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문 기자
최근 거제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거제시 공직사회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거가대교 개통과 함께 공직사회도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야 할 때이다.

검찰의 천신일 세종나모회장과 임천공업의 수사 과정에서 불똥이 잘못 튀어 전직 거제시장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는 일부의 지적도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전직 시장의 구속에 대해 ‘그것 뿐이겠느냐’는 정서가 팽배해 있다.

왜냐면 공직사회의 ‘뜨거운 감자’는 아직 뇌관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올해 초까지 7년여 동안 전임시장 시절 거제시청에서 서기관과 사무관으로 승진한 공무원이 63명에 달한다.

그동안 승진 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승진 인사 비리는 수요자와 공급자끼리 일대일로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쉽사리 밝혀지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서기관(4급·국장) 승진 관련 금품 로비 의혹은, 전직 시장 시절에 급성장한 E건설사가 금융기관에서 거액을 대출받아, 이중 억대의 금품을 모 공무원의 서기관 승진 로비 자금으로 쓰여진 의혹을 사고 있다는 내용이다.

E건설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러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지만,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 리 없다’ 속담을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또 서기관으로 승진한 후 정년퇴직한 모 공무원은 공단 이사장을 시켜준다고 해서 ‘듬뿍 줬는데’, 시켜주지 않아 매우 서운하다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사무관(5급·과장) 승진 과정에서 금품로비 의혹은 금융기관 관계자의 직접적인 발언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에 서기관 승진 금품 로비 의혹보다는 더욱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2008년과 2009년에 사무관 승진인사를 전후해 승진한 몇몇 공무원이 어디에 썼는지는 모르지만 모 금융기관에서 수천만원씩 대출을 해갔다는 것이다. 이 금융기관은 거제시 금고은행 중 한 곳이다.

해당 금융기관의 대출 자료만 조사해보면 대출을 받은 사람은 쉽게 밝혀질 것이며, 돈의 사용처도 드러날 것이다.

거제시청 공무원이 업무시간에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사태도 일어났다. 경찰에 적발된 3명의 공무원은 같은 과 소속이며, 대민 접촉이 많은 부서이다.

이들은 대민접촉이 많은 부서인 점을 악용해 ‘출장보고’를 한 후 한 자리에 모여 도박을 하는 간 큰 행동을 했다. 대민 접촉이 많은 이 부서에서는 그동안 ‘환경’ 관련 민원 단속을 빌미로 지역의 업체로부터 원성을 살만한 일을 하지 않았는지 되물어 보아야 할 것이다.

공무원이 업무 시간에 도박을 하는 것은 비단 이번 일만이 아닐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처럼, 판돈이 큰 상습적인 도박은 아니지만 ‘윗물’ 에서도 업무시간에 이같은 일을 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다.

거제시에서 어떠한 문제가 생긴 후 뒷처리가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하고 항상 흐지부지 되고 있다. 거제시는 공금 유용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원봉사협의회에 자원봉사센타 운영권을 박탈했다고 밝혔지만, 무늬만 운영권 박탈이지 실제로는 자원봉사협의회 소속 직원이 자원봉사센타를 버젓이 운영하고 있다.

거제시는 “경찰의 수사 마무리를 보고 직영을 할지 위탁운영을 할지 결정할 것이고, 인수 인계가 있기 때문에 자원봉사협의회 소속이었던 직원들이 근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석연찮은 변명이다.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면 시민들은 그런 문제가 언제 있었느냐는 식으로 모든 문제를 잊어버릴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커다란 착오이다. 시대가 변해, 인터넷신문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해당 키워드를 간단히 검색만 하면 그때의 기억을 오롯이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거제시에서는 국·소장과 과장 면·동장은 23일, 24일 이틀에 걸쳐 창녕 부곡온천에서 ‘리더십 교육’을 받고 있다. 이번 기회에 구 시대의 잘못된 공무원 상을 말끔히 털어내고 시민을 위하는 제대로 된 리더십 교육을 받아 행정에 접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밤 늦도록 불을 켜고 시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 승진 기회도 얻고, 그러한 공무원이 대우받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이제 권민호 시장의 ‘역사적 책무’이다.

정자정야(政者正也). 정치는 나무의 뿌리를 바르게 해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수이정(子帥以正) 숙감부정(孰敢不正). 위정자가 바른데,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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