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1차(2016~2020) 건설계획 예타 통과 후 사업추진 21.4%에 불과
예타 통과에 '사활' 걸어야…국지도58호선 착공 '여건 변화' 호기로 활용해야

국토교통부는 4일 ‘전자관보’에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을 고시했다.

전국 고속도로 도로망 중 남북5축에 포함돼 있는 ‘통영IC~거제 송정IC’ 건설사업은 신설사업 중 ‘일반’에 이름을 올렸다. 총연장은 30.5㎞, 총사업비는 1조8,811억원이다.

통영~거제 고속도로 연장 사업은 제1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16~2020)에 ‘추가 검토 사항’으로 이미 반영돼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에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1차 발표 때와는 다소 다르게 발표했다. 1차 발표 때는 민자 2곳을 포함해 27곳을 신설 사업으로 발표했다. 재정 고속도로 1번부터 11번까지는 ‘중점 추진’으로, 12번부터 25번까지는 ‘추가검토’로 순번을 정해 발표했다. ‘추가 검토’는 “향후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하여, 2020년까지 사업 추진을 검토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1차 발표 때 ‘통영~거제 구간’은 23번 순위였다.

이번 발표에서 국토교통부는 신설사업을 ‘중점’과 ‘일반’으로 분류해, 중점은 8건, 일반은 11건을 발표했다. 통영~거제는 ‘일반’에 이름을 올렸다. 일반 두 번째 이름을 올렸다.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 담당공무원은 지난 3일 거제인터넷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1차 때 추가 검토 사업은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하여 추진한다고 해놓았더니만, 재정 당국에서 왜 여건 변화가 없는데 추진할려고 하느냐 등의 피드백이 있었다. 그래서 단서 조항이 없이 그냥 ‘일반’으로 표시했다. 또 순번을 달아놓으면 아직 1순위도 진행이 안됐는데 왜 그 뒤에 있는 순번을 먼저 할려고 하느냐 등의 문제를 제기해서 순번도 없앴다. 순번이 없긴 하지만, 이번 발표 내용은 지역 균형을 고려해, 지역별로 꼭 하나씩은 추진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고 밝혔다.

통영~거제 고속도로가 ‘일반’ 두 번째 있는 것은 국토부가 고려한 점이 엿보인다.

설 명절 전에 통영~거제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발표됐을 때, 서일준 국회의원과 거제시 간에 ‘티격태격’ 말들이 오고 갔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통영~거제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제1차 건설 5개년 계획에 이미 반영돼 있었는데, 지금까지 거제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정부 부처에 한 차례도 요청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거제시는 “예비타당성 조사는 지자체의 신청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지자체가 특정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는 절차가 없다”며 “서일준 국회의원이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제시는 지난해 7월까지 통영~거제 고속도로에 대해 다소 시민의 오해를 살만한 행보를 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해 5월 27일과 지난해 7월 16일 각각 소병훈(민주당) 국회의원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통영~거제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제2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거제인터넷신문은 지난해 6월 8일과 7월 19일 “통영~거제 고속도로 연장, 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이미 반영돼 있는 것이 명백하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보도했다. 거제시는 정부 부처를 상대로 “통영~거제 고속도로는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추가검토사항’으로 반영돼 있다. ‘여건변화’가 있으니, 예비 타당성 조사가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거제시는 이번달 4일 낸 보도자료에서 “통영~거제 고속도로 연장사업은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추가 검토사업 및 후순위(23)로 밀려나 있던 것”이라고 밝혀, 지난해 입장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건설계획(2016~2020)에 반영된 후 추진된 사업은 21.4%에 불과

한 가지 명확히 알아야 할 것은 통영~거제 고속도로 건설이 제2차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됐다고 해서, 꼭 사업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제1차 고속도로 5개년 건설계획(2016~2020)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제1차 고속도로 5개년 건설계획(2016~2020)에 신설과 확장을 합쳐 전체 계획 노선은 1,235.5㎞였다. 이 중 계획기간 동안 예타를 통과해 사업이 추진된 것은 264.7㎞로 계획노선 대비 21.4%에 불과하다. 예타 중인 것은 신설 18.6㎞, 확장 43.1㎞를 합쳐 61.7㎞다.

신설 630.6㎞, 확장 278.5㎞를 포함해 909.1㎞는 미추진이다. 미추진이 78.6%다.

건수별로 살펴보면 신설 27건 중 10건, 확장 21건 중 3건이 예타를 통과해 사업이 추진중이다. 전체 48건 대비 13건 27.1%만 정상적으로 추진됐다. 건수 대비 72.9%가 미추진이다.

추진과 미추진 분류 기준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느냐, 하지 못했느냐이다.

이번 2차 발표에서 재정사업은 크게 신규사업과 계속사업으로 분류했다. 신규사업은 신설 19건, 확장 18건이다. 통영~거제는 신설 19건에 포함돼 있다.

신규사업과 계속사업 분류 기준은 2021년 5월 기준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했느냐 못했느냐에 따라 분류했다. 통영~거제 고속도로는 1차 건설 5개년에 반영돼 있었지만,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신규사업’으로 분류됐다.

계속사업은 신설 24건, 확장 7건이다. 지난해 2021년 5월 기준으로 예타를 통과했기 때문에 추진 중 사업으로 분류했다.

