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용, 가덕도신공항 유치 시민연대 집행위원장

▲ 김범용 자유기고가
선진국 언론과 후진국 언론은 차이가 있다. 아마도 국력과 국민수준의 차이이기도 할 것이다. 선진국 언론에는 후진국에 비해 국제적인 문제에 대한 기사비중이 높다. 자연히 선진국 사람들의 관심사도 우리보다는 세계적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중국, 브라질, 미국, 영국 등에서 일어나는 세계적인 문제들을 왜 대한민국 남단의 작은 섬마을 거제에서 알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나비효과'란 용어가 있다는 이야기 정도는 말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직접 찾아보시길 바란다.

사실 쉽지 않은 설명이지만 결론적으로 미국의 집값이 떨어져서 지금 이만큼 거제경제가 어렵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는 연관되어 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G20 경제장관회의가 끝났다. 모두가 공멸할 수 있는 환율전쟁을 막을 수 있느냐는 문제와, IMF에서의 선진국과 신흥국의 자리싸움이 주요 주제였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자화자찬하는 것과 달리 플라자합의 같은 대타협을 기대했든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티그룹이나 골드만삭스의 평가는 먹을 것 없는 말잔치라는 투다. 우리나라 정부나 주류언론과 대단히 온도차가 나는 외국 주요 언론들의 평가다.

어쨌든 미국은 달러를 윤전기로 무지막지하게 찍어내어 뿌리게 될 양적완화(QE)의 2라운드로 접어들 예정이고, 이는 독일재무장관이 비난했듯이 사실상의 간접적인 환율조작이다. 미국의 중국비난과 환율조작비난은 그래서 좀 폼이 안 난다.

미국의 고민은 전 세계 대부분의 화폐가 미국 달러에 대해 평가절상 되고 있는 데 반해 세계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은 준 고정환율제로 취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원하는 데로 중국의 수출입을 제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어쨌든 우리나라도 이제 환율조작이 어려우니 원화 절상을 해야 되고, 그 동안 환율로 천문학적인 수출액을 기록하면서 희희낙락 하든 수출대기업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고, 중국산 수입품에 길들여진 가계소비는 위안화 절상에 따라 올라가는 물가로 삶의 질이 나빠지게 될 것이다.

유럽은 중앙정부의 재정적자 축소문제로 몸살이 나고 있다. 프랑스의 국민연금개혁에 반대하는 고등학생시위가 400개 학교를 넘어서고 급기야 프랑스 공공노조가 파업에 나섰다. 영국도 정부에서 정부 및 공공부문 근로자 50만 명 정도, 약 10% 감축하는 안이 사전에 누출되어 영국 언론이 뜨겁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IMF선배인 영국정부의 재정문제가 긴박하고, IMF 2관왕에 오를 수도 있다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이미 부도난 아이슬란드로부터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에이레까지 영 편한 모습들이 아니다. 탄탄한 유럽식 사회민주주의가 정착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정도가 좀 나아 보인다.

미국은 최악의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급격한 소비감소로 중소자영업자들이 최대의 타격을 받아, 중소자영업중심인 미국 현지의 한국교민 경제도 역대 최악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을 제공했던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작년에 1990년대 중반 수준까지 회복되나 했든 미국의 주택가격지수가 다시 하락하면서 더블딥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전문가인 게리 실링(Gary Shilling)씨가 NBC 뉴스에서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현재가격에서 20%는 더 하락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미국의 주택구매심리는 다시 얼어붙고 있다.

(표) S&P의 케이스-쉴러 미국 20개 대도시 복합지수도 다시 하향곡선을 그리는 주택가격을 보여주고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옛날 같지 않게 힘들어 하는 가계가 많다. 공무원이나 대기업직원같이 급여생활자들 보다 불황의 고통은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자들에게 더욱 직접적이다.

경기에 대한 미래예측에 회색빛이 돌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 투자가 없으면 고용도 없다. 대기업들은 몸 사리면서 역대 최고의 현금보유율을 기록 중이고, 그 동안 정부정책으로 혜택 받은 것에 비해서 사회적 책임 부분은 흉내만 낸다.

MB가 화낼 만 하다. 청년실업문제도 제3공화국 출범 이래 최대수준이라고 보여 진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장하성교수가 자본주의 역사상 최대의 위기라고 말했든 것 같기도 하다.

마르크스가 무덤에서 일어나 내일 자본주의가 망한다고 외칠지라도, 그래도 오늘 뭔가는 해야 된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사회적기업’이나, ‘커뮤니티 기업’들을 장려하려고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지역 일꾼들이 별로 많지 않아 보인다.

그냥 정부 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주인인 공짜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자주 눈에 뛴다. 이러니 정부가 삽질하지 말고 일본식에서 했던 것처럼 그냥 개별 가구로 쿠폰이나 상품권을 나눠주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돈 많은 사람이 조금 돈 더 번다고 더 많이 소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경기 후퇴기에 부자감세나 대기업위주의 정책은 경제승수효과가 거의 없는 잘못된 정책이고, 불황 시에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선택이 되는 것이다.

지방자치시대에 지역경제는 지역에서 어느 정도는 알아서 챙길 줄 알아야 한다. 경제불황시에 지자체에 흑자재정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지자체가 이자와 일부 원금상환을 감당할 수 있는 부분까지가 지자체 부채규모의 한계라고 한다면 거제시는 여유가 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확대예산을 편성하고, 적자재정으로 가는 것이 옳다. 흑자재정은 활황시 물가나 경기과열을 방지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소비도 없는데 지방정부의 지출마저 줄이면 안 된다.

그리고 그 돈이 거제시 내에서 흐를 수 있도록 거제시발주공사의 일부는 반드시 지역 업체가 수주할 수 있도록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 찾아보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이 참 많은 데, 거제시도 의회도 사람 없어서 바쁜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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