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한화가 대우조선 인수하면 육·해·공 통합 방산 사업 보유
산은, 이사회 열어 승인 예정…통매각 방식, 2조원 안팎 매매

▲ 한화 그룹사현황

[2신]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의 새주인으로 한화를 낙점한 배경에는 잠수함 등 방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최근 사업재편을 통해 방산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08년에도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했었다.

26일 재계와 방산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화는 대우조선 매각 및 인수에 합의하고 이날 오후 일정 등을 발표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55.7%를 보유한 대주주다. 매각 금액은 2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한화는 방산 부문을 한국의 ‘록히드 마틴’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최근 대대적인 사업 구조 재편을 단행했다. ㈜한화의 방산 부문과 한화디펜스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해 지상에서부터 항공우주에 이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한화의 구상이다.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육·해·공 통합 방산 사업을 보유하게 된다.

대우조선의 사업 부문은 크게 특수선(군함·잠수함)과 상선 부문으로 나뉜다. 대우조선은 1980년대 말 KSS-I급 잠수함 건조를 시작으로 한국 해군의 잠수함 역사를 써왔다. 지난해 8월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독자 설계 및 건조한 KSS-III 도산 안창호함을 인도했고, 수많은 창정비 사업을 수행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3월에는 인도네시아 해군에 잠수함 3척을 공급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한국 해군의 차세대 전투함정인 FFX-II 호위함 1, 2번함을 인도했고, 이를 바탕으로 태국 해군에 전투함을 수출하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4400톤급 구축함(KDX-II) 사업의 1번함인 충무공이순신함을 건조하는 등 수상함 기술력도 우수하다.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에는 잠수함과 전투함, 보조함 등 군용 선박이 빠져있었다.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이 부문의 보완과 집중이 가능해진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도 대우조선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대우조선은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선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카타르 프로젝트와 관련한 LNG선 2척을 수주했고, 조만간 추가 6척이 예정돼 있다. 한화솔루션, 한화임팩트, ㈜한화와 사업을 연계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한화는 2008년에도 6조3200억원을 들여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었다. 당시 노조의 반대로 실사를 하지 못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터지면서 한화그룹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수 조건 협상 과정에서도 산업은행이 대금 분할 납부 요청을 거절하면서 2009년 6월 18일 계약이 최종 결렬됐다.

[1신]정부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26일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통매각’하기로 확정하고, 마무리 작업을 위한 절차 밟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 금액은 약 2조 원 규모로, 한화그룹이 최근 방산 분야에 박차를 가하면서 구체적 성과를 내는 점과 대우조선의 잠수함 등 특수선(군용)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빠른 매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1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졸업 이후 21년 만에 새 주인을 만나게 됐다.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긴급 산업·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회의에 들어갔다. 경제부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회의가 원래 잡혀 있지 않았는데 갑자기 잡혔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날 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결정하게 되면, 이날 오후 산업은행 이사회가 열리고, 이후 이사회 의결 후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매각 관련 브리핑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강 회장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의 경쟁력 강화 및 처리 방향에 대해 “근본적으로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시스템이 이제 효용성이 다하지 않았나 판단한다”면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경영 주체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대우조선을 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대우조선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빠른 매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6조 원 이상을 들여 대우조선을 끌어안으려고 했지만, 대우조선 일부 구성원의 반발과 당시 세계 금융 위기에 따른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그런 한화그룹이 최근 방산 분야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사업 성과도 좋다 보니 대우조선 군용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들어 시장에서 M&A 후보로 급부상했다.

대우조선의 이번 매각을 두고 정치권에선 ‘분할 매각’을 반대해왔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경남 거제)은 지난 21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우조선 현장 상황을 보면 특수선 중 수상함의 경우 일반 상선과 함께 가공·조립 등 기초공정을 공유하고 지원 시설과 인력 등도 상당 부분 융합돼 있어서 방산과 상선을 무 자르듯이 나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우조선의 매각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조선산업 성장을 통한 국가 발전이 전제돼야 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 과정에서 대우조선 구성원들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매각과 관련, ‘헐값 매각’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간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이 4조2000억 원(산업은행 자금 2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우조선 노조는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을 반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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