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1일 박종우 거제시장 취임에 거는 기대…취임사 '빈약', 슬로건 '비전문적'
권민호·변광용 전 시장의 '묵은 현안' 해결도 만만찮아…인사가 '만사(萬事)'다

7월 1일부터 거제시 행정은 박종우 거제시장 체제로 출범했다.

‘시민중심 희망의 새로운 거제’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시정방침은 ‘시민만족 신뢰행정, 혁신성장 활력경제, 지속가능 문화관광, 차별없는 맞춤복지, 100년 거제 디자인’으로 선정했다.

박종우 당선자는 취임사, 언론 인터뷰 등에서 몇 가지를 강조했다. “‘내편’만 챙기는 시장이 아니라 24만 시민을 똑 같이 바라보면서 시정을 펼치는 시장이 되겠다. 경제·경영시장이 되겠다. 공무원과 경영인이 힘을 모아 거제시를 경영하겠다.”

또 “가덕신공항, 남부내륙철도, 통영~거제 고속도로연장, 국도5호선 창원~마산 연결 등 광역 교통체계가 새롭게 구축된다. 광역 교통체계를 활용해 4차 산업 육성, 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하겠다. 거제만의 문화적 특성을 밑거름으로 관광산업을 융성시키겠다. 변화되는 대내외적 환경에 맞게 거제미래 100년 대계를 새롭게 그리겠다.”

예산을 들인 취임식 퍼포먼스에 비해 박종우 시장 취임사는 다소 아쉽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빈약하다. 또 수십번의 검토를 거친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수박겉핥기식이다. 자칫 시장의 시정 철학 부재를 노정할 수도 있다.

‘시민중심 희망의 새로운 거제’ 슬로건도 신선감이나 임팩트가 부족하다. 공모를 거쳤다고 하지만, 인수위원이 응모한 안을 선정했다. 거제시 얼굴인 슬로건 선정을 위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선정위원회를 두지 않고, 비전문가인 인수위원들이 결정했다는 것도 문제다.

거제시청이나 면동 현관에 걸리는 슬로건은 첫 번째 거제시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어야 한다. 두 번째 외부 방문객에게는 강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디자인도 세련되어야 한다. 거제시청 현관에 걸린 슬로건은 디자인적 고민없이 간판 회사에서 흔하게 하는 그런 형식이었다. 24만 거제시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해야 한다.

박종우 시장에게 거제시민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시민 기대에 따른 중압감은 매우 클 것이다. ‘인생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무거운 짐을 지면 먼저 걸음걸이가 조심스러워진다. 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허리도 굽혀진다. 거제시장의 한 걸음 한 걸음은 24만 시민의 내일을 결정짓는다.

거제시 인사(人事)를 바로 세워 인사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 일이 가장 급선무다.

변광용 시장은 퇴임사에서 “지난 4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인사문제였다”며 “나름의 규칙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에 최선을 다했으나 지나고 보니 부족하고 아쉬운 점과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었다”는 말을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에 최선을 다했다”는 변 시장의 말에 과연 동의하는 거제시 공무원은 몇 명이나 될까.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박종우 당선자는 지역에서 지연·학연·혈연 등 외풍을 차단하는 일이 중요하다. ‘외부 인사청탁’을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 외지에서 온 공무원들에게도 똑같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 ‘능력’을 최우선 인사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무특보 등 비서진 선임을 두고 달갑지 않은 소문이 들리고 있다. ‘지역의 누구가 누구를 정무특보에 추천했다. 내가 정무특보에 이미 내정돼 있다’ 등의 소문이다. 정무특보 사전 내정 소문은 ‘내가 국회의원 최측근으로 정무특보에 내정됐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자리 욕심을 내지 말라’는 전술일 수도 있을 것이다.

5급 사무관인 정무특보는 거제시청 내 공무원을 자체 승진시키는 방법도 있다. 또 정무특보 명칭을 ‘정책실장’, ‘대외협력실장’ 등으로 바꿔 다른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 박종우 시장은 ‘거제 100년 디자인’을 공언했다. 차제에 박사급 도시계획 전공자를 공채해, 거제 100년 디자인을 전담토록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논공행상, 측근인사 등은 시장이나 국회의원에게 큰 짐이 될 수 있다.  

거제인터넷신문이 기사를 통해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변광용 시장 주요 시정 업무에는 ‘경제·산업’이 없었다. 경제·산업은 시민의 삶과 도시가 성장하는 근본 뿌리임에도 어떤 연유인지, 변광용 시장은 소홀히 했다. 경제·산업에 대한 근본 마인드가 없지 않았느냐고 밖에 볼 수 없다. 박종우 당선자가 ‘혁신성장 활력경제’를 주요 시정방침으로 결정한 것은 반길 일이다. 거제 성장동력을 새롭게 찾고, 거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거제시정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박종우 당선자는 변광용 전 시장과 그 앞 권민호 전 시장시절에 마무리지짓지 못한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짐을 안게 됐다.

