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다 된 밥에 숟가락 얹은 격'도 주요 성과·업적으로 '둔갑'
"변광용 시장 공과는 거제시 공무원, 거제시민이 다 알고 있다"

지역의 모 언론에 변광용 퇴임식 관련 기사에 ‘제9대 변광용 거제시장의 주요 업적’이라고 18개 항목이 나열됐다. 지역 언론이 ‘주요 업적’을 신문사에서 임의적으로 작성한 것인지, 아니면 거제시나 변광용 시장이 제공한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 지역언론에서 일부러 업적을 나열해줄 일은 만무하다.

거제시 예산 1조원 시대 개막을 첫 번째 성과로 내세웠다.

2019년 3회 추경 후 최종 예산은 8,647억원이었다. 2020년 4회 추경을 거쳐 최종 예산은 1조1,793억원이었다. 지난해는 1조1,902억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총지출은 400조5천억원이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서 통과시킨, 올해 정부 본예산 총지출은 607조7천억원이다. 51.7% 늘었다.

두 번째 ‘2000억원 규모 한‧아세안국가정원 거제 유치’를 성과로 내세웠다. 변광용 시장이 산림청을 찾아가 국립난대수목원이 거제에 유치된 것처럼 빨리 착공해 달라고 ‘사진찍기 쇼’를 했지만, 결국 국립난대수목원은 전남 완도에 뺐겼다.

국립난대수목원을 전남 완도에 뺐긴 후 나빠진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들고 나온 것이 ‘한‧아세안국가정원’이다. 산림청은 한‧아세안국가정원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용역’을 (주)한국종합기술에 지난 5월 19일 맡겨 진행하고 있다. 용역기간은 8개월이다. 용역에는 국가정원 기본 구상, 입지 선정, 개발계획, 타당성 분석, 사업집행계획 등이 담긴다.

관광분야 3개 사업 1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와 조선부품 제조공장 3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라고 내세우고 있다. 거제 전체 경제 규모에 비해 1,000억원, 300억원이 얼마나 지역 경제에 기여할지 판단키 어렵다.

2019년 서울 투자 유치 설명회서 1조2,000억원 투자 유치 'MOU‘를 맺었다고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MOU를 맺었지만, 과연 얼마나 실제적으로 투자됐는지는 굳이 살펴볼 필요도 없는 것 같다. 투자유치 설명회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 것이 명진신도시 8,105억원이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가.

또 ‘대전~통영 고속도로 거제연장 정부 계획 반영’을 성과로 내세웠다. 고속국도 35호선 통영~거제 연장은 2017년 1월 1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2016~2020)에 ’추가 검토 사항‘으로 이미 반영돼 있었다.

거제시는 이러한 사실도 제대로 모르고,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난해 5월 27일 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을 찾아가 “통영~거제 고속도로 연장을 제2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2021~2025)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사진찍기 쇼를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월 28일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통영~거제 고속도로는 ‘일반’으로 분류된 11개 사업 중 두 번째로 포함됐다. 신규로 반영된 것이 아니라, 1차 때 반영된 것을 ‘이월’한 것이다. 중점 추진이 아닌 ‘일반 사업’으로 분류돼, 예비타당성조사가 언제부터 시작될 지 명확치 않다.

‘창원~거제~통영 국도5호선 노선 연장 확정’ 성과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창원에서 거제 연초면 구 국도14호선까지 36.4㎞ 국도5호선 노선 연장은 2008년 11월 노선지정령이 공포됐다. 거제 연초면에서 명진터널, 추봉도, 한산도를 거쳐 통영 도남동까지 41.4㎞를 국도 5호선에 편입시킨 노선 지정령 공포는 지난해 6월 22일 있었다. 창원~거제 해상구간 연결은 노선지정령 공포 후에는 14년 째 건설이 시작되지 않고 있다. ‘노선지정령’은 국도5호선으로 선만 그어놓은 것이다.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돼야 현실화된다.

‘국지도 58호선(연초면 송정~문동) 착공’도 할 말이 많다. 송정IC에서 문동동까지 3,140억원을 투입해 5.77㎞를 연장하는 사업은 올해 3월 23일 착공했다. 총사업비 중 2,005억원이 국비다. 국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빨리 건설하는 관건이다.

