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덕, 기관지 확장증으로 폐활량 일반인의 70% '장애극복'

장애를 극복한 직장인 마라토너로 이름난 대우조선해양 심재덕 씨가 지난 30일 사천노을마라톤에서 '서브스리'(42.195㎞ 3시간 이내 주파) 100회 완주를 달성한 대한민국 1호가 되어 화제다.

▲ 지난달 30일 사천노을마라톤에서 대한민국 최초 서브스리 100회 기록 달성한 심재덕 씨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의 풀코스 39회 완주 기록을 비교해도, 대한민국 최초 서브스리 100회를 달성한 심씨의 진기록은 단연 돋보인다.

심재덕(대우조선해양 생산지원팀, 40)씨는 1993년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미국 MMT 160km 산악마라톤 대회에서 최고기록 우승, 일본 노베야마 산악마라톤 대회 우승, 코리아 울트라마라톤 챔피언십 최고기록 우승 등 굵직굵직한 우승 경력으로 전문 마라토너도 쉽지 않은 기록들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울트라 마라톤맨’이라 불리는 심씨는 기관지 확장증으로 폐활량이 일반인의 70%에 불과한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달리면 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에 무작정 달리기를 시작한 지 올해로 16년 째. 살기 위해 시작한 달리기는 그의 삶의 긍정의 힘을 주었고, 신체적인 한계마저도 극복할 수 있었다.

▲기록에 연연하기보다, 희망과 용기가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달리겠다는 심재덕 씨
마라토너는 타고난다는 세간의 생각도, 불가능한 일이라는 의사의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홀홀 단신 자신과의 도전을 시작했다. 이제는 꾸준한 연습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체득한 훈련법과 노하우를 마라톤 동호인과 꿈나무들에게 전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조선소 일만으로도 바쁜 그가 마라톤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유는 달리면서 인생을 배우고 역경을 이겨낼 희망과 용기를 찾았기 때문이다. 또 변변한 후원자 없이 훈련하던 때를 생각하며, 각종 대회서 받은 상금으로 가난한 마라톤 꿈나무를 후원하고 있다.

그는 “42.195km의 마라톤 코스를 이제 나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위해 뛰었으면 한다”며,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저와 비슷한 꿈을 갖고 있는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계속 달리겠다”고 말한다.

숨 막히고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자신보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며 용기를 얻는다는 그의 아름다운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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