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계획 없다'는 것 실토(?)…국비까지 확보했던, 치유의 숲은 다른 곳으로 옮겨 조성
전기풍 시의원 "치유의 숲 조성 목적 사유지 매입, 사업 목적 바뀌면 반환 소송 휘말릴 가능성 높아"

거제시는 변광용 거제시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8년 3월 14일 ‘거제 치유의 숲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전임 권민호 시장 시절부터 추친한 ‘거제 치유의 숲’은 거제 동부면 구천리 산 96번지 일원 56㏊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었다. 

주요 시설은 치유센터, 치유정원, 생태힐링원, 물치유원, 치유욕장, 치유숲길, 풍욕장, 편백욕장, 주차장 등을 갖출 계획이었다. 연간 이용객이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전체 사업비는 72억1,500만원이었다. 조성비 50억원과 토지매입비 22억1,500만원이었다. 사업대상지 중 50㏊는 산림청 소유 부지를 대부받아 사용할 예정이었다. 그 당시 거제시는 치유의 숲 조성 목적으로 16억원을 들여, 개인사유지 6만㎡ 중 4만여㎡도 매입했다.

조성비 50억원은 국비 25억원, 도비 7억5,000만원, 거제시비 17억5,0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전임 김한표 국회의원은 2018년 12월 9일, “2019년 정부 예산에 치유의 숲 조성사업 예산 3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부 예산 3억원이 확보됐기 때문에 도비 9,000만원, 거제시비 2억1,000만원을 합쳐 6억원으로 2019년 1월부터 공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거제시는 2018년 12월 13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치유의 숲 진입도로와 주차장 조성지역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 안’도 밝혔다.

▲ 동부면 구천리 '거제치유의 숲' 조성 계획안

2018년 12월 14일 그 당시, 김규승 산림녹지과장은 “2019년 예산이 6억원이 확보됐기 때문에, 산림청과 국유지 대부계약 체결하고, 경남도에 사업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2019년 2월 경 사업 승인이 끝나면, 2019년 상반기에 착공이 가능하다. 오는 2021년에 완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거제 치유의 숲’이 착공을 앞두고 있는 2019년 1월 11일 변광용 거제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면서, ‘국립난대수목원’을 처음 언급했다. ‘거제 국립난대수목원’은 56㏊ 규모로 착공을 앞두고 있었던 ‘거제치유의 숲’ 대상지도 포함시켜, 동부면 구천리 산 96번지 일원 344㏊(344만㎡‧약 104만평)로 예상했다.

▲ 국립난대수목원 구역계(붉은색). 거제 치유의 숲 조성 예정지가 포함돼 있었다. 거제시는 국립난대수목원이 무산된 후 한아세안국가정원 때문에 치유의 숲 조성지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2019년 1월부터 언급된 국립난대수목원은 2년 동안 거제에 조성될 것이다고 거제시가 ‘애드벌룬’을 한껏 띄웠지만, 전남 완도로 가 버렸다.

국립난대수목원 유치가 무산되었으면, 그 동안 난대수목원 유치지역과 겹친다는 이유로 사업이 보류되었던 ‘거제치유의 숲’을 다시 추진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거제시는 국립난대수목원 조성 예정지에 대체 사업으로 ‘한·아세안 국가정원’을 조성할 것이다며 ‘거제 치유의 숲’ 사업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 버렸다.

거제치유의 숲 조성지로 장소를 옮긴 곳은 북병산 자락 거제시 삼거동 산151-1번지 일원이다. 산림청 소유 부지다. 삼거동 ‘심원사’가 있는 곳이다.

새롭게 추진하는 치유의 숲은 전체 면적이 60.7㏊이며, 전체 사업비는 50억원이다. 거제시는 올해 하반기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각종 평가 및 조사를 거쳐 올해 12월 경 착공, 2022년 6월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 거제치유의 숲 신규 조성 예정지

지난 16일 거제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 ‘산림녹지과’ 업무보고 때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전기풍 시의원은 “용역,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감정평가 등 여러 행정 절차를 거쳐 동부면 구천리 치유의 숲 조성지에 포함된 ‘사유지’를 사들였다. 치유의 숲으로 조성하겠다 해서 매입을 했는데 목적이 달라지면 이거 다 소송하면 진다. 수월동 옛날 다나까농장에 하수종말처리장 하겠다고 해놓고 안 되니까 소송해서 다 내줬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전기풍 시의원은 “(동부면 구천리에 치유의 숲을 조성하기 위해) 국비까지 받았지 않느냐. 행정력을 동원해서 추진했던 것은 깡그리 무시하고, 위치를 변경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했다.

원태희 관광국장은 “난대수목원이 안되면 치유의 숲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국립난대수목원이 안되고 (한·아세안)국가정원으로 간다고 확정해, 이제야 치유의 숲 장소를 옮기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전기풍 시의원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우다 보니까 계속해서 단추가 하나씩 어긋나는 거다. 법적인 문제를 검토를 하든지, 개인 토지주들한테 치유의 숲을 위치를 변경하게 됐다는 동의를 받든지 방법을 찾아야 된다. 동부면 구천리 치유의 숲은 의회 동의 절차도 거쳤다. 그런데 이번에 옮기는 치유의 숲은 의회 동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의회 동의는 받아야 된다. 위치가 변경됐으면 절차를 분명히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김동수 시의원이 “만약에 (한아세안)국가정원이 안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김형호 산림녹지과장은 “(한아세안국가정원은) 산림청에서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마 될 것이다”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노재하 시의원이 “산림녹지과장이 ‘(한아세안국가정원) 잘 될 겁니다’고 말했는데, 현재 (한아세안국가정원) 추진 계획, 추진 현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요구했다.

김형호 산림녹지과장은 “현재 단계서는 이렇다하고 정확하게 말하기는 조금 그렇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면 따로 한번 보고 하겠다”고 했다. 거제시 산림녹지과장의 발언은 ‘한아세안국가정원’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것을 실토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노재하 시의원이 “그러면 무엇을 놓고 ‘잘 될 겁니다’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형호 산림녹지과장은 “산림청에서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넘겨서, 기획재정부서 심의를 거쳐 예산이 확정되면 다시 국회로 넘어갈 것이다. 그 관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그 이야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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