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침매터널 3.7㎞ 따로 떼내 명칭 공모에 나서

거가대교를 놓고 지자체간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

부산시는 올해 말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개통을 앞두고 침매터널 3.7㎞ 구간만 따로 떼내 단독 명칭 공모에 나서 경남도와 거제시도 발빠른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일명 거가대교 8.2㎞ 전체 구간은 침매터널 3.7㎞, 중죽도와 저도를 잇는 2주탑 사장교 919m, 저도와 장목면 유호리를 잇는 3주탑 사장교 676m, 저도터널 254m, 대죽도와 중죽도를 잇는 터널 549m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시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2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중 3.7㎞ 침매터널 구간 명칭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 부산시는 거가대교 중 가덕도와 대죽도 잇는 3.7㎞ 길이의 침매터널에 대해 명칭공모에 나섰다.
부산시는 침매터널 명칭 공모에서 침매터널 구간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부산시는 18개로 연결된 침매터널의 단위 함체의 길이는 180m, 세계 최대 수심(48m), 세계 세 번째 길이(3.7㎞)를 내세우고 있다.

부산시는 또 명칭을 지을 때 고려 사항으로 ▲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고의 시설물로서의 상징성 ▲ 국제도시 부산의 브랜드가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명칭 ▲ 가덕 앞 바다에 설치되는 지리적 특성이나 역사성 ▲ 부산․경남 상생과 남해안 시대 개막에 따른 광역권 발전 미래상이 담기도록 했다.

부산시가 침매터널만 따로 떼내 명칭 공모에 나선 이유는 침매터널 구간인 가덕도와 대죽도는 행정구역상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중 2주탑 사장교와 3주탑 사장교, 저도터널, 대죽도와 중죽도를 잇는 터널 중 일부 구간은 행정구역상 경상남도 소재이다.

이행규 시의원(무소속)은 “설상 침매터널 구간이 행정구역상 부산시로 돼 있더라도 다른 지자체와 연결되는 다리임에도 부산시의 이러한 처사는 부산시의 행정이기주의다”고 했다.

김해연 도의원(진보신당)은 “8.2㎞ 전체 구간 명칭을 ‘거가대교면 거가대교’로 먼저 정한 뒤 각 구간 명칭 공모에 나서는 것이 순서인데, 부산시가 침매터널 명칭 공모에 먼저 나선 것은 앞으로 있을 전체 명칭 결정에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부산시의 이같은 행보는 부산발전연구원이 올해 8월 내놓은 연구보고서에 미리 예견돼 있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부산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개통에 따른 변화와 전망(부산~거제간 연결도로)’ 연구보고서에서 “침매터널 등 해저터널 및 교량 첨단 건설 공법의 교육관광상품화가 필요하다”고 부산시에 주문했다.

부산시의 발빠른 행보에 거제시도 효과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해연 도의원은 “전체 명칭과는 별개로 2주탑 사장교와 3주탑 사장교, 저도터널 등에 대한 개별 명칭이 행정관리 상 필요하다”며 “경남도와 거제시도 명칭 공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남부권 신공항 입지를 가덕도 남쪽으로 결정짓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과 입지적으로 근접한 거제시 등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시의 침매터널 단독 명칭 공모가 역작용을 일으키지 않을 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행규 시의원은 또 “부산시는 인근 지자체와 상생 협력 공존을 강조하면서도 침매터널 구간 명칭 공모에서 보듯 인근 지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일침을 놓았다.

추석을 보낸 후 10월 초부터 거가대교의 명칭, 통행료 등을 놓고 거제시, 경남도, 부산시가 한치 양보없는 싸움을 벌일 지, 명칭과 통행료 협상을 순조롭게 마무리한 후 남부권 신공항, 대전~통영 고속도로 거제연장 등에 각 지자체간 상생협력 방안을 이끌어낼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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