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교육미래 전략 없음…미래 생각않고 오늘만 산다

아래글은 지난달 24일 거제교육청이 주관한 '명문교육도시 건설을 위한 거제교육 중장기 발전 전략 세미나'에 본지 김철문 발행인이 토론자로 참석, 발표한 내용이다.

명문교육도시 육성 전략과 거제시 현 실태

▲ 김철문 본지 발행인
거제시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세 곳이 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외도(外島)이다. 세 곳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공통 분모는 인재이다. 또한 세 곳의 공통된 특징은 외부의 인재들이 거제로 들어와 거제시민과 함께 거제를 부흥시키고 있다.

토론회 발제자인 김영 교수의 지적처럼, 거제시의 산업 성장으로 축척된 경제적 부를,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유능한 인재를 양산하는 교육 발전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유능한 인재가 다시 거제시의 산업 성장을 견인해내는 나선형의 거제 발전 순환 메카니즘의 시스템 정착이, 거제시의 희망찬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시스템 정착의 첩경은 명문 교육도시로의 발돋움이며, 명문 교육도시 거제는 거제 미래를 담보하는 희망차고 값진 일이다.

▲거제시, 도시발전 전략에서 교육부문 발전 전략 '없음'

하지만, 거제시의 현 실태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거제시는 조선산업 호황을 바탕으로, '세계적 조선산업해양관광도시'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금 내놓고 있는 장밋빛은 사상누각이다.

고유가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조선산업의 호황과 경쟁력도 올해를 기점으로 빠르면 내년부터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리고 거제시의 높은 경제성장에 견주어 교육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교육의 비전 제시가 부족하다.

토론회 발제자인 김영 교수의 연구 자료를 읽어보면서 눈여겨 본 대목이 거제지역 교육인프라 문제점 지적이었다.

'도시발전 전략에서 교육부문 발전을 위한 전략은 없어 보임'이라고 적어 놓은 부문에 의구심을 가졌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나. 아마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청 담당 공무원에게 교육관련 비전이나 전략, 발전방향, 연차별 추진계획, 연차별 투자소요예산 등을 정리해놓은 자료가 있는 지 물었다. 없다고 했다. 모 시의원에게도 그런 자료가 있는지 물었는데, 없다고 했다.

교육청에도 물었다. 거제교육청에는 2008년 거제교육이라는 200페이지 분량의 책자에 2008년의 거제교육 기본방향, 지표, 시책 등이 담겨있는 책자는 있었다. 교육의 비전과 전략은 없었다.

거제시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료가 있는 지 찾아봤다. 찾은 것이 1페이지 분량의 남해안 시대 거제시 발전 전략이다. 발전전략에 주거기능의 업그레이드, 산업기능의 고도화, 관광휴양기능 재정립, 도시 인프라 재정비 나열형 제목 4개가 끝이었다. 교육에 관한 미래 전략 내용은 없었다.

그리고 남해안 시대 발전 전략이라면 비전도 있고, 목표도 있고, 세부 추진계획도 있어야 하는데, 제목만 나열돼 있고 세부 사항은 없었다.

21만 시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 거제시정이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전문 자료가 없었다. 단편적이고, 나열식이고 개발 프로젝트 건수별로 정리해놓은 자료가 전부였다.

전남 광양시의 광양발전 2020계획에는 전략목표별, 주요 실천과제 속에 ‘교육문화예술이 꽃피는 품격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적혀있다. 여기에는 단기추진사업, 중기계속사업, 장기계속사업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 거제시와 유사한 공업도시인 전남 광양시 명문교육도시로 명성 높아 

토론회 발제자인 김영 교수의 연구 자료에 국내교육도시 정체성 갖기 사례를 지적하는 자료에 고양, 구미, 경산, 광양과 함께 거제를 비교해놓았다. 다른 도시에는 특화된 교육도시, 자사고, 국제고 대학교 및 대학원 건립, 교육선진화 10개년 계획 수립, 국제화 평생교육 특구 지정등을 열거해놓았는데, 거제시란에는 매월 열리는 초등학생 어린이 독서 퀴즈 대회가 적혀있다. 충격이었다.

▲ 각 지자체 중 교육 정체성을 갖기 위한 전략
물론 거제시에서는 항변할 지 모른다. 거제시에도 교육경비지원조례가 있고, 영어마을 조성하고 있다. 평생교육 홈페이지를 개통했다. 등등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이것은 잠시 논외로 하자.

▲ 거제발전기획위원회 뭐하는 곳인지 '궁금'

거제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거제발전기획위원회’라는 위원회 관련 창이 있다. 미래지향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거제 건설을 위해 참신한 정책을 연구개발하고, 주요시책, 대형투자사업의 자문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거제시장 소속하에 산학연을 포함한 민간전문가 및 공무원으로 구성된 위원회라고 밝혀놓았다.

