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호일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합리적 논의의 장 필요

 

▲ 김호일 문화예술회관 관장

저마다 국내의 지자체는 테마파크 건설을 놓고 서로 경쟁하고 있다.
 
도시마다 지역마다 지자체마다 관광을 통한 지역개발이 일종의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프로젝트가 건설 시공사나 토목업자들의 입장에서만 바라보거나 정부나 지자체장들의 홍보나 전시위주의 프로젝트로 변질 사용된 후 실질적 진행은 없어지거나 만들어지더라도 5년, 10년 후  그러한 시설들이 死藏되는 것을 통해서 잘 알 수가 있다.

기본적으로 해양관광 건축이란 육지는 물론, 바다에 접한 육지 및 바다에 입지하는 건축물로서 관광 자원화 하는 건축이고, 건축은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종합예술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일본의 경우 테마파크 개발 프로젝트는 도시계획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미국의 경우는 신도시 개발이나 부동산 개발의 측면에서 접근 한다.
 
또한, 흔히 건축이라고 하면 땅에만 짓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관광건축, 특히 해양 관광건축은 바닷가와 바다에 인간이 쾌적하고 즐거움을 찾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해양관광 건축이 들어서는 곳은 연안, 워터프론트, 수변공간이라고 부르는 바다에 면한 육지 그리고 바다이다. 바다는 해상, 해중, 해저공간 모두에 해양관광 건축물이 입지할 수 있다.

세계 해양관광 환경은 어떠한지 알아보자. 미래 관광활동의 중심 장소는 과거 내륙관광에서 해양관광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의 해양관광지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해양
관광단지의 개발을 통해 동북아 해양 관광시장의 선점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 유럽과 미국의 경우는 해양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관광의 약 50%이다. 미국의 경우는 관광관련 수입의 85%가 해안지방에서 발생하고 있다.

국내 해양관광 환경은 어떠할까. 우리나라 해양관광 참여인구는 여름철에 집중되는 극심한 계절성을 보이고 있으며(약 61%), 해양관광을 즐기는 레저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 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해양수산부, 해양관광 기반시설 조성 연구 참고)

이에 따라, 전라남도의 경우에도 해양 관광단지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2008년 기준으로 관광진흥법에 의하여 지정된 해양중심의 관광단지는 중문, 해남화원, 화양지구 등을 포함한 7곳이 있다. 

필자가 2009년 8월 경남 거제시의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한  "제1회 해양관광테마 건축전시회"는 이러한 컨셉에서 출발했다.
 
기본적으로 관광 건축물은 기존의 문화적, 지형적인 고유한 성질을 잘 활용한 건축물로서 주변과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지역만이 가지는 독특한 자연현상, 기상상태, 지형 등을 잘 활용하여 환경을 살리고 아름다움을 창조하면서도, 그 지역만의 특별한, 그리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건축설계에 도입하는 것이 일반 건축물과의 차이점인 것이다.  

특히 스토리가 있으며, 로케이션 베이스(지역특성 중심)의 장점에 더하여 라이프스타일을 가미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관광건축' '테마건축'이라 할 수 있으며, 흔히 이러한 건축분야를 리조트나 체험형 테마파크 등을 지칭 한다.

경기도의 한류우드 사업이나 충청북도의 차이나월드조성사업과 밀레니엄타운 사업, 인천광역시의 밀라노 프로젝트 등이 여러 가지 이유로 중단 되었거나 추진이 지지부진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대형사업이 완성과 활용 단계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기를 원한다면 실패의 경험과 원인을 잘 활용하도록 해야 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함께 합리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추진체계를 가져야 한다.

이 기회에 지자체들을 위해서 한가지 예를 들어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중국은 2008년 8월 북경 올림픽 개최 이후 수도 북경에 세계 최고의 테마파크를  계획하고 있는데, 중국의 4기 중에 하나인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을 테마로 하는 '몽키킹덤' 테마파크이다.

이번 “몽키킹덤” 프로젝트는 관광 한국을 추구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반드시 관심 있게 사전 연구 해볼 만한 요소들이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처럼 이미 수십 년간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메이저 테마파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시 한 번 곰곰이 되새겨 봐야 하는 키워드가 있다.
 
대규모 테마파크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주요테마와 컨셉 설정과 구성에 있어서 그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미키마우스나 헤리포터, 스타워즈가 아닌 자국의 역사와 문화와 예술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손오공 하나를 가지고 세계최고의 테마파크(규모: 59만평)를 기획 하고 있는 중국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우리나라에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수많은 역사와 문화요소에서 그 테마를 찾아야 할 시기를 관광 대국 중국이 앞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의 주요 테마파크도 그렇고 매년 수 백만 명이 며칠씩 머물며 다시 찾곤 하는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파리나 홍콩의 디즈니랜드가 하루아침에 뚝딱 모래성 짓듯이 만들어 진 것은 결코 아닌, 오랜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만들어졌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제는 지역이 어디냐? 보다는 무엇이냐? 즉 시설을 구성하는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지지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무엇으로 극복할 것인가? 무엇인가 특별한, 무엇인가 새로운, 누구도 실현하지 않은 프로젝트로 승부해야 하는데 예컨대, 우리 거제시도 별다른 특징도 없이 누구나 단지 체류형 체험형만 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체류형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할 3가지 요소가 있다. RD&E라는 즉 리테일, 다이닝, 엔터테인먼트라는 3가지 요소를 가져야 한다.

쇼핑을 위한 상업적 공간과 지역의 먹거리로 구성된 식음료 매장 그리고 주간과 야간에 펼쳐지는 공연이나 쇼 또는 축제와 같은 볼거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3대 요소를 언제 구성하는 것일까?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초기 단계 즉 기획단계에서 만들어져야할 중요 컨셉인 것이다. 일단 이러한 테마파크에 관심이 있으면 전문가로 구성된 팀과 공공조직으로부터 독립된 스토리텔링 개발집단을 먼저 구성하고 있는 중국의 개발 방식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부 지자체가 하는 턴키개발방식으로  마스터플랜, 기획, 투자, 개발, 운영이 지자체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조직이 필요하다. 거제시가 계획하고 있는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여기에 속할 수 있겠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건축, 관광시설들은 대부분 미래의 첨단 전문 분야로서 이것의 기획, 운영단계부터 독립적 기획으로 운영되었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건축은 행정이 아니라 예술이고
비즈니스이다.)

아마도 우리시 거제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지리적 특성과 활용 가능한 육상공간의 부족으로 바다와 인접한 지역은 물론, 현재 개발이 안 된 첩첩 산골 지형의 중요성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아울러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면 관광 건축물의 잠재적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는 우선 기존의 농촌 관광과 차별화된 콘텐츠와 해양 레크리에이션에 관련된 해양건축과 마리나 리조트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남해안 다도해를 배후로 두고 있는 거제시의 경우에는 수도권의 가용토지의 부족, 친수공간에 대한 시민의 요구증가, 오래된 시설의 재개발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앞으로 해양관광 건축의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러한 지역개발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시각이다. 보다 주체적이고도 능동적으로 바라보아야지, 되면 되고 안 되면 말고 식의 접근, 그리고 남들이 하는 것은 어떻게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은 무조건 나를 위협하는 어떤 것이라 생각하는 등의 배타적이고 부정적이면서 협소한 내 안의 적부터 없애는 것이 지역개발을 위한 첫 걸음이 아닐까 싶다. 
 
합리적인 논의와 비판이 지역개발, 테마파크를 통한 지역발전의 첫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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