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헌(오른쪽 두번째)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전국금속노동조합에서 열린 '한화재벌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금속노조 입장발표 기자회견' 발언하고 있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노조의 반대가 일부 해소되면서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내부실사 과정 중에 있으며 현장실사를 앞두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화 인수단 대표가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를 방문해 ▲노조의 참여 ▲고용보장 ▲노조 및 단체협약 승계 등을 약속했다.

한화의 적극적인 태도에 대우조선지회는 매수자 현장실사를 허용키로 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본계약 체결 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하자는 한화 측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화의 매수자 현장실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지회는 한화그룹에 ▲고용보장 ▲단체협약 승계 ▲회사 발전 ▲지역 발전 등을 요구했다.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조선업종 노조 연대 8개 사업장과 금속노조 18만명 조합원의 힘을 모아 물리적인 매각 반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8일 옥포조선소 정문 등에서 현장실사 저지 훈련을 진행했다. 노조원 중 200명 정도가 저지단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실사단이 대우조선해양 내부로 들어오는 출입구를 지키는 훈련을 했다.

이전에도 한화와 대우조선지회는 비공식 만남을 가졌다. 당시 한화 관계자는 "본계약 체결 전에는 법적 지위가 없고 당사자 접촉을 금지하는 계약 조항 때문에 지회와의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우조선지회는 한화가 "당사자 참여 보장과 4대 요구안에 대해 지회와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현장실사 전에 공개적으로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21년 동안 대우조선해양은 여러 번의 매각 시도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대우조선지회는 2008년 한화,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 4개 기업의 옥포조선소 현장 실사를 저지한 바 있다. 노조가 조선소 출입문과 헬기장을 봉쇄하면서 현장 실사가 이뤄지지 않았다.<아래는 대우조선 노조 보도자료> 

보도문
당사자 참여 보장! 고용·노조·단협 승계! 확약!
한화의 매수자 현장실사를 허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대우조선 지회는 지난 1월 13일 현중으로의 불공정, 밀실, 특혜매각이 불발된 후 지회는 산업은행 체제하에서는 더 이상 대우조선의 미래는 없다고 판단하고 대우조선 매각의 새로운 방향으로 “ 조선산업의 발전과 경남 기자재업체의 발전을 전제로 하는 새로운 경영 주체를 확보한다”는 입장을 확정하였습니다.

이후 구체적인 매각 방식까지 담은 내용을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매도자인 산업은행, 대통령선거와 지방 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전달하고, 각종 토론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고 이해 당사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해왔습니다.

분리매각 시도를 포기하고 통매각을 발표하였습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하청지회 파업사태로 촉발된 대우조선 조기매각 분위기를 활용하여 분리매각 시도를 하였고, “분리매각은 해외매각이고 핵심기술 팔아먹는 매국 행위이다”라는 지회의 대응과 국민 여론에 밀려 결국 분리매각을 포기하고 지난 9/26일 지회가 요구한 매각 방식을 대부분 수용하는 내용으로 한화에 대우조선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매각 발표 후 지회는 준비된 매각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기자회견을 통한 지회 입장 발표, 요구안을 만들기 위한 이해 당사자 의견 청취, 내부결속과 매각 상황에 대한 교육, 홍보 활동과 현장 실사에 대비한 실사 저지 사수대를 구성하는 등 긴박하게 매각 대응에 집중하였습니다.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담은 4대 요구안을 전달하였습니다.

10/13일에는 전 조합원 보고대회를 개최하여 2,000명이 참석하는 집회 대오를 통해 한화와 산업은행에 “당사자 참여 보장 없는 현장 실사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조합원들의 굳건한 의지를 전달하였고, 10/18일에 한화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되고 10/19일에 기자회견을 통해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담은 4대 요구안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이어 한화 본사 앞에서 금속노조와 공동집회를 개최하여 전 구성원 고용보장, 노조 및 단협승계, 회사발전 계획, 지역 발전계획을 담은 4대 요구안을 한화에게 공식 전달하였습니다.

현장실사 전 공식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데 집중했습니다.

지회의 당사자 참여 보장 없는 매각은 실패한다는 지속적인 압박 결과 한화와의 비공식 만남이 이루어졌지만, “본계약 체결 전에는 법적 지위가 없고, 당사자 접촉을 금지하는 MOU 조항 때문에 지회와의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었고 지회는 한화가 “당사자 참여 보장과 4대 요구안에 대해 지회와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현장실사 전에 공개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만남 이후에도 한화는 입장 변화없이 일관되게 본 계약 전에는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상경 투쟁을 통한 한화의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지회는 답보상태인 22년 단체교섭과 당사자 참여 보장을 요구하기 위해 11/11일 서울 상경 투쟁을 감행하였고, 한화와의 면담에서 인수위 최고 책임자가 지회를 방문하여 현장실사 전 지회가 요구한 내용에 대한 한화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지회는 중대 결단을 하였습니다.

15일(화) 10시 30분 한화 인수단 대표자가 지회를 방문하였고 당사자 참여 보장과 고용보장과 노조/단체협약 승계에 대해 확약하였습니다. 나머지 요구안에 대해서도 본계약 체결 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하자는 한화측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회는 처음 마주하는 한화와의 노사관계 첫 단추가 잘 끼워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한화의 매수자 현장실사를 허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우려되는 측면도 고려 안 한 것이 아니지만 한화의 진정성과 신용이라는 기업 정신을 믿고 상호신뢰 속에 중대 결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경영 주체와의 첫 단추를 끼우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지난 21년간 산업은행 하에서 여러 번의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하였습니다.

당사자 참여 없는 일방적 매각을 추진한 정부와 산업은행의 매각정책 때문이었습니다.

한화로부터 당사자 참여 보장을 약속받았고 노조와 단체협약 승계를 확약받았기 때문에 지회는 향후 본계약에 지회가 당당하게 참여하고 본계약 체결 즉시 한화와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지회의 나머지 요구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본계약 체결 후 지회는 요구안 중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며, 기업결합이 승인되는 시점에는 최종적으로 매각 요구안에 대한 협상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회가 현장 실사를 허용하는 결단이 대우조선의 미래와 회사의 영속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지만 이후 대우조선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2년 11월 16일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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