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장 승진자, 옥순룡 국장, 김종천·권정호·이정열 과장 등 관심인물 '희비교차'

권민호 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 후 두 번째 승진 전보 인사를 17일 단행했다. 지난해 취임 후 첫 번째 인사는 기존의 조직에다 몇몇 공무원을 바꾸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승진전보 인사는 두 명의 서기관 승진 인사와 조직개편 후 전보 인사와 맞물려 관심이 높았다. 권민호 시장은 승진 전보 인사 발표가 있은 17일 공교롭게도 서울 출장을 이유로 하루 종일 자리를 비웠다.

16일 모든 인사를 결정해놓고 서울 출장길에 올랐으며, 17일 오후 승진자에 대한 인사위원회 결과를 서울에서 팩스로 결재한 후 오후 늦게 10명의 승진자와 167명의 전보 인사 명단을 공개했다.

▲ 며칠 전 눈으로 눈 속에 쌓인 거제시청 모습. 평온하기만 하다.
이번 인사에서 권민호 시장의 인사스타일이 눈에 띈다. 권 시장은 "나이와 근무연수를 고려해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 중 평가를 못 받은 공무원을 승진시켜 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처럼 이번에도 인사 원칙을 지키기 위한 흔적이 보인다.

서기관 승진 대상자 중 최종적으로 3명으로 압축된 조용국 기획예산담당관, 김종철 행정과장, 김장수 세무과장 중에서 조용국 담당관과 김종철 과장을 서기관으로 승진시켰다. 조용국 기획예산담당관은 54년생, 김종철 행정과장은 55년생이다. 이에 반해 김장수 과장은 56년생이다.

과장 근무연수는 김장수 과장(2000년 사무관)이 가장 오래됐으며 그 다음 조용국 담당관(2002년 사무관)이며, 김종철 과장(2004년 사무관)이다. 서기관 승진에는 근무연수보다는 나이를 우선 고려한 듯하다. 하지만, 김종철 행정과장의 승진에는 권민호 시장과의 '죽마고우' 관계가 다소 작용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측근인사'로 시민에게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관 승진에는 행정직에는 손삼석 시정담당, 시설직에는 윤종명 건축행정담당을 승진시켜 행적직과 시설직을 안분했다. 사무관 승진에는 '나이와 근무연수'를 고려한 무난한 인사라는 평이다.

이밖에도 이번 인사에서 몇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기술직인 옥순룡 조선산업관광국장의 의회사무국장 전보 발령, 김종천 남부면장의 전략사업담당관 발탁 인사, 권정호 하수처리과장의 신설 도로과장 발탁, 이정열 건축과장의 아주동장 발령 등이다.

옥순룡 국장의 의회 사무국장 전보발령은 시의회와 사전 교감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의회 사무국장에는 행정직만 맡는 단일 직렬이었다. 하지만 권민호 시장은 규칙 개정 입법예고를 통해 의회 사무국장에 기술직도 근무가 가능토록 길을 열었다. 황종명 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시의회 의장단과의 사전 양해가 전제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과정에서 시의원 중 일부 의원이 '의회 사무국장에 왜 기술직이냐'고 문제를 삼은 의원도 있었지만, 규칙 개정은 시의회 권한 밖으로 대세를 거스르지는 못했다.

권민호 시장의 핵심 공약인 '해양관광개발공사 설립'과 '차세대산업단지 조성'을 비롯해 김한겸 전임시장이 기본계획을 완성시켜 놓은 '고현항 재개발' 업무 등을 담당하는 전략사업담당관에 누가 선택될지가 시청 내 큰 관심사였다. 전략사업담당관은 2월 초에 있은 거제시 조직개편의 '화룡점정'이나 마찬가지였다. 해양관광공사 설립과 차세대 산업단지 조성은 권민호 시장의 장래 정치적 행보와 직결돼 있는 사안으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고현항 재개발도 기본계획 단계를 넘어 사업계획 단계, 실시계획 단계로 진척시켜야 한다. 고현항 재개발은 거제시 도시과에서 담당하다가 그 당시 김종천 해양항만과장에게 결국 넘어가 그나마 공유수면매립이 반영됐다. 김 과장의 '인맥과 능력'으로 풀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권민호 시장은 취임 후 첫 인사에서 김종천 과장을 남부면장으로 유배보내다시피 내쳤지만, 8개월만에 다시 불러들여 중책을 맡기게 됐다. 이번 인사 발표에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차세대 산업단지 조성은 고현항 재개발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권민호 시장이 추진하는 '차세대산업단지'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관건은 김종천 전략사업담당관이 짊어지게 됐다. 한편 권 시장은 '누가 뭐래 해도 차세대산업단지는 추진한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정열 전 건축과장은 지난해 말 상동동 스카이콥 임대아파트를 분양아파트로 전결처리해 직위해제됐지만, 이번 인사에서 복직했다. 스카이콥 사건으로 전 시의원이 구속되기도 했지만, 이 과장은 통영지검에 17일 오후에 출두해 1차 조사를 받았지만 별다른 혐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과장은 복직하면서 건축과장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아주동장으로 발령났다. 건축과장은 이번에 진급한 윤종명 건축과장 직무대리가 맡게 됐다.

권정호 하수처리과장의 신설 도로과장 발탁도 고개를 갸우뚱하게하지만, 한정된 인원에서 서로 순환하면서 근무해야 하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권민호 시장은 취임 후 8개월 만에 조직 개편과 인사 이동을 통해 '친정체제'와 '일하는 조직'을 구축했다. 이제 명실상부한 '거제호' 선장이 됐다. 6급 세무직 승진 인사에 대해 시청 내 잡음도 들리고 있다. 인사 후에는 항상 희비가 교차하는 것은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이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시장의 몫이다. 각종 현안 해결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공무원 조직을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거제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