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송 거제비전연구소 이사장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경남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매년 30만톤이상 생산되며, 국내 양식패류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품목이다. 특히 굴 주산지인 거제는 양식업뿐만 아니라 생굴까기, 포장, 가공 등 굴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으로 매년 18만명이 넘는 고용창출 효과를 내며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효자 상품이다.

하지만 굴 패각은 연간 일부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해안선을 따라 바닷가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악취와 해충번식, 부산물에서 나오는 침출수 등으로 해양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지적된 굴 패각 처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6월말 정점식의원(통영.고성)등이 입법 발의한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여 매년 발생하는 굴 패각 및 부산물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었다.

필자는 지난 2016년 수산업계가 연근해어업 생산량 100만톤 이하로 위기의식이 가장 고조된 시기에 남해 EEZ해역에서 무분별 이루어지는 바다모래 채취가 수산업에 미치는 심각함을 인식하고 바다모래채취 반대운동을 시작하여 결국 정부와 어업인, 그리고 건설업계가 상생하는 협의조건에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서에는 모래채취로 인해 파괴된 지역은 자연적인 복구가 불가하므로 굴 패각을 활용하여 인위적인 복구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바다에서 나고 자란 굴 패각을 다시 바다로 돌려보냄으로써 굴 산업의 최대 골칫거리인 굴 패각문제를 해결하고 모래채취로 손상된 해역 복구와 해안선과 어류서식 환경을 되살려 수산업생산량을 늘리는 일석이조의 친환경 효과를 낼 수 있어 필자가 강력히 주장해온 이유이다.

최근 거제시는 한 민간업체와 굴 패각 친환경 재활용 사업에 대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하였다. 내용을 보면 거제시 둔덕면 일대에 3년간 100억원이 넘는 민간자본을 투자하여 시설을 구축하고 고순도의 다양한 고부가가치 칼슘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거제시가 굴 패각으로 인한 오랜 문제들을 해결하고 민간업체의 투자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든 시민이 동의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굴 패각사업이 사업장 폐기물로 간주 되었기 때문에 다양한 효과성이 입증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자원화 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굴 패각을 유기물로 분류하여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법률이 통과되어 앞으로 정책수립 관계자들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체계적인 처리방안을 도출시킬 기회가 왔음에도, 정부나 지자체 주도의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처리방안이 아닌 민간업체의 부분적인 패각 재활용사업이라는 점에서 기존에 남해안 곳곳에 산재한 100만여톤의 굴패각을 처리하는데 과연 일개 민간업체의 재활용사업이 얼마만큼의 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굴 패각을 효율적으로 처리할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만들어 효과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또한 필자가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바다모래 채취 구역에 굴 패각을 이용하는 방법을 도입하기 위해 전용구역을 지정하여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여 수십년 적치되어 누적된 패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적극적인 대안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 모래채취로 파괴된 해역이 굴 패각을 통해 복구된다면 굳이 큰 돈을 들여 처리하지 않고 친환경적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폐기물이 아닌 굴 패각의 활용에서 폐자원은 없다. 쓰고 남은 것은 모두 자원이다. 환경부하를 줄이고 자원의 재활용은 우리거제의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에게 경제적인 이익은 물론 지속가능한 좋은 환경으로의 삶을 영위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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