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는 권민호 시장의 민선 5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개편안을 7일 내놓았다. 여론 수렴과정과 의회의 조례 승인을 거쳐 확정되면 2월에 있을 정기인사에서 대폭적인 인사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조직개편안의 골자는 기획조정실 신설, 감사기능강화, 대 시민서비스 강화, 관광도시 긍정적 이미지 구축을 위한 환경위생과 등 3개부서에 신속대응 부서를 둔 점, 꽉 막힌 도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도로과 신설, 면․동 부서 축약, 행정 명칭 축약 등으로 보인다.

▲ 거제시가 7일 발표한 조직개편안
조선관광산업국을 폐지하고 기획조정실을 새롭게 신설한 것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으로 보인다. 기획조정실에는 공보 업무를 넘겨받은 기획예산담당관, 미래산업과, 조선&경제과, 관광과 등 네 과를 포진시키고 있다.

기획조정실은 시민을 위한 시정의 기획 정책개발 예산 공보를 전면배치한 ‘기획실’ 기능과 거제의 성장동력인 조선ㆍ미래산업ㆍ관광을 조정ㆍ추동하는 ‘컨트롤타워실’ 역할로 나뉜다.

여기서 미래산업과의 기능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래산업과는 지속가능발전팀의 명칭 변경과 업무를 일부 이관받은 성격이 있지만, 과 안에 전략사업계가 눈에 띈다. 기존의 해양항만과에 있던 고현항재개발T/F팀과 차세대산업단지 업무를 수행했던 도시과의 공영개발T/F팀이 전략사업계로 옮겨가지 않을까 예상된다.

거제시는 ‘일 중심의 조직개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지적되고 있다. 기획조정실의 기획예산담당관 산하의 기획담당와 미래산업과 산하의 정책개발담당은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권민호 시장의 핵심 공약인 차세대산업단지 건설은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산입법)과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특례법)에 따라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입법 또는 특례법으로 차세대산업단지를 추진할 경우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 공유수면 매립이다. 특례법에는 인허가를 받으면,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이 의제 처리되지만, 그 이전에 공유수면매립을 위해서는 국토해양부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거제의 조선산업ㆍ미래산업ㆍ관광은 모두 바다와 직ㆍ간접 연관을 가지고 있다. 해양항만과를 주민생활국 산하 가장 하위 부서에 둔 점은 석연찮다.

어업진흥과는 주민생활적 측면이 강한 반면, 해양항만과는 산업적 성격이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해양항만과는 조선산업ㆍ미래산업ㆍ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거제의 특성상 ‘토양적’ 성격을 가짐에도 연관성을 완전히 분리시키고, 중요도를 낮추었다.

거가대교 개통을 계기로 부산, 통합 창원시, 거제시는 해양산업, 해양레포츠, 마리나시설 등 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고 통합창원시와 부산시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해양산업과 해양개발이 미래 관광객 유치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추동 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관광과는 관광기본법, 관광진흥법 등의 저촉을 받게되며, 해양항만과는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등에 관한 법률, 항만법, 항만사업법 등의 저촉을 받는 등 관광과 해양은 별개이다.

거가대교 개통 이후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지만, 관광객이 찾는 곳은 포로수용소유적공원, 김영삼대통령기록전시관 등 몇몇 시설에 국한되고 있다.

거제시의 관광 정책이 섬의 지형적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관광과 해양을 분리시켜 접근함으로 인해 횟집타운 등 해양관광시설 준비 부족을 초래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지세포해양레포츠 특구 조성 사업 또한 대표적 해양관광산업 시설임에도 관광과는 관여치 않고, 해양항만과와 도시과에서 추진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최근 경상남도가 발표한 남해안권 종합발전계획에서 거제가 통영 남해에 비해 ‘참담한 성적’을 낸 원인도 관광과 해양을 하나로 묶어 대응해야함에도 ‘해양’ 따로 ‘관광’ 따로 대응한 측면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통영의 남해안권 발전계획이 거의 다 해양을 끼고 이루어지는 사업임을 보면 더 명확해진다.(아래 표 참조) 

▲ 남해안권 종합발전계획에 포함된 통영시 개발 프로젝트(31개)
▲ 남해안권 종합발전계획에 포함된 거제시 관련 프로젝트. 31개의 통영개발계획은 사업이 매우 다양함에 비해 거제시는 고작 8개에 불과하며 내용도 빈약하다.
권민호 거제시장 취임 후 '해양항만과는 할 일이 없고, 관광과는 업무가 과중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려나오고 있다. 섬 지역 특성상 해양과 관광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업무가 추진될 때 관광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이다.

기획조정실의 거제성장동력 ‘컨트롤타워’에는 조선산업ㆍ차세대산업ㆍ관광ㆍ해양이 조직적으로 융화돼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기획과 조정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서기관급 '실장'이 누가될 지에 따라 조직개편의 성공이 달려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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