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청명·명수 형제, 신장·조혈모 흔쾌히 기증…장애 이겨낸 어머니 김화자씨 영향

▲ 첫째아들 강청명, 둘째아들 강명수, 어머니 김화자 씨(왼쪽부터)

소중한 가족이 신체기증을 하겠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무한한 지지를 보낼 수 있을까. 두 형제가 각각 신장과 조혈모세포 기증을 결심하자, 이를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지지해 온 사연이 알려져 코로나19로 침체된 우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8일 창원시 마산합포우체국 앞에서 만난 김화자(65·여·공공근로자)씨는 “바쁜 삶 속에서도 살신성인 정신으로 아픈 사람들을 돕는 두 아들이 고맙고 자랑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화자씨의 첫째 아들 강청명(36·거제시 공무원·장목면 근무)씨는 지난 6월 자신의 신장을 기증키로 결심했다. 그와 같은 나이대인 30대 남성이 8년여간 투석 생활을 이어오다 신장 이식 외에는 생을 연장할 방안이 없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기증을 결심한 청명씨는 한 달여간 장기기증·이식 등록여부를 판정하는 신체검사 등 과정을 받기 위해 수차례 서울과 거제를 오갔다. 자기 차를 운전해 갈 수도 있었지만 피로 누적으로 검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까 봐 매번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불편함도 감수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가 좋아 7월 말께 수술대에 올랐고, 이식자의 건강도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청명씨가 신체기증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동생 강명수(33·김해·외국계 대형선박 정비업계 종사자)씨의 역할도 컸다. 명수씨는 앞서 지난 2018년 12월 백혈병을 앓고 있던 50대 남성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20대 초반 기증 등록신청서를 작성한 지 10여년 만이었다. 조혈모세포는 기증자와 이식자의 조직적합성항원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한다. 타인의 경우 일치율이 0.005%에 불과하다.

두 형제는 어머니에게 생명 나눔 정신을 배웠다고 한다. 어머니 화자씨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도 겪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직장을 다니며 어머니로서 역할을 다했다. 장애인복지 증진을 위해 마산장애인복지관에서 15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어머니를 보고 자란 두 아들은 언제부턴가 어머니와 닮아 있었다.

두 아들이 신체를 기증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화자씨는 반색하며 자랑스러워했다.

화자씨는 “지역에는 신체적·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많기 때문에 기증 외 방법으로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많은 시민들이 이웃 사랑 정신을 가슴속에 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경남신문 인용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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