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지역신문에서는 내년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뜻을 두고 있는 예비 주자들에게 거제시가 차세대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으며, 만약 사곡만에 차세대산업단지를 조성하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물었다.

답을 한 국회의원 예비주자는 김한주 김한표 김현철 박종식 윤영 이상현 진성진 7명이다.

이 지역신문은 국회의원 예비주자들의 의견을 모은 결과 “차세대 산업단지 사곡만 매립 명분과 타당성이 약하고 효과도 의문시된다”며 “대다수 국회의원 예비주자들은 사곡만 매립에 부정적이다”고 했다.

지역신문에서 국회의원 예비 주자들에게 자질과 능력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예비주자들도 거제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지역 현안에 대해 자기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예비주자들은 명색이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사람으로 말 한마디는 활자화돼 발언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예비주자들의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검증 과정에서 예비주자들이 한 발언은 다소 신중치 못한 측면이 있다.

국회의원은 무소 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거제시민의 뜻이야 어떻든 내 마음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저변에 깔려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차세대 산업단지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자. 거제는 지역 경제가 조선산업에 편중돼 있어 시민들은 늘 불안해하고 있다. 조선산업이 영원히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은 많지 않다. 그리고 조선산업이 중국에 1등 자리를 내주고 위기를 맞고 있는 뉴스가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차세대산업단지 조성이 자연스럽게 대두됐고, 권민호 시장의 핵심 공약이 됐다.

차세대산업단지 조성은 현 세대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거제에서 살 미래세대를 위한 지금 세대의 역사적 책무이다.

거제시는 당초 사곡만 일원에 495만㎡(약 150만평) 규모로 1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공영개발방식의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의 행정적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해 추경예산 편성 때 4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이중 3억1,000만원의 낙찰가로 서울에 있는 동호엔지니어링과 지역 업체가 컨소시엄으로 올해말까지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거제 전역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15명의 거제시의회 시의원들도 장래에 거제를 먹여 살릴 차세대산업단지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에 '거제 전역을 대상으로 신중히 검토해라'며 용역 예산을 승인해주었을 것이다.

지역의 상공인 또한 하나 같이 조선산업에 편중된 지역 경제에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거제시에서 추진하는 차세대산업단지가 결국은 조선기자재 공장을 입지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규모 공단을 조성하면, 조선기자재 관련 업체도 당연히 입주를 할 것이다.

경상남도가 자료로 내놓은 ‘경남 미래 먹거리 핵심 전략 대상 산업군’에도 조선산업이 당연히 포함돼 있다.

선박용 연료 전지 산업, 조선IT 융합산업, 그린선박산업, 친환경조선 해양 기자재 산업, 해양레저산업, 해양로봇산업 등이 조선산업과 직접 관련된 차세대 산업이다. 이밖에도 풍력산업, 해상풍력산업, 해조류 바이오 연료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은 수십가지에 달한다.

권민호 시장은 “지난해 시장 선거를 하는 과정에서 차세대 산업의 미래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시민과 지역 상공인들 바람을 공약으로 내놓았다”며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으로부터 예산을 승인받았고, 조직개편을 통해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려는 마당에 찬물을 끼얹는 국회의원 예비주자들의 발언은 생각밖이다”고 다소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는 현직 권민호 거제시장에게 도전하는 거제시장 선거가 아니다. 거제시장의 공약을 놓고 왈가왈부할 수준밖에 되지 못하는 것이 내년 국회의원 예비주자들의 모습이냐고 자조섞인 모습으로 바라보는 시민들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예비주자들의 자질 검증 항목은 좀 더 생각하면 부지기수로 많이 있을 것이다. 지금 거제시의 큰 이슈인 '정치인의 청렴과 부패문제' 등등...

"차세대 산업단지 문제는 거제시장의 공약이며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들도 동의를 해 지금 막 용역이 시작된 단계이기 때문에 국회의원 선거의 자질 검증 주제로는 적당치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국회의원 예비주자들의 모습을 시민이 접할 수 있었다면 시민들은 그 예비주자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생각이 깊은 예비주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예비주자, 시민의 뜻에 귀기울이는 예비주자 등등....'

(주)거상 관계자는 “예비 주자들이 단순히 매립에 부정적이다는 의견은 개인 차원에서도 얼마든지 개진할 수 있을 것이다”며 “거제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사람은 좀 더 신중하게 발언을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자불립 과자불행(企者不立 跨者不行), '발 뒤꿈치를 들어 서 있으면 제대로 서 있을 수 없고, 가랑이를 벌려 한 걸음을 내딛으면 제대로 걸을 수 없다'는 뜻이다. 발 끝으로 서 있으면 잠시 동안은 남보다 키가 커 보일 수 있고, 가랑이를 벌리고 한 걸음 내딛으면 다른 사람보다 잠시는 앞선 듯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키 높이, 걸음걸이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박태환을 세계적 수영선수로 키워낸 노민상 전 수영국가대표 감독은 '물과 인생은 어떻게 닮았나'는 물음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떨어진다. 그러나 낮출수록 더 깊고 넓어진다. 폭포물이 연못으로, 호수로, 강으로, 바다로 흘려가면서 더 깊어지고 넓어지지 않던가. 자신을 낮추어 흘려가면 더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바다가 모든 물의 으뜸이 될 수 있는 것은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모든 물을 다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낮추면 시민의 뜻이 자신에게 쏠리고 국회의원 금배지도 내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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