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다음 세대 위한 추춧돌 놓은 심정으로

권민호 민선 5기 거제시장이 지난 8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권민호 시장은 밖에서 거제시정을 바라볼 때와 시장이 된 후 직접 느끼는 거제시정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을 것이다.

거제시 행정의 수장, 23만 시민의 대표, 세계 1위 조선도시 위상정립, 10~20년을 내다보는 거제의 신성장동력 발굴 육성 등 산적한 난제들에 한시도 숨돌릴 겨를이 없었을 것이다.

출범 100일은 거제시정의 현황을 파악하고 현재의 문제점을 점검한 후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첫 출발점에 선 것이나 다름없다.

우선 거제시정의 개혁과제는 인사제도 혁신, 시민중심 행정, 공무원의 적극적·능동적 자세 변화, 적절한 예산편성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권 시장은 취임 후 몇 차례의 공무원 인사를 했지만, 몇몇 공무원에 대해 보복인사의 말들이 있었지만 시청 안이나 밖에서도 인사에 대해서는 잡음이 전혀 생기지 않고 있다.

지역 인터넷 언론과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권 시장은 "정실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과 실적에 따라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우대받는 조직이 정착되도록 인사의 원칙은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 공무원은 "(권 시장이) 공무원 인사에는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아직도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6개월 정도 지나면 인사 기준은 명확히 마련될 것 같다"고 했다.

권 시장은 '시민 중심 행정' 정치철학은 확고한 편이지만, 실천 방안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스톱 민원실 역할을 강화하고 복지서비스 강화하는 등 생활정치각종 집단 민원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취임하자 말자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시장실 점거 농성, 자원봉사협의회 보조금 유용, 복지시설 문제, 지역 내 장애인단체 문제, 버스 택시문제 등에 부닥쳤을 때 권 시장은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접 나서 대화를 통해 집단 민원을 해결해나가고 있다.

지난 6일 있었던 시장과 택시업계 사장·노조위원장 면담이 끝난 후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시장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쌓인 오해를 푼 것에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민원이 있는 곳이면 시장이 직접 나서는 것은 '서민 중심 행정' 모토에 부합해 반길 일이지만, 또 다른 문제점도 안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지역의 현안은 부시장 국장 과장에게 맡기고 시장은 중앙부처를 방문해 예산을 확보하는 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투자자를 찾는 일 등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공무원이 시민을 위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하는 자세를 알아보기 위해 민원처리 후 민원인에게 시장이 직접 전화를 해 민원만족도를 챙겼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로 인해 계속하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다른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 제도 등을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8일 끝난 거제시의회 138회 임시회에서 제2차 추경예산안을 다뤘다. 거제시의회 추경 예산안 심사결과에서 시의회는 "불요불급한 예산은 삭감하고 꼭 필요한 신규 사업 예산은 지방채를 발행하여 반영하는 등 예산 편성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의회는 예산 운용 우수사례로 "세출예산 집행 잔액 반납과 전 부서에서 경상경비를 절감하는 등 예산 효율화르 통한 추가 절감 재원으로 일자리 창출 사업에 재투자 한 것은 어려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추경예산안 주요 증감 내역을 살펴보면, 2011년 '거제방문의 해' 선포식 예산 3억2천2백만원 전액 삭감시켰다. 거제방문의 해 선포식은 2일 거제시민의 날 개막식 때 간략하게 애드벌룬 하나 띄우는 것으로 끝맺었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여 추경에서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에 13억8천만원을 배정했다.

이밖에도 교통문제, 환경기초시설, 거가대교 개통에 대비한 전략 및 실행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최근 2011년 거제시 예산 편성을 위해 시민 1,400명의 설문조사에서 사업예산 편성 시 가장 역점 사항은 지역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집중 투자(조선·관광 등)로, 중점 투자 대상은 수송 및 교통을 꼽았다.

세계 1위의 조선도시로 인해 조선산업의 호·불황에 지역경제가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지역의 입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지역 경제의 한 축인 관광 산업 부가가치 창출은 한해 몇 천억원 수준에 머물려 있어 지역 경제를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조선산업에 대체할 만한 새로운 산업도 뚜렷하게 없는 실정이다.

권민호 시장은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해양관광공사 설립과 150만평 규모의 신산업단지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권 시장은 "21세기 남해안 시대에 급변하는 관광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연속성 있는 관광개발을 위해 해양관광공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또 "부족한 공장용지의 확보와 유사 산업의 집적 및 관련 산업의 유치, 이를 통한 고용증대와 지역 산업 발전 대안으로 (신산업단지를) 반드시 조성하겠다"고 했다.

해양관광공사 설립과 신산업단지 조성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권 시장도 "공약사업이 경제 위기로 투자가 위축되고, 행정절차와 관계법령, 이해관계 등으로 추진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 가장 고민스럽다"고 밝혔다.

해양관광공사 설립은 '다각적인 형태의 수익사업 발굴'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의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자연휴양림, 조선해양문화관에 이어 계획중인 내도 관광개발사업, 대금산~이수도 케이블카 사업 등을 통해 1,000억원의 현물 출자는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현물을 출자하더라도 한해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의 포로수용소 유정공원 입장료, 자연휴양림 사용료, 조선해양문화관의 1년 수입은 100억원에 훨씬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조그만한 섬인 외도가 한 해 80억원 전후의 매출을 올리고 있듯이, '역발상'의 사고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해양관광공사 설립이 가능하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권 시장은 "전문성 있는 관광개발과 다각적인 형태의 수익사업을 발굴해 새롭고 알찬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며 '관광개발공사' 설립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공영개발방식의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은 거제 미래의 명운이 달려있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지역 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조선산업의 미래에 대해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조선 산업에 버금가는 미래 산업을 유치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꼭 해야할 사안이다.

거제시의회도 5억원의 타당성 조사용역비 반영을 간담회에 요청했을 때 대다수 시의원이 반대를 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제138회 임시회에서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타당성 조사 용역비' 4억원을 추경에 반영시켜 주었다.

시의회는 용역비 4억원을 반영시켜 주면서 "차세대 산업단지 입지 선정 및 기본계획 타당성 조사용역은 거제 전역을 대상으로 하고, 용역을 진행할 때 시의회와 수시로 협의하는 조건으로 예산을 배정했다"고 했다.

권민호 시장도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너무 서두르고 있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권 시장은 "시의회와 시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사업지 선정 및 투자자 확보에 대한 것"이라며 "사업 추진 중에 발생하는 문제는 시민공청회와 공람을 통해 시민에게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했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은 마음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행정의 전문성, 시민공감대 형성, 특수목적법인 설립, 정부 설득, 관련 인허가, 투자자 유치, 입주 업체 유치 등등 산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권 시장이 "2014년까지 사업추진을 위한 산업단지 지정에 따른 절차 이행 및 2020년까지 산업단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고 밝혔듯이 최소 10년 간 모든 행정력을 쏟아야 할 사업이다.

결코 서두를 문제가 아니고, 다음 세대를 위해 추춧돌을 놓은 심정으로 차근차근 추진해야할 것이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