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지역 언론사 편집국장과 인터넷언론사 대표 5명이 서명하여 '의회 정상화와 관련하여 언론사와 간담회를 가지자'는 논지의 '업무연락'을 거제시의회에 접수시켰지만, 개혁파 7인의 불참으로 간담회는 무산됐다.

본사는 참여하지 않았다. "간담회는 현 의장단파의 모 의원이 우호적 언론사를 배후 조종해 개혁파 7인을 압박하기 위해 간담회를 가지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의회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모 의원에게 확인하니, "언론사에 간담회를 하도록 요청하지 않았다"는 답변이었는데, "의원들끼리 조정이 안돼, 언론사 간담회에는 응했다"는 모호한(?) 답변을 했다.

이행규 의원은 이에 대해 "의회가 언론의 하부기관이냐? 설상 언론에서 자발적으로 했더라도 의장단이 의원들에게 사전에 이러한 간담회 제의가 들어왔다는 논의를 하고 해야 할 것 아닌가? 전날 저녁에 공문이 왔고, 문자메세지 넣어 통고하고 그런 식으로 의회를 운영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 의장단의 무능으로 의회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데, 언론에다 의회를 맡기는 꼴이 뭐냐.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5일 임시회를 열어 민생안건을 처리했지만, 의회 파행의 본질적인 문제는 전혀 풀리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시기에 의회가 왜 파행인지 원인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연적으로 의회 파행이 일어났는가 아니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파행인가.

이번 파행은 거제시의회의 곪은 환부를 도려내고, 정상적인 의회로 거듭나기 위한 '자기수술' 과정이다.

거제시의회는 왜 개혁되어야 하는지 짚어보자. 시의회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거제시청 왼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행정의 왼팔(?) 역할을 하는 곳이 시의회인가.

거제시의회는 세 가지 고유 기능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최종적인 의사를 확정하는 권한',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권한', '집행기관에 대한 감시기관으로서의 지위'이다.

옥기재 의장은 거제시의회 홈페이지 인사말에 "의회는 20만 거제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지역발전과 시민복리 증진을 위하여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며 시민과 함께하는 의회 운영으로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의회상을 정립하기 위해 모든 역량 결집시켜 나갈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지역발전과 시민복리증진'을 위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하고, 극소수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칭찬과 후한환대(?)'를 받는 의회가 아니라 시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의회상'을 정립해야 한다.

상임위원회나 본회를 시작할 때는 제법 그럴싸하게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런데 조금 있으면, 흐지부지 구렁이 담넘어가듯 은근슬쩍 안건이 처리되고 만다. 전반기 2년 동안 '식물 의회', '거수기 의회'로 낙인찍히게 한 장본인들이 누구인지 시의원들 스스로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거제시의회가 극소수 이해관계자들로부터만 '잘한다'는 칭찬 받은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관내 조선소 무허가 건물미신고 가설건축물 적발 후 처리 과정, 임천공업과 한내농공단지 대립의 본질적 문제, 둔덕 술역 골프장, 경상남도 생활체육대축전 예산 편성 과정 등이 대표적이 사례이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때 관내조선소를 방문하면서 무허가 건물과 미신고 가설건축물 현황 파악 때 가장 많이 적발된 곳이 양대 조선이었다. 컨터이너 박스와 셀타 미신고 가설건축물이 부지기수로 많았다. 한마디로 그 수가 너무 많아 파악도 어려운 지경이었다.

1년이 지난 후 올해 행정사무감사 때 행정 처리내용을 보면, 양대조선의 무허가 가설 건출물 조치 결과는 모두 빠져있고, 힘없는 중소업체 조치 결과만 나와 있었다.

감사원에 심사를 청구해놓은 임천공업 매립지와 한내농공단지 분쟁의 1차적 책임은 시의회에도 있다. 한내농공단지가 임천공업의 매립예정지 호안과 겹친다는 이유로 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토론 후 한내농공단지를 부결시켰다.

그런데 몇몇의 의원이 서명을 하여 '(산업건설위원회) 반대의견 제시에 대한 찬성의견 제시 수정동의안'이라는 해괴망측한(?) 제목을 달아 본회의 표결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제105회 임시회 회의록 참조)

올해 10월에 거제에서 열리는 경상남도 생활체육대축전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도비 한 푼 받지 못하고(타 시군 도비 지원 받았음), 예산을 허비한다는 이유로 총무사회위원회에서 3억원 삭감시켰다. 그런데 총무사회위원회 소속이었던 모 의원이 예결위원장이 되자, 계수 조정 정회를 선포한 후 조금 있다가 다시 개회를 해 1억5천만원은 다시 올려주는 민첩성(?)을 보였다.

둔덕술역골프장은 환경영향평가서가 짜맞추기한 흔적이 있고, 기업의 재무력을 평가할 수 있는 평잔액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심사 보류시켰다. 그런데 그 다음 회기에 '주민들이 골프장을 원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갖다 들이대, 시의회는 둔덕술역골프장 찬성의견을 제시했다. 둔덕술역골프장은 거제시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제116회 2008. 04. 15. 산업건설위원회 회의록, 제117회 2008. 05. 21. 임시회 회의록 참조)

사등면 오량에 선박구성부분품을 제조하는 모 업체가 농로를 무단점유한 후 시멘트 포장과 함께 농로에다 크레인 레일을 까는 불법을 저질렀다. 거제시는 '그동안 몰랐다(?)'며 원상복구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 마을은 A 시의원의 고향 마을 눈앞이다. 출퇴근하면서 일부러 피하지 않는 한 불법의 현장을 보게 될 것이다.

올해 행정사무감사 때 A 시의원과 두동 다세대 주택 건설 현장을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다세대 주택 건설현장에서는 법을 어기고 있는 현장을 귀신같이(?) 지적해냈다. 건설의 처음과 끝을 훤히 꿰뚫고 있는 A 시의원이 자기 고향마을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현장은 몰랐다고 말한다면 시민이 웃을 것이다.

이밖에도 '시민에게 신뢰받는 시의원'이 될려면 두 눈 부릅뜨고 관심을 가져야 할 거제시 현안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덕산베스트타운 분양전환문제, 덕산아내12차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문제, 국도14호선 예산 부족문제, 대우조선 매각문제, 통영 거제간 고속도로 실시설계 반영문제, 쓰레기 소각장 문제, 도심 주차 문제, 교통정체문제, 해금강집단시설지구 문제, 장목관광지 조성문제, 고현만 인공섬 조성문제, 조선산업 이후를 염두해 둔 신성장동력 발굴 문제, 교육문제 등 거제시의회가 앞장 서 '실타래'를 풀어야 할 거제 현안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거제시의회는 시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의회로 거듭나야 한다. 거제시민을 위하고, 거제발전을 위하는 일이면 무엇이 두렵고 무서운가?

거제시 의회 개혁의 화두는 '거제시민과 거제발전'이다. 의회 파행사태를 풀고, 의회를 정상적으로 자리매김시키고, 행정을 견제하는 등등의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을 '시민과 거제발전'으로만 삼으면 쉽게 풀린다.

거제시의회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멋진(?) 전리품을 챙긴 모 의원은 "열심히 해서 시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려고 해야지, 위의 눈치나 보고 그러면 되느냐"고 했다. 맞는 말이다. '사탕발림' 립서비스가 아니기를 바란다.

'민유수야 수능재주 역능복주 물무험어민자의(民猶水也 水能載舟 亦能覆舟 物無險於民者矣)'

'백성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엎을 수도 있다. 세상에는 백성보다 더 두려운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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