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설관리공단 원 모 이사장이 김영삼대통령 기록전시관에 근무하는 직원을 지난해 12월 17일 폭행했다”며, 원 모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한 거제시설관리공단 노동조합(위원장 박형국)은 더 이상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는 그만둬야 할 것이다.

노조는 “원 모 이사장의 직원 폭행 장면이 CC-TV에 녹화돼 있다”고 큰 소리치며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왠일인지 공개장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것이 아니라 한 두명 기자 불러 밀실에서...

한해 100억원을 쓰며 수천억원의 시민재산을 관리하는 거제시설관리공단의 주인은 거제시민이다. 원 모 이사장의 사퇴 여부는 시민이 판단할 것이다. 시민이 판단할 객관적인 자료는 CC-TV다. CC-TV를 공개해 폭행 여부가 명백하면 시민여론으로 원 모 이사장은 순리대로 물러날 것이다. 그리고 직원을 폭행했으면 사법적 처리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역언론에서 CC-TV를 공개하라고 정보 공개 청구를 하자 ‘공개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숨기기에 급급했다.

원 모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인 CC-TV는 가슴에 숨겨놓고, 엉뚱한 방향에서 벌이는 노동조합의 일련의 행위는 앞뒤가 맞지 않고 다른 꿍꿍이속이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일련의 행위가 시민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삭발이 뭐 그리 큰 일인지 삭발을 할려고 하다가 중단했다는 것에서부터 10일까지가 원 모 이사장 사퇴 촉구시한이다고 해놓고, 또 7일 쟁위찬반 투표를 하는 것은 무슨 의도인 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 거제시설관리공단 노동조합은 7일 저녁 원 모 이사장 직원 폭행 의혹과 관련해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가졌으나, 찬성이 제적인원 과반에 미달돼 쟁위행위가 부결됐다.
일부 지역 언론에만 이런 이야기를 흘렸으니, 그러한 이야기와 행위는 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언론을 비롯해 도내 일간지 방송 등에 이미 보도됐기 때문에 이제 되돌리기 어렵게 됐다.

7일 쟁위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106명 중 67명이 투표에 참여해 쟁위 찬성 46표, 반대 21표가 나왔다. 쟁위찬성표가 106명의 제적인원 과반인 53표에 7표 미달해 쟁위행위가 부결됐다.

박형국 위원장은 “이후 일정은 집행부에서 다시 논의를 거쳐 진행할 것”이라고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10일까지 사퇴 촉구시한을 정해놓고 7일 쟁위행위 찬반 투표를 한 것은 ‘노조원들이 원 모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대외적 명분을 쌓기 위한 얄팍한 술수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혀있는 좁은 거제에서 공단 이사장이 전화 몇 통화만 돌리면 노조원들의 쟁위행위 투표 참여를 저지시킬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문제다.(공단 이사장이 실제 그렇게 했는지는 알 수 없음.)

쟁위찬반투표가 제적인원 과반에 미달해 ‘쟁위 행위’가 부결된 것은 시설공단 노조원들이 ‘원 모 이사장의 사퇴’보다는 ‘현 노조 집행부의 투쟁 방식에 대한 불신임’ 표를 던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투쟁 방식이 시설관리공단의 전형적인 투쟁방식인지는 모르지만, 2008년 원 모 이사장이 재선에 도전했을 때도 처음에는 노동조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재선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꼬리를 내리고 흐지부지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노동조합이 우왕좌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간단하다. 시민에게 물어보면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CC-TV를 공개해 시민에게 해답을 구하는 것이 바른 방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설공단노조는 “현 이사장의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고, 퇴임 후의 이사장 인격적 입장을 생각해서 이번 일은 유야무야 넘어가기로 했다”는 사죄의 글을 남기고, 현 노조 집행부는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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