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8일 거제 최초의 국가등록 민간정원인 옥동힐링가든(등록번호 경남 제7호)에서 제 1회 만다라 축제가 열렸다,

지난 4월 5일에 이 정원의 한 영역에 만다라 정원 ‘空’을 개원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축제이다.

35명의 추진위원으로 구성된 이 축제는 1부 장수 연명기원제와 2부 출판기념회(최규협시조시인 등단기념) 3부 오찬과 정원관람 등으로 구성된 이 행사는 7일 후 연명등을 소등하기까지 7일동안 계속되었다. 박종우 시장의 축사를 대독한 원태희 관광국장(박시장은 조금 늦게 참석하여 축사)과 한국관광공사 경남지사 박철범지사장, 서일준의원의 축전소개등으로 시작된 이 행사의 기획배경은 대략 다음과 같었다.

위.촉.오라는 역사 속의 실존국가와 인물을 배경으로 한 중국소설 [나관중의 삼국지]에서 소설의 말미, 촉의 왕 유비가 죽고 그의 아들 유선에 의해 통치가 이뤄지던 때, 위의 사마의와 오장원에서 대치하던 제갈량은 자기의 수명이 다했다는 것을 안다. 삼국의 통일이라는 역사적 명분을 앞두고 하늘에 수명을 연장해 달라는 기도를 한다.

당시는 인간의 수명과 재록을 관장하는 존재가 북두칠성이었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모습에서 그 곁의 삼태성과 더불어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한 예측과 길흉화복이 점쳐지던 때였다.

고구려때부터 내려온 천문도와 조선시대 석각되어 발견된 천상열차분야지도 역시 같은 범주에서 제작되었다.

이번 행사는 여기에 착안하여 기획되었는데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12년의 수명연장을 위해 몸을 정갈히 하여 북두칠성모양으로 촛불을 밝히고 북두주문을 외우며 북두칠성보법으로 걸으며 7주야를 지내는 것이다.

이때 49개의 촛불도 주위에 밝히고 주변을 지키는 무사들은 모두 검은색 복장을 하도록하였다.

7일째 접어드는 날 위연이란 장수의 실수로 칠성에 해당하는 촛불 하나가 꺼지면서 이 기도는 무위로 돌아가고 제갈량은 오장원 전투에서 죽음을 맞는다. 이때 그의 나이가 54세였다.

물론 촉의 왕 유선도 사마의에게 항복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재미있는 것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군 진린이 위기에 처한 이순신 장군에게 칠성연명기도를 권했다는 일화가 있다. 우연한 일이겠지만 이때 이순신장군의 나이도 54세였다.

조선이대에도 소격서에서 이 행사가 이어졌고, 과거(잡과)에도 천문과 풍수 등에 관한 내용을 시험보면서 북두주문이나 칠성연명경을 포함시켰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이 오래된 민속은 불교와 도교와 대순진리회등에 일부분 남아서 겨우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신앙의 관점에서 어떻게 볼 것이냐는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 밖에 없지만 전통의 복원과 재현이란 측면에서는 그 의미가 컸다고 본다.

특히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라 지자체나 여러단체에서 베풀던 기로연(耆老宴/경노잔치)도 최근 몇 년간 열리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이 행사가 조그만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취지도 있었다.

다음 번 이 행사 때는 좀 더 내용적으로 보완하고, 다채로운 이벤트를 넣어서 수명장수와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뜻깊은 행사가 되기를 바라고, 7성과 28수에 해당하는 분들 외에도 49개의 등불과 호위무사들까지 선정하여 진행할 계획이다.

재미있었던 것은 7일 간의 촛불이 다 타는 시점에 행했던 소등행사에서 7조각의 구름이 제사상 위의 하늘에 나타났다가 끝날 무렵 사라졌다는 점인데 일행 중 한명이 '우리의 기도에 하늘이 감응했나보다' 하면서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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