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5일 새벽 1시 45분경 만취 운전자가 아주동에서 아주터널 방향 반대 차선으로 진입해, 시속 166㎞ 역주행하다 가게를 마치고 귀가하던 차량 두 대를 들이받는 대형사고가 있었다. 앞 차를 운전하던 딸은 숨졌고, 뒤 차를 운전하던 엄마는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사고 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거제 음주 역주행 가해자에 대한 강한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아주터널’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경남에서는 독보적으로 1위, 전국적으로 따져도 일곱 번째로 사고가 많이 나는 터널로 오명(汚名)을 남기게 됐다.

도로교통공단은 24일 최근 5년 간(2016년~2020년) 터널 교통사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아주터널 최근 5년 간 터널 교통사고 27건이다. 경남에서 두 번째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 터널은 ‘창원2터널’로 13건이다. 아주터널 절반이다.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터널은 경기도(광주시, 성남시) 중원터널로 최근 5년간 4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부산 황령터널(37건), 백양터널(33건)이 뒤를 이었다. 교통사고 발생 상위 30개 터널은 서울(8개소), 경기(7개소), 부산(6개소) 순으로 구간 교통량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동 주민 박모(55)씨는 “아주터널과 양정터널 사이 아주동으로 빠지는 우회전 교차로만 빨리 건설되었으면, 아주터널 교통사고는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터널 안 교통체증도 없을 것이다”며 “우회전 교차로 신설은 4년 전 시의원 출마자들이 공약했고, 2년 전 국회의원 선거 때도 다 공약한 사항이다. 사고가 난 뒤 수습하지 말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정치인들 역할 아니냐”고 했다.

도로교통공단 최근 5년간 터널 교통사고 건수 및 사망자 수가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히며, 터널 내 안전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5년간(2016년~2020년) 터널 교통사고 건수는 2016년 535건에서 2020년 771건으로 44.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연평균 1.3% 감소했으나, 터널 교통사고는 연평균 9.6% 늘었다.

터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6년 27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48.1% 증가했다. 치사율은 3.7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4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020년 기준, 전국에 설치된 터널은 총 2,742개소로 경기·강원 등 8개 광역도에 86.5%가 설치돼 있으며, 최근 5년간 터널 교통사고는 경기(1,016건), 서울(626건), 부산(295건)에서 54.0%가 발생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차대차 사고가 88.5%로 차로 변경이 대부분 금지된 터널 특성상 서로 맞부딪치는 충돌사고보다 뒤에서 들이받는 추돌사고 유형이 많았다. 터널 내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시기적으로는 전체 교통사고가 10월, 11월에 많이 발생한 반면, 터널 교통사고는 외부 활동이 잦아지는 5월, 6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발생 시간별로 보면, 터널 교통사고의 70.6%가 주간에 발생, 전체 주간 교통사고(58.8%)보다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운 오후 2시~4시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도로교통공단 고영우 교통AI빅데이터융합센터장은 “밝은 곳에서 터널 등 어두운 곳으로 진입하면 순간적으로 눈앞이 깜깜해지다가 서서히 보이는 암순응 현상이 발생하고, 겨울철에는 터널 입·출구 주변이 결빙되기 쉽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다”며, “터널 진출입 시에는 반드시 감속 및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명시설, 시선유도시설, 노면요철포장 등 도로 환경적 시설 개선과 함께 구간단속장비 설치‧운영으로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사고 예방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터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터널 교통사고 특징 및 예방수칙을 다음과 같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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