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수 의원, '의장단 선출방식 미리 바꿔놓자'

한기수 거제시의회 의원(진보신당)이 거제시의회 파행 사태에 관해 입장을 정리한 기고문을 본사에 보내와 게재한다. 한기수 의원의 개인 기고문으로 본사의 편집방향과는 관계없음.(편집자주)


▲ 한기수 거제시의회 의원
▲ 충분히 예상된 파행(跛行)이였다.

거제시의회가 지난 7월4일 치루어진 의장단 선출의 휴유증으로 대립각을 세우며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본의원이 발의한 의장단 선출에 관련된 '거제시의회 위원회 운영조례 및 회의규칙 개정(안)' 을 6월 26일 의회 운영위원회에서 부결시킬 때부터 이러한 파행은 충분히 예상되었었다.

조례및 회의규칙 개정(안)은 거제시 의회도 이제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서 발의했으나 의원 개개인의 유ㆍ불리에 따른 판단으로 인하여 찬성2, 반대3, 기권1로 부결되고 말았다.

'조례 및 회의규칙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는 현재 고수하고 있는 교황식 선출방식은 능력과 자질보다는 친소관계에 따른 줄세우기 등으로 합리성이나 투명성, 민주성이 결여되어 있다. 이를 개정하여 시민들의 대표 중에서 대표를 선출하는 의장단 선거에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하여 의원들을 대표하고 집행부를 견제할 능력을 겸비한 분을 선출하기 위함 이였다.

또한 의회 및 위원회를 대표하고 의회직원들을 감독할 막중한 책무가 주어진 의장단 선출에서 후보등록을 하고 정견 발표를 하자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방식대로 하면 13명의 의원들이 어느 자리든지 다 후보가 되고 전문성이나 위원회 활동의 능력과 관계없이 이 자리 저 자리 기웃거리게 되는 폐단이 생겨나게 되어 있다. 

▲ 무엇을 위해 의장(議長)을 하겠다는 것인가?
누가 의장에 출마하는지(?) 의장이 되면 어떻게 의회를 이끌고 갈 것인지(?)를 공개적으로 표시하고 공약을 제시하여 의원들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의 생각은 어떠한지를 의원들이 수렴하여 투표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의회 의장은 의원의 대표이기에 앞서 시민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거 또한 마찬가지이다.

후반기 의장에 출마 하려고 했던 3명의 의원들이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의장을 출마하려고 했는지, 의장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투표를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저를 반장으로 뽑아준다면 우리 반을 1년동안 이렇게 이끌겠다”고 정견발표도 하고 각종 공약도 내건다. 결과적으로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하면서 초등학교 수준에도 못 미치는 선거를 했다는 것이다.

만약 조례 및 규칙을 개정하여 정식으로 후보 등록을 하고 정견발표를 했더라면 개개인 후보자들이 공식적인 언로를 통하여 비젼을 제시하고 의원들과 시민들을 향하여 “거제시와 시민을 위하여 이러저러한 문제를 고치고 의회를 이러저러하게 개혁하여 시민들을 위하여 일하는 의회상을 만들어서 행정을 강력하게 견제하고 시민들이 행복하게 잘사는 거제시를 만들겠다” 하는 공약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들어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거 또한 교황식 방식으로 하다 보니 같은 사람이 이쪽에는 부의장으로, 저쪽에는 상임위원장으로 여기저기 줄을 대고 어느 쪽이 유리한지 판단하고 왔다갔다 하다보니 결국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고 만 것이라 판단한다.

▲사(私)조직이 의장단 독식했다.
이번에 치러진 의장단 선거의 결과를 보면 겉으로는 한나라당이 주류, 비주류등 2개로 나뉘어져 있고 야당3명이 한 개로 뭉쳐져 있는 것 같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클럽이 의장단을 독식하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는 결국 친소관계가 의원의 능력이나 의회 운영보다도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선거가 진행됐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의원 개개인간의 친목모임이 공적인 영역까지 침범해서 의장단 선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당연히 선출 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총무사회위원장, 산업건설위원장, 의회운영위원장 선거를 출마에 의한 정견발표가 있었더라면 아무리 끼리끼리 모여서 친소관계에 의한 선거를 하였다 하더라도 현재와 같이 총사위, 산건위, 의회운영위등 3명의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해당 상임위의 일을 단 하루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로 몽땅 뽑아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상임위원장의 책무는 의회 내에서 가장 중요하다 해야 할 것이다. 거제시 1,000여명의 공무원들이 매일매일 추진해나가는 업무를 2개(산업건설위원회, 총무사회위원회)의 위원회로 나누어서 과별, 사업별 예산이 바로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고 감시한다.

정례회, 임시회를 준비하기 위하여 상임위 의원들을 독려하고 회의준비를 하여야 하며, 내년도 예산은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되어야할지(?) 장기적인 거제시의 발전 방향은 어떻게 가야할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을 두고 고민하고 번뇌해야 하는 자리이다.

이러한 중요한 자리에 경험 없는 의원이 자리하게 되면 거제시의 앞날은 암담해지고, 또 그만큼 시민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은 불을 보는 듯이 뻔한 것이다.

▲시민(市民)을 위한 의회로 거듭나야 한다.
전반기 의장단 선거는 이제 막 당선되어 의원 생활을 처음 하는 초선 의원들이 뭘 모르는 얼떨떨한 상태에서 재선 이상의 선배의원들이 하자는 대로 의장단을 구성하다보니 큰 잡음이 없이 지나갔다.

후반기에는 초선 의원들이 2년 동안 각종 의원 활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 현안들을 배우게 되고 실제로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의장단에 들어가려고 노력하고 하다 보니 잡음이 발생하기도 하나 이번 선거에서는 해도 너무한 것 같다.

선배의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번뿐만 아니라 4대 후반기에도 의장단 선출이후 의원 상호간에 불신으로 인한 휴유증이 심각했다고 한다.

선거가 끝나고 문제가 발생하면 다음에는 뭔가 다른 방식(?)을 찾아보자고 얼렁뚱땅 넘어가지만, 막상 선거를 바로 코앞에 두고는 의원들 개개인간의 유ㆍ불리로 인하여 결국은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방식(교황식)으로 선거에 임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거제시의회 위원회 운영조례 및 회의규칙'을 개정하여 차후에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치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본의원이 제안한 방식으로 개정하더라도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제거하지는 못할 것이라 판단하나, 다만 경우의 수는 현재보다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가장 많은 문제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 현재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항상 변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며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바꾸어 시행하여 보고 또 다른 문제가 있으면 그때 다시 바꾸어 가면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길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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