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다 사형 선고를 받아놓고 살고 있다"
"우리들은 다 사형 선고를 받아놓고 살고 있다"
  • 김철문 기자
  • 승인 2008.08.10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장장애인 200여명 혈액투석기에 의존, 고달픈 삶 이어가

"우리들은 다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이다. 인공 신장기에 의존한 시한부 인생이다. 보름만 치료를 안 받으면 다 죽는다."

만성신부전증 환자로 콩팥기능이 저하돼 '혈액투석기'에 의존해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신장 장애인을 일컫는 말이다.

거제시에 등록된 신장 장애인은 190여명이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신장장애인이 있다. 어린이부터 80대 노인까지 남녀 성별 연령별로 다양하다.

거제시에는 인공신장기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이 세 곳이 있다. 40개의 인공신장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병원 15개, 대우병원 13개이며, 최근 인공신장실 문을 연 윤&김 내과 12개 이다.

▲ 윤&김 내과 혈액투석기. 신장장애인은 신장(콩팥)이 제 역할을 못해, 이틀에 한번꼴로 혈액투석기를 통해 인체에 쌓인 노폐물을 걸려주어야 한다. 소변은 따로 보지 못한다.
▲ 이틀에 한번씩 생사를 넘나드는 고달픈 삶

신장장애인은 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매일, 이틀에 한번 투석하는 장애인이 있고, 일주일에 한 번, 2번, 세 번 내지 네 번 투석하는 사람도 있다.

투석을 하면 소요시간이 4~5시간 걸린다. 투석을 할 때 주사바늘이 매우 커 찌를 때마다 고통이 심하다. 그동안 수백차례의 혈액 투석을 한 신장장애인은 혈관이 망가져 혈관이 막히는 경우가 허다하게 생긴다. 다른 혈관을 찾을 수 없을 때는 고무로 된 인공혈관을 몸속의 혈관과 연결시켜 투석을 한다.

투석은 크게 복막투석과 혈액투석으로 나눠진다. 복막투석은 인체에 구멍을 뚫어서 인공신장기를 차고 다니면서 하루 네 번씩 비우고, 넣고 해야 한다.

혈액투석은 투석기에 의존해 주기적으로 혈액을 걸려주어야 한다. 투석의 원리는 정수기를 통해 피를 걸려낸다. 신장에서 못 걸려주니까 노폐물을 걸려주어야 한다. 기계 힘으로 걸려준다.

거제삼성병원 인공신장실 신희자수 수간호사는 "투석의 원리는 정수기를 통해 피를 걸려낸다. 신장 즉 콩팥이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몸에 쌓이는 노폐물을 걸려주어야 한다. 기계 힘으로 걸려준다"고 했다.

신장장애인들이 넘어야 할 산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신장장애인들은 병마와 싸우는 것 못지 않게 자신 스스로 자포자기 심정으로 병을 더욱 악화시키고 수명을 단축시킨다.

김창년 윤&김내과 원장은 "만성신부전증에 걸리면 본인 스스로 정상인보다 수명이 짧다는 것을 알게 돼 우울증에 많이 걸린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환자가 많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하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밝은 생활을 해야 한다. 집에서 방에만 있고 움직이지 않으니까 병이 더 깊어진다. 음식을 많이 가리니까 영양 실조에 많이 걸린다"고 했다.

신장장애인들은 시한부 인생 동안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어야 하는 죄책감이 가장 큰 고통이라고 털어놓았다.

▲거제삼성병원 인공신장실 혈액투석기, 두 사람의 신장장애인이 혈액투석을 하고 있다.

▲신장장애인,  가족들로부터 소외, 치료비 부담, 사회적 편견 등으로 어려움 겪어 

만성 신부전증 환자로 판명되고 나서 명을 다할 때까지 지출해야 하는 본인 부담금이 만만찮다. 그로 인해서 가정이 파탄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신부전증 환자로 판명되면 가정에서도 부모 형제들로부터 버림을 받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신용학 거제지부장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이 병에 걸린다. 만성신부전증에 걸리고 나면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 이웃들로부터 소외를 당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가족들도 지치고 뿔뿔이 흩어진다. 남자가 신장병에 걸리면, 여자가 가버리고, 여자가 신장병에 걸리면 남자가 가버린다"고 했다.

