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 원로회장 최규협 어르신 …시조학회 권유 따라 시조시인 등단도 준비 중

구순(九旬)을 눈앞에 둔 노 신사가 주옥같은 시 200여 편을 담은 시집 ‘새벽달’을 펴냈다. 지난 2015년 자서전 ‘체험은 길잡이다’와 2017년 시집 ‘정과 한’에 이은 노 신사의 세 번째 저서다. 세 작품 모두 팔순을 훌쩍 넘긴 시점에 펴낸 작품들로, 노년층에선 극히 이례적인 케이스다.

새벽달의 지은이 최규협 어르신은 1934년 사천 서포에서 태어나셨다. 우리 나이로 여든아홉. 그 연세에 200여편의 시를 틈틈이 써 오셨다는 건, 일반인으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다.

새벽달의 작가 최규협 어르신의 시는 시어를 읊조리듯 운율을 타고 써 내려간 직픔들이 대부분이다. 산문형식을 띤 시도 간간히 있지만, 거의가 현대말로 잘 정화된 한편의 시조를 읽는 느낌이다. 생활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초목에 의미를 담아 노래하거나, 스치고 마주친 인연들과의 애잔한 감정을 잔잔하게 회상하는 작품들이다.

작가 최규협 어르신의 문학적 재능과 열정은 타고난 것이었다. 때문인지 젊었을 때부터 문학하는 예술인의 삶을 꿈꾸셨다고 한다. 그러나 가난하고 힘든 그 시절, 문학도의 꿈과 열정은 부질없는 허사였고 사치였다. 순수했던 그 꿈은 생계의 현실 앞에 산산조각 날 수밖에 없었다.

삶의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생겨났고, 그 여유만큼이나 젊은 날 문학에 대한 갈증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한 집필활동이 벌써 세 번째 저서출간으로 이어졌다.

양대조선이 태동하던 1980년 1월부터 거제에 정착하신 작가 최규협 어르신은 90년대부터 대우조선에서 ‘한국의장’이라는 협력사를 운영하시다 지금은 은퇴하셨다. 협력사 은퇴 후 거제상공회의소, 라이온스, 옥포번영회 창립 등 황성한 사회활동을 하셨고, 지금은 거제박물관 관장이자 후원회장, 옥포2동 원로회장을 맡으며,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지역원로로 존중받고 있다.

슬하에 1남5녀를 둔 작가 최규협 어르신은 올 봄 평생을 함께 해 온 부인을 오랜 병마 끝에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다. 부인과 사별이후 그 허전함을 달래려 시 작업에 더 몰두하고 계신지도 모를 일이다.

얼마 전 작가 최규협 어르신의 시를 읽어본 한국 시조협회 측에서 어르신의 시를 현대시조로 개편해 발표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해 왔다고 한다, 최규협 어르신이 시조집 발간에 응할 경우, 구순을 넘긴 노 작가의 시조시인 등단이라는 전대미문의 진기록을 접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작가 최규협 어르신은 “시조문학회 권유에 의해 늦은 등단을 준비할 작정”이라며 “등단 후에는 작가라는 틀에서 벗어나 오직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위해 한묵유희(翰墨遊戱,글을 쓰거나 짓는 것으로 일상을 즐김)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기사:뉴스앤거제 신기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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