‘참신한 정책을 연구 개발한다’는 것은 매우 좋은 말이다. 그래서 이 위원회의 자료실을 클릭해봤다. 단 하나의 글이 있다. 청주시청 공무원이 거제를 관광 한 후 관광 거제를 위해 이러한 점은 고쳤으면 좋겠다는 글, 한편이 전부이다.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거제시의 극명한 모습이다.

▲ 21만 시민이 살고 있는 도시, 거제의 미래전략은 '종이 한 장 분량이 전부'

거제시 홈페이지 시정 안내란에 들어가면, 시정주요성과, 시정지표 및 방침, 시정 역점 시책, 현안사업, 투자유치사업, 남해안시대 발전전략, 이달의 주요시책 창이 있다.

이 중 ‘남해안 시대 발전전략’ 란에 들어가서 찾은 것이 한 장 짜리이다. 거제 미래는 한 장이 전부다. 뒷면도 없다. 구호성으로 나열해 놓은 종이 한 장이 지금 거제의 수준을 대변해주고 있다. 거제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들이 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21만 시민이 살고 있는 도시가 거제의 내일은 어떠할 것이라는 비전이 종이 한 장 분량 밖에 되지 않는다.

▲ 거제시 홈페이지에 있는 '남해안시대 거제시 발전 전략'. 구호 나열식의 한페이지가 21만 시민이 살고 있는 거제 미래의 전부임.

창원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다. 창원발전 5개년 계획 중에 ‘교육과학분야’를 클릭해봤다. 20페이지 분량에 교육의 여건변화, 교육의 발전방향, 교육 및 과학거점 도시 육성 전략, 시민 평생학습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발전지표, 교육 및 과학거점도시 육성을 위한 KAIST유치 등 주요사업, 연차별 추진계획, 연차별 투자소요예산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명문교육도시로 발돋움하는 위협요인에, 거가대교 개통과 더불어 부산, 김해, 창원, 마산 등의 접근성 용이로 거제시보다 교육, 문화, 복지, 교육환경 수준이 높은 도시로 초중고 생들의 역외 유출이 우려된다. 6․70년 대 마산 통영 부산 진해 등의 인근 도시로 조기 유학을 갔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 거가대교 개통 후 거제시의 경제, 교육 등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으로 빨려들 가능성 높아

위협 요인의 좋은 사례는 거가대교 개통 후에 바로 거제시와 연결되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다. 경제자유구역 면적은 100제곱키로미터이다. 거제시 면적의 4분의 1크기다. 크게 다섯 개 지역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신항만지역, 지사지역, 명지지역, 웅동지역, 두동지역이다. 목표인구는 235,000명이다. 사업비가 8조4천4백억원이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150명의 공무원이 상주하면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경제자유구역의 교통 인프라는 구축이 완료돼가고 있다. 남해고속도로와 대구대동 고속도로가 연결되었다. 경부선 철도 삼랑진에서 진영 장유 경제자유구역 신항만까지 연결공사가 마무리단계이다. 경전선도 기존 창원에서 삼랑진으로 가던 것을 노선을 바꿔 창원에서 장유 김해공항 사상역으로 연결된다.

경제자유구역 안에는 모든 지역이 첨단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고, 그렇게 건설되고 있다. 주거단지, 유치원, 초 중 고 대학 교육시설이 들어서는 미래형 도시이다. 경제자유구역 안에는 부산과학지방산업단지도 포함돼 있다. 첨단 생산과 전문교육 및 연구개발 산업단지이다. 동아대학교는 경제자유구역에 분교를 설치하는 것을 확정지었다.

거제시는 거가대교 개통과 함께 부산 시내까지 멀리 갈 것도 없이 인근 도시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으로 인구 및 경제력이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 원인은 거제시의 도시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홈페이지
교육에 대한 집중 투자 이전에 가장 선행되어야 할 일은 교육 발전 밑그림을 준비하는 것이다. 교육에 대한 단기계획, 중기계속계획, 백년대계가 없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거제시는 현재만 있고, 미래는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하루살이 인생을 살고 있는 단계이다. 지금 잘 먹고 잘 사니 다음 세대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지 관심이 없다.

▲ 교육발전 장기 비전 시급히 준비해야

거제의 미래가 불확실하다.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해답은 인재이다. 인재가 거제 미래를 담보한다는 것은 현재와 과거 역사에서 증명됐다. 거제시가 인재를 키우는 명문교육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내외적 환경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치인들의 선거구호에 '조선이 살아야 거제가 산다'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하지만 이제는 '교육이 살아야 거제 미래가 있다'로 바꿔야 한다.

교육 투자는 효과가 단기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정치인들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교육문제를 소홀히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렇지만 교육은 미래를 위한 값지고 값진 투자이다. 거제시의 빛나는 역사성을 오늘에 되살리고, 거제시의 무궁한 미래를 보장하는 첩경은 교육과 인재이다.

'지속가능한 거제시발전'의 첫 시발점은 인재라는 인식을 갖고 명문교육도시 거제를 위한 시민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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