인공신장실에 만난 이평석(47) 거제시지부 부회장은 "신장환자로써 7년 됐다. 집에서는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이다. 부친도 신장장애인으로 3년 만에 돌아가셨다. 7년 동안 아무 일도 못하고 있다. 부인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한 명 있다. 내 자신의 지금 처지가 한스럽고 고통스럽지만 어렵게 어렵게 생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신장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곱지않다. '신장 장애인도 장애인이가'하는 편견이다. 시민들도 신장장애인을 잘 모르고 있다. 신장장애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신장장애인이 될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합병증이 심해지면 말기 신부전증 환자 즉 신장장애인으로 넘어간다.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이 될 수 있다.

신장장애인에게 가장 넘기 어려운 것은 경제적 부담이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면, 300,000~400,000만원을 생계비 보조를 받는다. 투석비는 정부에서 부담해준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사람은 생계비 보조도 없고, 의료급여 본인부담금도 투석할 때 마다 본인이 30,000~40,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한달에 10번 투석하면, 300,000~400,000만원이 들어간다. 돈을 특별히 벌지 못하면서 한달 400,000원을 부담하기는 버거운 실정이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신장장애인들이 종합병원에 가서 인공 혈관 수술과 합병증으로 인한 치료를 받을 경우에는 본인 부담금을 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인공혈관은 일종의 고무이다. 인공혈관을 넣는데 몇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적게는 몇 십만원 많게는 몇 백만원의 본인 부담금을 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정부로부터 받는 한달 생활비가 3~40만원인데, 혈관 수술이나 합병으로 인한 수술을 받을 때는 본인부담금이 몇 백만원까지 나온다. 수술비를 해결하지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 원장은 "직업 갖기도 어려운데 병원비로 한달에 몇십만원을 써야 한다. 만성장애인이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 신장 장애인에 대한 복지 정책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했다.

▲ 윤&김 내과 인공신장실. 4시간 동안의 혈액 투석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병상마다 텔레비젼이 설치돼 있다.
▲ 신장장애인을 위한 자활사업장 절실

신장장애인들은 이틀에 한번씩 5시간의 투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직장을 다니기는 어렵다. 또한 사업주는 신장장애인들의 고용을 기피한다. 신장 장애인들에 사회적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 다른 시도에서는 신장장애인만 모여 사는 '사랑의 집'에 들어가는 환자들이 많이 있다.

거제시는 신장장애인만 모여사는 사랑의 집이 없다. 또한 신장 장애인들이 사회적 편견에 구속받지 않고 신장장애인들끼리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자활센터도 없다. 

신장 장애인들이 중심이 돼, 치료를 자유롭게 받을 수 있고, 신장 장애인들의 사정을 충분히 감안한 '자활사업터'가 필요하다.

신장장애인들이 단순 작업을 한다던지, 노상카페 서빙, 제과제빵직 등 공동생산하고 공동배분하는 자활사업터가 좋은 대안이 될 수 것이다.

▲ 김창년 윤&김 내과 원장이 신장 장애인을 치료하고 있다.

신용학 지부장은 "자활 사업장에서 벌여진 돈으로 신장환자들이 마음 놓고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거기다가 가정에다 몇 푼의 생활비라도 보내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으련만.... "

신장장애인들의 모임인 신장장애인 경남협회 거제시지부가 공공청사 3층에 있다. 지난해 공공청사 입주 업체 중에서 임대료를 내지 못한 단체 중에 신장장애인협회도 있었다.

신용학 지부장은 "지난 해 내지 못한 임대료는 차입을 해 해결했다. 한달에 250,000원을 내야 하는 임대료도 버거운 실정이다. 신장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펼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고 했다.

신장장애인 경남협회 거제시지부 : 055 633-8089, 신용학 지부장 : 017 855-277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