올해 국비 확보 예산은 93억원에 불과하다. 당초 경남도‧거제시는 올해 예산으로 200억원을 신청했다. 2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도 거제시의 서투른 행정으로 예산확보가 반토막났다. 거제시는 지난해 7월 조달청에 국지도58호선 건설공사 입찰을 의뢰했다. 설계도서 검토기간이 1개월이 충분한데, 설계도서 검토 기간이 3개월이나 걸려 지난해 11월에야 입찰 공고가 나왔고, 올해 1월 공사 업체를 선정했다. 그러다 보니 기획재정부는 올해 예산으로 13억원만 배정했다. 부랴부랴 서일준 국회의원 등이 노력해 80억원을 추가확보해, 93억원이 됐다.

거제시가 어처구니 없게 ‘예전 설계도서’를 조달청에 그대로 보냈다. 조달청에서 보니 현재의 표준품셈 등과 맞지 않아 설계도서를 다시 작성해오라고 해서 3개월이 걸린 것이다.

‘가덕도신공항 범위 확장 특별법 개정 건의’는 뒷북을 친 격이다. 거제인터넷신문이 지난 5월 4일 “가덕신공항 쫓던 거제, 비행기 이착륙만 바라보는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가덕신공항특별법에 주변개발예정지역을 10㎞로 해놓았기 때문에 거제는 가덕신공항 주변개발예정지역에서 벗어나 있다며 주변개발예정지역을 20㎞로 확장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일준 국회의원이 지난해 11월 4일 가덕도신공항건설 시 가덕도를 중심으로 반경 10km인 주변개발예정지역을 20km로 확대해 거제시까지 공항 배후도시 및 산업단지 조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도 주변개발예정지역을 20㎞로 확장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해놓고 있다.

‘거제식물원·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개장’ 성과는 다 된 밥에 숟가락 하나 얹은 격이지, 변광용 시장이 추춧돌을 놓은 일은 결코 아니다. 거제식물원 개장 때 변광용 시장 이름으로 초석(礎石)을 놓아 논란이 되자 철거했다.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는 사업자가 두 번 바뀌었다. 공사를 시작해 공사 마무리 단계서 자금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사업권을 넘긴 두 번째 사업자는 낙동유역환경청의 공사중단 조치 등으로 수십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케이블카 선로 건설은 당초 헬기로 자재를 수송해 건설키로 했다. 추후 임도를 개설해 자재를 운반해 선로를 건설했다. 헬기 수송에서 임도 개설로 변경한 것을 사전에 낙동강유역환경과 협의하지 않았다는 ‘쾌심죄’에 걸려 곤혹을 치렀다. ‘변경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거제시 말을 믿었다가 낭패를 본 꼴이다.

거제시 홈페이지 변광용 시장 공약을 살펴봤다. 조선엑스포 유치 추진,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성공적 추진, 거제도 관광모노레일 건설(와현~해금강 구간), 거제 이순신 테마파트 건설, 거제대학교 이전 부지 내 사이언스 에코파크 건설, 한일 정기여객선 취항 추진, 거제시 관광특구 지정, 문재인 대통령 생가 복원 및 여건 조성 등이 눈에 띈다. 이밖에도 손도 못댄 공약들이 많다.

변광용 시장 공과(功過)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거제시 공무원이 알고, 국회의원이 알고, 기자도 알고, 거제시민이 다 알 것이다.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고 했다. 인식과 실천은 자기 지식의 한계 만큼이다. 자기 그릇만큼 세상을 보고, 세상을 담는다.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은 성과로 보이는 일도, 소인(小人)에게는 마치 커다란 성과를 이룬 것처럼 인식하게 된다. 조그만한 성과도 크게 부풀려 침소봉대(針小棒大)한다.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거기다가 일부 언론도 진실 왜곡에 앞장선다.

아무리 성과를 침소봉대하고, 언론이 나서 곡필아세(曲筆阿世) 하더라도 진실은 숨길 수 없다. 결국 최종 판단은 거제시민이 한다. 그 시장이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는 후대에서 평가한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