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공무원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변 시장 인사 비판 글 많아

 

거제시 공무원 노동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주된 업무인 행정업무 외에 ‘복도통신’(?) 등에서 회자(膾炙)되는 거제시 공무원 조직 내 관심 사항이 종종 이슈화된다. 익명으로 게시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

지방선거 후, 최근 게시된 글은 거제시 ‘인사(人事)’에 관한 내용이 많다. 게시글에 공감하는 의견과 게시글을 비판하는 댓글도 많이 달렸다.

가장 최근에 게시한 글은 10일 ‘변시장님께서 인사를 잘못 했다는데…?’ 제목 글이다. 내용은 “인사가 잘못되었다는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면 잘못된 일이 반복되지 않을 듯 싶다”는 내용이다.

하루 만에 조회수도 900을 넘겼으며, 댓글이 16개 달렸다. 댓글에 “40대 과장, 50대 초반 국장, 누구는 (4급) 국장만 7~8년, 누구는 (6급) 팀장만 10~20년 후 퇴직. 그리고 40대 과장, 젊은 국장 밑에 50대 후반의 선배가 팀장, 능력 차이도 없는데. 또한 이 사람들이 10여년 고위직에 있을 동안 후배들은 그만큼 승진기회가 없다는 것 이런 것이 잘못되지 않았을까요?”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댓글은 “1. 직원에 대한 주변에서 끼리끼리 내뱉는 고여 있는 소문에만 의존한 인사, 2. 간부공무원들에 의해 좌우되는 인사, 3. 음주, 직장 내 갑질 등등 각종 문제가 많았던 직원도 인맥으로 요직에 근무, 4. 맡은 자리에서 조용히 일하는 이는 관심 밖으로 진급이 어렵고 힘들다는 부서만 전전 하게 만드는 인사, 5. 특별히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고향사람, 비위 잘 맞추는 직원, 지역유지 자녀들은 승진 연한 되자마자 진급 또는 주요 부서로 발령, 6. 역대로 지원부서 위주 근무경력을 가진 직원이 인사담당자로 민원부서, 사업부서 기타부서의 고충을 모르는 문제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가는 마당에 꼭 곱씹어야 겠나요?”라고 변 시장에게 동정론을 펴는 공무원도 있다.

▲ 거제시 공무원 노동조합 자유게시판 게시글 제목

4일 게시한 ‘공정한 인사를 건의드립니다’ 제목 게시글에는 21개의 댓글이 달렸다. 또 조회수는 거제시 공무원 수 훌쩍 넘는 3,000회 이상 조회됐다.

내용 중에 “(인사권자인 거제시장이) 내부 불만사항에 귀 기울이고, 무리한 승진인사를 하지 않고, 주요 부서 국장 자리에 좀 더 신뢰있는 직원을 앉혔다면 (거제시장)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서 “시정에 정의로운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공정한 인사와 탕평인사를 해야 할 것이다. 1,200여명 공무원들은 앞으로 공정한 인사를 해줄 것을 (새 시장에게) 건의한다. 행정국장 자리는 중요한 자리이니만큼 투표를 해서라도 공무원 사회 신뢰를 받는 인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논지의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 댓글에 “언제까지 시장 고향 사람들만 승진의 최전방에 서야 하는 거냐? 젊은 공무원 60~70%는 거제 외 지역 사람들이다. 이런 식의 인사가 계속되니 7~8급 직원들이 회의감을 느끼고, 좌절하고 포기한다.”

2일 ‘근평 순위를 보고 ….’ 제목의 또 다른 글은 ‘낙담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근평 순위를 잘 받아도, 못 받아도 어차피 승진은 안 시켜준다. 승진 후보자 명부에만 오르면 근평 순위가 낮아도 승진하는 사람이 있다. 거제출신이라서 또는 일운 출신이라서, 나이 많아서 승진 시켜주고, 휴직 한번 안 한 사람은 뒷 기수한테 밀리고, 순서대로 안시켜 줄거면 좋은 자리에 보내라도 주든지 …. 왜 도청이나 타 지역으로 전출을 가려고 하는지, 휴직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는 것인지 외면을 하는 것인지, 시장도 바뀌는데 좀 나아지려나 모르겠다.”

이 제목 게시글 ‘댓글’에 “순리대로 좀 합시다. 능력 차이도 별로 없는데, ○○면 출신이다. ㄱㅈ고 출신이다. 그런 식으로 승진시키고 우대하고 그건 아니지 않나요”라고 했다.

또 다른 게시글 ‘댓글’에 “비선 실세가 인사권 쥐락펴락 인맥위주 인사로 내부 표심 다 잃었다.”, “인사가 만사였으면 (공무원) 내부 표만해도 (당선에) 충분했을 것이다.”, “집토끼도 못 챙기면서 산토끼 잡으려 다닌 격이라고.”, “사필귀정(事必歸正), 인과응보(因果應報)” 등등 지금까지 거제시 인사를 비꼬는 글이 많다.

거제에서 거제시청은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다음으로 큰 조직이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가 된 첫 번째 요인은 바로 ‘인재(人才)’다.

거제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절반 이상이 거제 출신이 아니다. 전국에서 모인 우수한 인재들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거제시 발전을 위해서 거제시 공무원으로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거제 지역 출신이 아니다는 이유로 홀대를 당하고 있다. 거제 지역 출신도 어느 특정면, 특정학교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사에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내부로부터 곪아있는 조직은 튼튼한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거제시는 지역적으로 매우 좁다. 지연(地緣)·학연(學緣)·혈연(血緣) 등으로 얽히고 설켜 있다.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친인척이다’는 이야기도 있다.

박종우 거제시장 당선자는 오비초등학교, 연초중학교, 거제고등학교, 거제대학교 출신이다. 또 거제대학교 총동창회장, 거제 밀양 박씨 종친회장, 거제축협 조합장 등을 했다.

박종우 당선자의 학력과 주요 이력을 보더라고, 거제 지역 연고 뿌리가 매우 강함을 알 수 있다. 인사 청탁이 많을 것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박종우 당선자는 얽히고 설킨 인맥을 통해 당선자에게 들어오는 인사청탁을 어떻게 끊어내는가가 거제시장직 성공의 첫 걸음일 것이다.

박종우 당선자는 거제시장이 한번이 끝이라는 마음으로 4년 동안 신명을 다해 오직 거제시민과 거제발전을 위해 일할 것이다는 각오를 밝힌 적이 있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거제시 부시장을 두 번했다. 부시장은 인사위원장이기는 하지만, 인사권자는 아니다. 서 의원은 사석(私席)에서 기자에게 “부시장을 두 번 하면서 가장 깊게 느낀 것은 거제시 인사(人事)가 정상이 아니다. 우수하고 능력을 가진 헌신적인 공무원들이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거제시 인사를 정상적으로 돌려놓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이야기했다.

익명의 거제시 공무원은 “변 시장 재임 시절 지연·학연으로 시장 동년배나 후배들을 대거 승진시켜, 승진된 공무원은 앞으로 정년이 최소 4~5년 남았다. 새 시장이 들어와도 승진 인사 수요가 별로 없다. 거제시 인사를 정상화시키는데 최소 몇 년이 걸릴 것이다”고 했다.

거제시 부시장을 두 번 한 서일준 국회의원과 박종우 거제시장 당선자가 머리를 맞대 거제시 인사를 정상화시키면, 박종우 거제시장 당선자의 절반 성공은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