변광용 시장은 취임 후 권민호 전 시장이 벌어놓은 일은 극도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해양플랜트 국가산단이 대표적이다. 4년 동안 방치했다. 7월 17일이면 환경영향평가 5년 시한 도래다. 곧 ‘승인’, ‘불승인’ 등의 결론이 날 것이다. 이에 따라 후속 조처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승인이 났을 경우는 국가산단 조성과 기업유치에 전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 불승인 났을 경우는 행정절차를 다시 거쳐 추진할 지, 아니면 정산 절차에 들어갈지를 결정해야 한다. 정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그 동안 들어간 비용에 대한 소송도 우려된다.

거제경찰서와 거제소방서를 이전하겠다는 송정고개 행정타운 조성 문제도 속도를 내야 한다. 거제시는 민간사업자에게 행정타운 부지에서 나오는 ‘돌’을 팔아 행정타운 부지를 조성해 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두 번째 사업자가 부지 조성공사를 해보니, 당초 거제시가 산출한 암반량과 실제 채취되는 암반량에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족한 암반량만큼 각종 토석이 더 늘어났다. 토석 처리는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가야 한다.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변광용 시장은 ‘비전문가’이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마냥 시간만 끌었다. 박종우 시장은 건설 계통 전문가다. 문제점과 해결 방안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가면 거제시의회에 ‘전문가적 입장에서’ 상세하게 설명해, 추가 비용은 의회 동의를 받아내야 할 것이다. 거제경찰서 조속 이전은 빗물이 줄줄 새는 낡은 건물에 근무하는 경찰들의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거제시민 치안서비스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것이다.

새로 선임되는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과 머리를 맞대 개발공사 적자를 줄이고, 제 역할을 하는 개발공사로 거듭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경영진단 등을 통해 ‘관리공단’ 환원이 최선의 방법이면 환원시켜야 한다.

건설회사 출신이기 때문에 ‘토건시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건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시장보다는 건설의 전 과정을 훤히 꿰뚫고 있어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훨씬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각급 관급공사에 뿌리깊이 박혀 있는 ‘원하청 수수료 챙기기 관행, 나눠먹기 부조리와 부실공사’를 끊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고현항 재개발 구역 내 문화공원 조성도 늦출 수 없는 일이다. 지하주차장과 문화공원을 빨리 조성해, 시민 휴식 공간을 넓혀야 한다.

‘문화시장’을 강조한 박종우 당선자는 거제문화예술재단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 거제문화의 뿌리인 ‘거제문화원’ 위상도 재정립해야 한다. 거제 중심지에 적당한 곳을 찾아 ‘거제문화원’을 반듯하게 지어, 거제시민 누구나가 자유롭게 거제문화원을 이용하고, 문화도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지혜를 짜야 할 것이다.

변광용 시장 ‘천만 관광 거제’는 관광 발전 계획 하나 없이 구호로만 끝났다. 마침 거제시는 관광종합발전계획을 세우고 있다. 형식적인 관광종합발전계획이 되어서는 안된다. 최소한 10년 뒤를 내다보는 관광종합발전계획이 돼야 한다. KTX·가덕신공항·부울경메가시티 등 대내외적 환경 변화가 뒤따른다.

변광용 시장 시절 했던 공약 중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은 과감히 없애야 한다. 박종우 당선자가 한 공약을 거제시정과 접목시켜 새로운 시정 운영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해금강 집단시설지구가 변광용 시장 시절인 2020년 1월 매매계약을 체결해 매각했다. 특혜성 매매 계약이 아니었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성창기업이 추진하는 장승포 유원지 조성사업도 답보상태다. 남부관광단지는 경남도에서 관광단지 지정을 받아놓고도 생태자연도 때문에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도시개발사업을 직접 해보았기 때문에 연초 여객자동차터미널이 진행되지 않는 이유, 진행할려면 어떤 방식으로 해야하는 지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문제점을 찾아 시민에게 공개하고, 시민 동의하에 합리적 추진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장승포동·옥포동·고현동 등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고현동 도시재생사업은 말이 많았다. 어촌뉴딜 300사업이 8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마침 같은 당 소속인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자도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 투자유치, 조선산업 구조 고도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집중 육성 등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박종우 시장의 시정 운영 방침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경제회복, 일자리 창출, 투자유치 등에서 거제시가 경남에서 가장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거제시민은 지난 4년 동안 거제시정(市政)을 이념에 맞출려는 거꾸로 된 시정을 경험했다. 이념에 경도된 ‘자기 진영(鎭營)시정’은 거제시민의 민의를 ‘편가르기’로 갈라 놓았다. 바른 시정은 거제시민을 '이념 프리즘'이 아닌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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