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이 가장 뛰어난 곳 3,175㎡, 공사비 22억 대신 땅으로 대물 변제

“공사비 22억원을 경관이 좋은 곳에 땅으로 주었기 때문에 다른 부지가 분양이 안되는 것이 아닌가. 알박기가 아니냐”

“매입 협상을 벌였는데, 22억 공사비 대물로 받아놓고 지금은 100억원을 내놓으라고 한다.”

위 두 대화는 9월 초 열린 거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해금강집단시설지구를 놓고 산업건설위원회 전기풍 시의원의 질의에 박태문 거제시 관광과장 답변이다.

해금강집단시설지구 전체 면적은 42,544㎡이며, 이중 공공용지 21,707㎡, 상업시설 용지 5,410㎡, 숙박시설용지 12,214㎡ 등이다.

▲ 해금강 집단시설지구 조성 부지 현황
시민들은 해금강집단시설지구는 문화재보호구역과 국립공원 구역으로 용적률과 건폐율이 낮아 건물을 지었을 경우 사업성이 없어 분양이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왠 뜬금 없는 이야기인지 알 수 없다.

거제시는 2005년, 2006년, 2009년, 올해 2월 18일 ‘해금강 제2집단시설지구 숙박·상업용지 매각’ 공고를 냈지만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했다.

매각 대상부지는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9-2번지 일원으로 숙박시설 5필지 12,214㎡와 상업시설 8필지 5,410㎡이고 2000년부터 국·도·시비 129억원이 투입돼 부지 조성을 끝냈으며, 하수처리시설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숙박시설 5필지 예정가격은 81억3백만원으로 3.3㎡(1평)당 219만3,228원이다. 상업시설 8필지 예정가격은 42억7천8백만으로 3.3㎡(1평)당 261만4,261원이다.

▲ 매각대상 부지
사정은 이렇다. 거제시는 해금강집단시설지구 조성 공사비 22억원을 현금이 아닌 시설지구 내 남부면 갈곶리 1-40번지 땅 3,175㎡ 대물로 줬다.

문제는 대물로 준 부지의 위치다. 공사비 대신 받은 부지는 해금강집단시설지구 내 해금강이 훤히 보이는 가장 좋은 자리다. 이 부지에 건물이 들어설 경우 거제시가 분양하고자하는 숙박시설 부지는 해금강도 보이지 않고, 경관이 꽉 막히게 된다.

▲ 해금강집단시설지구 부지조성 공사비 22억원을 현금이 아닌 토지로 변제했다. 대물변제 받은 토지(남부면 갈곶리 1-40번지)는 시설지구 내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며, 해금강이 바로 보이는 지역이다
지목이 대지인 현재 이 부지는 고성에 살고 있는 박 모씨가 소유하고 있다. 거제시 공무원들은 "22억원을 현금으로 줘도 될텐데 왜 땅으로 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해금강집단시설지구는 올해 연말이면 공원지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자연환경보전지역, 관리지역 등으로 변경되면 건폐율과 용적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가닥의 희망을 가질 수도 있다.

해금강집단시설지구가 공원지구에서 제외될 경우 도시계획구역 밖이라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을 세워 용적률과 건폐율을 높여 분양하는 방법이다.

거제시 관광과는 올해 연말 공원지구에서 풀릴 가능성이 높은 해금강집단시설지구 지구단위계획을 세우기 위해 예산 5억원을 내년 예산에 신청해놓고 있다.

박태문 거제시 관광과장은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을 세우기 위해 예산 5억원을 신청했다”며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인해 층수를 높일 수 없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고 했다.

한편 50억원을 들여 해금강집단시설지구 내 하루 처리용량 780톤의 오수처리장 건설을 발주했다가, 건물이 들어서지 않아 23억5,700만원의 오수 처리시설 기계는 설치하지 못하고 공사를 중단하는 사태도 초래해 말썽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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