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개통 후 200회 왕래, 터미널 "좁다"…市, 연사들녘 결정해놓고 '하세월'

거제~부산을 비롯해 시외버스 노선이 대폭 증편되면서 고현동의 고속ㆍ시외버스 터미널이 좁아 확장 이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거제시는 고속ㆍ시외버스의 여객터미널 위치를 2009년 9월에 연초면 연사들녘으로 결정해놓고도 행정적인 절차는 진척된 것이 없어 ‘늑장행정’으로 시민의 원성이 쏟아질 전망이다.

고현~부산을 왕래하는 노선 51회를 비롯해 고현을 중심으로 부산, 통영, 서울을 왕래하는 고속ㆍ시외버스노선이 약 200회에 이르면서 터미널이 좁은 실정이다.

현재의 고현동 시내ㆍ시외버스터미널은(고속버스 포함)은 94년에 개장됐으며, 전체면적은 10,000㎡이다. 이중 시내버스 대기면적, 건물 면적을 빼면 고속ㆍ시외버스터미널이 쓰고 있는 공간은 2,000㎡ 정도에 불과하다.

▲ 거가대교 개통 후 시외버스노선이 대폭 증회되면서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왕래하는 차량이 200회에 달해 여객터미널(붉은선 안)이 좁아 이전이 시급하다.
인근 통영시는 인구는 14만명에 불과하지만 광도면 죽림에 들어서 있는 고속ㆍ시외버스터미널 전체면적은 8,780㎡에 이른다. 건물면적 1,700㎡를 제외하더라도 순수 차고지 면적은 7,000㎡로 거제시보다 3배 이상의 차고지를 갖추고 있다.
▲ 인근 통영시는 인구는 14만명에 불과하지만, 시외버스터미널 면적이 9천㎡에 이른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여객선과 카페리 취항이 정지되면서 유일한 왕래노선인 시외버스로 승객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거제~부산이 1시간 생활권으로 접어들면 시민의 왕래도 많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와 거가대교의 비싼 통행료도 시외버스 승객 증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제시교통행정과 담당공무원은 “거제~부산 노선이 대폭 증편됐고, 양산 울산 창원 김해 등지의 노선 신설 요구도 있으나 터미널이 좁아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경원여객 이준형 팀장은 24일 통화에서 “터미널이 좁아서 이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 여객터미널 옮기는데 최소 5년 정도 소요…일부 시의원 "연초면 연사들녘 여객 터미널 적지 아니다"

거제시는 고속ㆍ시외버스용인 여객터미널을 옮길 계획을 세우고 입지 타당성 용역을 통해 연초면 연사들녘으로 결정해놓고도 차일피일 시간을 끌고 있다.

거제시는 연초면 연사들녘에 여객터미널 10,000㎡를 포함해 경관녹지 등 20,000㎡의 여객터미널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도시기본계획 변경 및 도시관리계획 결정 고시 절차를 비롯해 땅 매입, 운영자 모집, 건물 공사를 거쳐 새로운 터미널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기본계획 변경하기 위해서는 ‘도시기본계획 변경 조사 용역’을 먼저 해야한다. 거제시는 올해 4억원의 예산을 확보해놓고 있지만 아직 용역 발주를 하지 않았다. 거제시 도시과 담당공무원은 “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하기 위해서도 1~2년이 소요된다”며 “터미널이 완공되기까지는 5년 정도 걸릴 것이다”고 했다.

거제시가 터미널 이전과 관련해 행정적인 절차를 밟지 않자, 일부 시의원은 터미널 적지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추후에 거제시가 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하거나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할 때 또 한번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 터미널 전경
거제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일부 시의원과 구 신현읍에 지역구를 둔 시의원은 상문동 지역을 고집하고 있다.

이들은 “국도대체 우회도로의 부분 개통을 통해 상동 지역에서 장승포 지역의 접근이 획기적으로 개선됐고, 추후에 명진터널이 뚫리면 상문동지역이 사통팔달 통하는 교통요충지가 될 수 있다”며 “여객터미널도 상문동이 적지다”고 했다.

한편 거제~부산을 왕래하는 시외버스 노선이 대폭 증회되면서 능포 옥포 등 시외버스 정류장에 민원이 제기되고 있고, 거제로 오는 부산 사하구 신평역 정차장에 버스대기시설도 없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남도는 당초 시외버스 노선을 새롭게 결정하면서 부산시와 충분한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노선과 정차역을 발표해 이같은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시민 김 모(50)씨는 “사하구 신평 지하철역 맞은편에 있는 거제방향 시외버스 정류장은 바람막이도 하나 없고, 비가 오면 피할 곳도 없다”며 “부산시와 경상남도의 감정싸움으로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옥충표 거제시 교통행정과 과장은 “신평역에서 시외버스를 타는 승객은 부산시민도 많은 만큼 사하구청에 협조 공문을 보내 승객대기실 등을 만드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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