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제9대 거제시의원들에게 바란다…첫 임시회 의정 활동 실망
수박 겉핥기식 시 현안 파악으로는 집행부 견제·감시 어려워

이번달 1일부터 4일까지, 거제시의회 행정복지위윈회(위원장 김동수)와 경제관광위원회(위원장 이태열)는 시 집행부 소관부서 업무보고를 받았다.

거제인터넷신문은 업무보고 내용 중 시민의 관심이 높은 사안을 정리해 보도했다. 지금까지 네 차례 보도했다. 미래전략과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단’, 산림녹지과 ‘한‧아세안국가정원’, 도시계획과 행정타운 조성 문제와 거제경찰서 이전 문제, 도로과 소관 주요 업무를 보도했다.

거제시의회 업무보고 내용을 유튜브 보고 녹취를 풀어 기사화하는 경우도 있다. 또 의회 속기록을 참고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구어체 문구를 문어체로 바꾼다. 또 시의원의 인격과 품위를 고려해, 시의원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에 벗어나지 않도록 몇몇 문구를 수정한다.

거제인터넷신문이 보도한 기사 댓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달렸다.

A 독자는 “기자가 녹취록을 토시 하나 안 바꾸고 그대로 기사화 한 것 같은데, 질의하는 내용을 읽어보면 수준이 초등 보다 못하다. 명색이 대학도 나왔을 것이고 그동안 의정 활동도 했거나 또는 그와 관련한 일을 했을 사람들의 언어 구사 능력이 참 저질이다.”

A 독자는 또 “질의하는 사람이면 해당 사안에 대해 공부도 좀 해서 내용을 제대로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한다. 질의도 논리정연하게 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가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묻는 것 같아 보인다.”고 했다.

B 독자는 “거제시 시의원 여러분 지역 발전을 위해서 기본적 내용은 알고 의회 참석 합시다. 애들 장난질 하는 것도 아니고 여야 떠나 한심합니다. 배우고 지역 내 기본 상황 상식은 갖춥시다. 이런 식으로 의회 진행 하는 것 보니 진짜 한심하네요”라고 지적했다.

댓글을 단 시민의 목소리가 100% 옳다고는 할 수 없다. 또 댓글을 단 시민이 어느 정도 정치적 의도성을 가지고 댓글을 달았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댓글에는 언중유골(言中有骨), 핵심이 있다. 독자의 댓글은 “시의원들이 공부하지 않는다. 인품이 갖춰져 있지 않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업무보고 내용을 더 많이 기사화해야 하지만, 사실은 기사화할만한 특별한 내용이 없다. ‘이것은 무엇이냐. 저것은 무엇이냐’고 묻는 것과 ‘이 현안은 이러한 문제가 있는데 해결 방안이 무엇이냐’고 따져 묻는 것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지금까지 대다수 시의원들은 ‘이 현안은 어떤 내용이냐’고 초보적인 질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재선, 3선 의원들은 거제시 현안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재선, 3선 의원들이 질의할 때 집행부 공무원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정곡(正鵠)’을 찌르는 질문이 이어져야 한다.

초선 의원들 중에 상식 이하의 질문도 있다. 주요 업무보고 책자를 사전에 한번 읽어보고, 이번에 나는 이런 질문을 하겠다는 사전 계획서 등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투자사업은 당초 계획한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 각종 인허가 지체로 몇 년이 지체되는 경우도 있다.

관련 업무를 숙지하는 과정에서 궁금한 사항이나 잘 모르는 사항이 있으면 관련 공무원들에게 묻거나, 관련 기관‧업체에도 사전에 질문을 해 문제점을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달 2일 있은 관광과 업무보고에서 기자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발언이 있었다. 의회 속기록 내용 중 일부를 옮겼다.

○ 조대용 시의원 : 남부관광단지 조성, 결론적으로는 많이 힘들다는 겁니까?
○ 박미순 관광과장 : 사업할 수 있는 면적 중 (생태등급) 1등급 지역으로 고시가 면적이 많다보니 사업추진에 일정 부분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 조대용 : 그러니까 어떻게 한다는 겁니까, 결론은.
○ 박미순 : 방법은 지금 쉽게 말하면 1등급지가 되면서 27홀 골프장이 설치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 현실이었습니다. 뉴스에서도 보셨겠지만 지금 이게 전체 민자사업이고 경동에서는 저희가 이의신청한 부분이 안 풀린 부분에 대해서 향후에 한 번 더 이의신청을 할 것인지 이런 방안을 지금 경동에서 모색 중에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오면 행정에서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 조대용 : 이게 보니까 2016년도 10월부터 진행이 됐는데 조금 있으면 10년 걸리겠네요.
○ 관광과장 : 저희들도 빨리하고 싶은데 좀 애로가 발생했습니다.
○ 조대용 : 그걸 빨리 협조를 해가지고 27홀이 안되면 18홀로 하든지 어떤 빨리 빨리해서 방법을 동원을 해야지요.
○ 박미순 : 그게 민자사업이라서 저희가.