이처럼 예비타당성 조사에 포함시키고, 예타를 통과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거제시 주장처럼 예비타당성 조사는 해당 지자체와 아무런 관련 없는 사항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여건 변화’를 통해 사업성을 높이고, 사업을 앞당기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 “신규사업 중 신설사업은 간선도로망의 미착수 구간, 지자체 등 관계기관 제안 구간 등 후보구간에 대해 경제성, 정책성, 포용성 등을 종합 분석한 후 노선별 우선순위를 고려해 계획을 수립했다”고 덧붙였다.

후보 구간은 ‘사전연구검토’ 대상에 해당하거나, ‘장기검토 필요구간’에 해당하면 사업검토 대상에서 제외한다. 사전 연구 검토 대상에 해당되지 않거나, 장기검토 필요구간에 해당되지 않으면 ‘반영’해 사업 검토에 들어간다.

‘통영~거제’ 구간은 ‘교통물류 지원을 위한 고속도로 건설’이다. 옥포국가산업단지의 도로 접근성을 강화해 산업단지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고속도로다.

국토부는 통영~거제 고속도로 건설 기대효과에 대해 옥포국가산업단지,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 등 국가산단 물동량 증가에 대응하고,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관광객 이용 편의 제고와 통영~대전 고속도로와 연계되어 국가간선도로망 남북 5축 완성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 담당공무원은 지난 3일 거제인터넷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는 기재부에서 하지만, 거제~통영 고속도로 같은 경우는 국토부도 미리 (B/C, AHP 등) 예측치 추정을 한다. 거제시나 경남도에 이야기 한 것은 경제성이 좀 잘 안 나오는 노선이다. 예측치를 추정을 해서 예타 통과가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지자체하고 긴밀히 협조해서 예타 면제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려고 노력한다. 지역 균형을 위해서 예타 면제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고 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놓고 기초지자체, 광역지자체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제시는 “예비타당성 조사는 지자체 신청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자체가 예타를 신청하는 절차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제시는 ‘국가재정법’을 들먹이며, 소극 행정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서일준 국회의원은 추가 ‘해명 자료’를 통해 “그동안 다수의 타 지자체들과 지방의회들, 그리고 국회가 지역사업에 대해 예타 촉구를 해온 행위들은 지역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주민의 여망을 담은 건의로 봐야 한다”며 “서일준 의원은 해당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고려, 예타 촉구와 관련된 적극 행정을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한 것이다”고 했다.

■ 사업성 높일 여건 변화 요인이 있음에도 활용하지 않고 있어 ‘의아’

거제시는 ‘부울경메가시티, 가덕신공항, 한아세안국가정원 및 관광단지 조성, 조선 물동량 급격한 증가 등을 ’여건 변화‘ 요인으로 판단하고 ’예타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아세안국가정원은 거제시에 조성한다는 내용도 확정되지도 않았고, 현실화되지도 않은 사업이다. 다소 추상적인 내용이다.

획기적 여건 변화나 고도의 정치적 고려 없이는 ’예타 면제 사업‘이 되기는 쉽지 않다. 남부내륙철도 추진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눈 앞에 보이고, 국토교통부나 기획재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중요한 여건 변화 요인’이 있음에도, 거제시나 서일준 국회의원이 활용하지 못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가장 큰 여건 변화는 ‘국가지원지방도 58호선 송정IC~문동 5.7㎞’ 건설이다. 국지도 58호선 연장 사업은 통영~거제 고속도로 건설이 늦어짐에 따라, 거가대교 교통량을 처리하기 위한 대안노선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올해 3월에 착공 예정인 국지도 연장 노선은 통영~거제 고속도로 예정 노선 중 ‘문동에서 송정IC’까지 5.7㎞가 겹친다. 사업비는 3,000억원이다. 통영~거제 30.5㎞서 5.7㎞를 제외하면 24.8㎞다. 사업비도 1조8,811억원에서 1조5,811억원으로 줄어든다.

▲ 통영~거제 고속도로는 문동을 거쳐 송정IC까지 30.5㎞다. 
▲ 국지도 58호선 노선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 담당공무원은 지난 3일 거제인터넷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국지도 58호선 연장 노선을 정확하게 잘 모른다. 확장 사업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신설사업인가. 한번 확인을 해보겠다.”고 했다.

이 공무원은 “중복되는 구간이 종점부에 있다고 하면 고속도로에서 제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고속도로 노선에 국지도 노선이 일부 포함이 된다고 하면은 그 부분을 제외를 할지, 병합이 될지 추후에 검토 과정이 있을 것이다.”고 했다.

국토부 담당공무원이 국지도 58호선 건설 사업에 대해 전혀 내용 파악이 안되고 있다는 것은 거제시나 서일준 국회의원이 그동안 ‘국지도 58호선’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영~거제 고속도로 건설 사업성을 높이는 ‘여건 변화’ 요인으로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뜻도 담겨 있다.

국지도 58호선 착공 시점이다. 국토부와 협의해 중첩되는 국지도 송정IC~문동 구간을 고속도로 노선에서 제외시키는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지도 설계를 변경해 도로설계기준을 고속도로 기준으로 상향하면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중첩되는 국지도 58호선 노선이 떨어져나가면 그 다음에 고속도로 노선이 짧아지고, 사업비는 낮아진다. 통영~거제 고속도로 사업성이 높아질 것이다.

여건 변화’가 있으니 적극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가자고 국토부나 기재부에 요구하면 될 것이다. 사업 진행이 한층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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