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시간, 좁은 터미널, 정류장 시설 등 대중교통 서비스 전근대적 수준

거가대교 개통과 함께 여객선 카훼리 등 해상 대중교통이 사라지고 육상 대중교통시대를 열었으나 아직까지 시민 서비스 수준은 요원한 실정이다.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일요일 고현동 시외버스터미널은 북새통을 이룬다. 부산행 시외버스를 대기하는 행렬이 10~20m 서 있기는 예사이고, 일요일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 50m 넘게 줄을 서 있다. 행렬이 길어지면 중간중간 시외버스 회사에서 임시차량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몰려드는 승객으로 다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 부산행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시민
이평락 경원여객 고현소장은 “최대한 예비차를 투입하고 있으나 차량 부족 정차장 등의 문제로 승객을 제때에 수송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고현․장승포~부산 노선이 80회 정도 운행하고 있지만 부산을 왕래하는 승객이 폭증했다. 이평락 소장은 “평일에는 고현에서 하루 2천평 정도, 주말이나 피크타임 때는 하루 2,500~3,000명 정도를 수송하고 있다”고 했다.

거제~부산을 왕래하는 대중교통 이용객이 느끼는 불편은 운행차량 부족, 터미널 협소, 중간 승하차 시설 미비 등 한두가지가 아니다.

운행횟수를 늘리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거제시 교통행정과 담당공무원은 “통영~부산을 왕래하는 시외버스를 거제에 중간 정차토록 대책을 검토하고 있으나 터미널 협소, 시내버스 업계와 택시 회사 반발에 부딪쳐 쉽지 않다”고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협소한 터미널이다. 기존의 시외버스 터미널은 2,000㎡ 남짓한 크기로 서울 부산 통영 등 고속시외버스가 수시로 드나들고 있지만 버스가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거제시는 연초면 연사들녘에 터미널을 이전하기 위해 전임 김한겸 시장시절 입지를 결정해놓았다. 외부 업체에 입지 조사용역을 부지만 결정해놓고 그 이후에 진행된 것은 하나도 없다. 도시기본계획 변경,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거쳐 입지 및 시설을 갖추어야 하나 도시기본계획 변경 용역도 발주되지 않고 있다.

거제시 도시과 담당공무원은 “각 실과에 공문을 보내 도시기본계획 변경 수요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3월 말까지 파악을 끝내고 시장 공약 사항을 합쳐 도시기본계획 변경 용역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빨라야 올해 상반기 중에 용역이 발주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은 4억원을 확보해 놓았다. 새로운 터미널을 건설하기까지는 5년 전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터미널 시설과 승객 승하차 중간 정류장 시설 또한 엉망이다. 최근 일부 시설을 보완하기는 했지만 고현터미널의 시설은 많이 낙후돼 있다. 도시의 관문인 터미널은 우중충하며 택시 승강장에는 무단 주차한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점령하고 있다.

▲ 고현시외버스터미널 택시 승강장에 무단주차해놓은 오토바이 자전거
옥수동 장승포 시외버스터미널은 정류장으로 인허가 받아 시설이 열악하기는 더하다. 1974년에 문을 연 옥수동 터미널은 경원여객 등 6개 버스회사에서 매달 430만원의 임대료를 주고 있다. 최근 장승포 여객선 터미널로 장승포시외버스 터미널을 옮기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나 이 또한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 교통행정과 담당공무원은 “장승포 여객선 터미널에 장승포 시외버스터미널을 옮기는 문제를 검토해봤지만, 기존의 옥수동 주민들이 상권 쇠락을 이유로 옮기는 것을 극렬 반대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시민 K 모(55)씨는 “장승포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외버스터미널을 장승포 여객선 터미널로 옮겨 앞으로 운행할 부산~대마도간 여객선과 연계시키면 관광객의 편의 증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금 더 큰 시각에서 지역 발전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옥포와 부산신평역 중간 정류장은 승객을 위한 매표소, 대기소, 화장실 등의 기본적인 시설도 갖춰지지 않았다. 거제시 교통행정과 담당공무원은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신평역에 대기실 등의 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 부산 동부터미널에서 출발한 차량이 중간 경유하는 부산 동래 시외버스정류소에는 매표소, 매점, 화장실 등 시설이 갖춰져 있어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주말이면 시외버스로 부산을 왕래하는 시민 L 모(29)씨는 시외버스 이용 불편 사항을 “줄을 너무 많이 서야 한다”며 “부산에는 일요일에 줄을 서면 예비차량이 금방 투입되지만 고현에는 줄을 서 있어도 예비차량이 없는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시민 S 모(44)씨는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가 선진 도시로 인정받고 있는데 거제시의 대중교통 수준은 아직까지 7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여름철 관광시즌이 돌아오면 불편은 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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