○ 조대용 : 안하면 허가를 안 해주고 못하게 해야죠.

투자유치에 관한 한 거제시나 거제시의회는 '갑'이 아니다. 거제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는 기업의 입장에 서서 귀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조대용 시의원은 '갑'의 목소리를 힘차게(?) 내고 있다. 시의원이 되기 전에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설익은 풋내가 풀풀 품긴다.  

도시계획과 업무보고에서 거론된 행정타운 조성 문제와 거제경찰서 이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의원들이라면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미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사업자가 행정타운 부지를 조성하고, 골재를 팔아 공사비를 충당하는 사업방식이다. 그런데 골재가 당초 계약서에 명기된 233만㎥ 보다 60만㎥가 적은 170만㎥ 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 60만㎥는 골재가 아닌 사석이나 풍화암이다. 60만㎥ 사석을 처리하는데, 예산 수십억원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골재가 나오지 않으면 골재가 나올 때까지 땅을 더 파면 될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더 깊이 파면 골재는 더 나올 것이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는 대신에, 법면 처리를 위해서 경사면이 더 넓어져 행정타운 조성부지가 오히려 더 좁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행정타운에 거제경찰서 이전 문제도 그렇다. 거제경찰서는 행정타운 조성 때까지 기다릴려면, 협소한 사무공간‧주차공간을 넓혀달라고 거제시에 요구하고 있다. 협소한 사무공간‧주차공간을 넓히기 위해서는 거제시 예산 수십억원이 들어간다.

거제경찰서는 협소한 사무공간과 주차공간을 거제시가 먼저 해결해주면, 행정타운 입주를 한번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거제경찰서가 행정타운 입주를 확약해 주면, 거제시 예산 수십억원을 들여 협소한 사무공간과 주차공간을 제공해 주겠다고 하고 있다. 행정타운 입주를 확약하지 않아서, 거제시 예산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문제로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거제경찰서는 장평동 택지개발지구 내 장평동 127번지로 이전하기 위해 부지매입비 73억5천만원, 신축예산 227억원을 합쳐 300억5천만원을 확보해놓고 있다. 대상 부지는 LH공사 소유부지며, 공공용지다. 학교 용지로 지정돼 있다.

경남교육청이 학교 용지를 해제하는 절차만 남아 있다.

학교용지를 폐지하고 거제경찰서 ‘공공용지’로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권한은 거제시가 갖고 있다. 거제시는 변경 결정권한을 무기로 지금까지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거제시의원이면 거제시 공무원 입장만 들을 것이 아니라 사전에, 거제경찰서, LH공사, 경남도교육청 관계자 등을 접촉해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8월 2일에는 교통과 업무보고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제229회 정례회 때, 2022년도 업무보고에 ‘여객자동차터미널 조성 사업’이 포함돼 있었다.

2일 열린 업무보고에서 어느 시의원 한 명도 “여객자동차 조성 사업이 업무보고에 빠진 이유가 무엇이냐. 박종우 시장은 여객자동차 터미널 조성 사업을 포기한 것이냐”고 묻는 시의원이 없었다.

거제시 교통과 관계자는 이번 업무보고에 빠진 이유에 대해 “여객자동차터미널은 이전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지난해 업무보고 후 바뀐 내용이 없어 업무보고에서 뺐다”고 했다.

거제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보좌하도록 ‘정책지원관’을 4명 뽑았다. 앞으로 4명을 더 뽑을 것이다. 의원 2명 당 1명의 정책지원관이 시의원을 보좌하게 된다. 주요 현안 정리는 정책지원관에 맡기고, 행사에 참여하는 횟수가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행사에 많이 참석한다고 시의원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거제시의원들에게 너무 많은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하지만 거제시의원의 일거수 일투족은 24만 거제시민의 자존심이 담겨 있다.

거제시의회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의원연수를 갖는다. 청탁금지, 성희롱 등 공인으로 가져야할 기본적인 자질과 품성을 교육 받는다. 또. 예결산 심의 의결, 행정사무조사 등 기법도 익힌다. 9월에는 행정사무조사가 계획돼 있다. 다음 회기에는 한층 성숙된 거제시의원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많은 시민들이 거제시의원 수준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시의원 수준이 '하향평준화' 되고 있다는 말에는 많은 시민이 공감한다. 뽑아준 시민을 탓해서는 안된다. 거제시의회 '권위'는 시민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시의원 개개인의 인품·노력·활동이 응축돼 거제시의회 '권위'가 세워지는 것이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