수 있다. 하지만, 줄어든 인구만큼 특정 연령대 인구가 증가했고, 통상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연령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대 선거결과 자료에 연령대별 투표 결과는 발표하지 않는다. 단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나타난 결과를 통해, 연령대별 투표성향을 가늠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30대, 40대 젊은 층은 민주당 또는 진보 진영에, 60대 이상은 국민의힘 또는 보수 진영에 투표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3년 동안 20대, 30대, 40대는 대폭 감소 또는 정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50대, 60대, 70세 이상은 많이 증가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변광용 민주당 후보는 6만2,946표(52.47%)를 획득해 당선됐다. 서일준 자유한국당 후보는 5만4,764표(45.65%)를 획득했지만, 낙선했다. 두 후보간 표차는 8,185표다.

3년 동안 증감폭을 2018년 6월 지방선거 투표율 63.03%를 곱하면, 1만5,232표가 나온다. 2018년 선거 때 변광용 후보와 서일준 후보 표차의 약 2배가 된다.

참고로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때는 서일준 미래통합당 후보가 6만5,746표(50.89%)를 획득해 당선됐다. 문상모 민주당 후보는 4만9,136표(38.04%)를 획득했고, 김해연 무소속 후보가 1만952표(8.48%)를 획득했다. 서일준 당선자와 문상모 후보가 표차는 1만6,610표다. 투표율은 66.14%였다.

거제 지역에서 오랫동안 정치에 관심을 가진 A(63) 씨는 “시민을 만나면서 피부적으로 느끼는 여론 흐름은 민주당 지지세가 8년 전으로 회귀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거제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결코 방심할 위치는 못된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소속 거제시의원 5명이다. 하지만 3년 동안 의정활동에서 존재감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 국민의힘 소속으로 내년 지방선거 거제시장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일부 인사들 중 ‘함량 미달’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힘에는 그렇게 시장할 후보가 없느냐’고 오히려 시민이 우려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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